온라인 여행사 시장, 구글 참전으로 지형 바뀌었다
위드코로나 기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 온라인 여행사(OTA)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OTA(Online Travel Agency)는 온라인 여행사로, 온라인에서 숙박업소를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부킹닷컴, 에어비앤비가 있으며 국내 사업자로 야놀자, 여기어때, 온다 등이 경쟁을 하고 있다. 여기에 구글까지 합세하면서 글로벌 OTA 시장에 지각변동이 생기고 있다.
최준호 온다 이사는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최근 개최한 ‘이커머스 트렌드 온라인 컨퍼런스 2022’에서 국내외 OTA 시장 현황을 소개했다.
위드코로나 기조로 인해 OTA 산업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온다에 따르면, 전세계 OTA 시장 규모는 2020년 432억달러에서 2025년 834억달러로 두 배 가량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OTA 시장은 4개 기업이 상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기준으로 부킹닷컴(36%), 익스피디아(28%), 에어비앤비(18%), 씨트립(15%) 순으로 시장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들 네 사업자가 지금의 영향력을 행세할 수 있었던 것은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운 덕분이다.
익스피디아 그룹은 유명 숙박 예약 사이트인 호텔스닷컴, 트리바고 등을 운영 중이다. 프라이스라인은 아고다와 부킹닷컴을 인수했다. 2019년 트립닷컴으로 사명을 바꾼 씨트립닷컴은 홍콩 윙온트래블, 중국 온라인 여행사 취날을 합병했다.
한국 시장도 경쟁이 치열하다. 인터파크가 1999년부터 온라인 여행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05년 야놀자가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후발주자로 여기어때, 네이버 등이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 OTA 시장의 첫 번째 지각변동을 불러일으킨 것은 지난 2008년 에어비앤비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에어비앤비는 숙박업소가 아닌 곳도 시장에 끌어들이면서 숙박업소 수를 대폭 늘렸다.
최준호 이사는 “에어비앤비는 우리나라에서 호텔, 모텔 등 숙박업소를 포함해 허가받지 않은 곳까지 끌어들였다”며 “MZ세대와 스마트폰의 등장이 맞물리면서 에어비앤비가 4대 OTA 사업자로 굳혀졌다”고 설명했다.
결국 2000년대 초중반부터 고객의 의존도가 커지면서 OTA 서비스의 수수료는 점차 올라가기 시작했다. 최준호 이사는 “그러면서 숙박업소와 고객이 공정한 거래를 요구하게 되고, 또 다른 출구를 찾게 됐다”며 “이 시기 시장에 참전한 것이 구글”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시장에 참여한 지 얼마 안되어 OTA를 흡수했다. 최 이사에 다르면, 구글 전체 광고 매출의 10~15% 가량이 OTA로부터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이사는 “구글의 매출을 잘 들여다보면 광고비가 OTA를 한 번 거쳐서 들어온다”며 “따라서 구글 입장에선 숙박업소에게 직접 광고비를 받으면 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OTA와 달리 수수료를 안받고 광고비만 받는 형태로 과금체계를 바꾼다”고 설명했다.
구글이 OTA 시장을 장악하게 된 이유다. 고착화된 시장의 광고비용 구조에 변화를 줬기 때문이다. 기존 OTA 업체들은 광고비와 수수료를 모두 받는 반면, 구글은 광고비만 받는다. 구글에서 검색 시 상단에 검색결과가 뜨는 것은 해당 업체가 광고비를 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숙박업소 입장에선 광고비와 수수료를 모두 내는 OTA보다 광고비만 내는 구글을 선택하게 됐다는 것이 최 이사의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호텔이 익스피디아 등 OTA 업체 대신 구글을 선택하면서, OTA들도 잇따라 구글에 유입됐다. 최 이사는 “구글이라는 지붕에서 OTA와 글로벌 호텔이 동시에 경쟁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며 “많은 OTA가 구글에서 노출되기 위해 광고비용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오는 2025년까지 OTA 시장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구글이라는 플레이어가 들어오게 됐다”며 “(구글이) 당분간 웃을 수 있지만 10년 뒤에 어떻게 되어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하며 발표를 마무리지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