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HPC⋅아이폰 힘입어 순익 80% 증가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TSMC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고성능 컴퓨팅(HPC), 스마트폰 판매에 힘입어 호실적을 보였다.

13일 TSMC는 2022년 3분기 실적으로 매출 6131억4000만 대만달러(약 27조5484억원), 순이익 2809억 대만달러(약 12조6000억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7.9%, 순이익은 79.7%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인 2656억4000만 대만달러(약 11조9000억원)도 상회한 수치다. 매출 총이익률과 영업 이익률은 각각 60.4%, 50.6%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TSMC 실적은 7나노 이하 선단(Advanced)공정이 이끌었다. TSMC에 따르면, 이번 분기 전체 수익에서 5나노 공정은 28%, 7나노 공정은 26%의 비중을 차지했다. 품목별로는 스마트폰 부문이 41%, HPC 부문이 39% 가량 차지했다. 각각 전분기 대비 25%, 4% 상승한 것이다.

스마트폰 부문 실적이 크게 증가한 데에는 애플 아이폰14 시리즈 출시가 영향을 미쳤다. 애플은 TSMC의 큰손으로, 전체 수익의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지난 9월8일 키노트를 통해 신제품 아이폰 14 시리즈를 공개한 바 있다. 해당 시리즈는 아이폰14 프로 모델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프로 제품은 공급부족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아이폰 판매 호조는 TSMC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TSMC는 4분기에 사업이 정체된다고 예상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로 스마트폰과 PC 구매량이 줄어들고 있으며, 그에 따른 칩 수요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웬델 황(Wendell Huang)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4분기에는 컨슈머 시장 약세로 7나노 중심으로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5나노 반도체는 HPC 부문에 힘입어 수요가 견조한데, 재고 조정이 균형을 이루면서 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은 “주요 팹리스 고객사의 가이던스가 급격히 하향 조정되고 있고,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가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TSMC도 가이던스를 다소 보수적으로 변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컨슈머 수요 하락세에 맞춰 TSMC는 자본 설비 투자 비용을 10% 줄일 예정이다. 스마트폰과 전기차 등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웨이저쟈 CEO는 “재고 수준을 공개할 수는 없으나, 내년 상반기에 최대치로 증가할 것”이라며 “따라서 설비 투자를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신 선단 공정을 비롯한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는 지속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TSMC는 나노 공정 진행 현황에 대해 언급했다. 웨이저쟈(C,C Wei) TSMC 최고경영자(CEO)는 “N3(3나노 공정)과 N3E(전력 효율을 높인 3나노) 공정 모두 예정대로(On-Track) 진행되고 있다”면서 “2나노 공정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나, 구체적인 사항은 3나노 공개 이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를 각각 1년 간 유예하기로 한 데 이어, TSMC도 유예해줬다”고 보도했다. TSMC는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응답하지는 않았다.

한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그간 미국이 중국을 제재하긴 했으나, 주요 기업에 한해서는 어느 정도 규제를 완화해주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이번 장비 수출 제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TSMC를 비롯한 기업에 대한 수출 통제를 유예해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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