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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오픈소스 DB ‘큐브리드’…공공 넘어 글로벌 시장도 겨냥

토종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기업인 큐브리드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공공과 국방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꾸준히 사업을 영위해왔다.

회사명이자 제공하는 솔루션 이름이기도 한 큐브리드는, 상자를 뜻하는 큐브(Cube)와 다리를 뜻하는 브릿지(Bridge)에서 따왔다. 정병주 큐브리드 대표는 “데이터를 담고 이를 연결한다는 의미를 담아 지은 이름”이라며 “큐브리드는 공공 클라우드 DBMS 시장에 적합한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큐브리드는 2008년 자사의 DBMS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정형 데이터에 적합한 SQL 언어를 기반으로 해 온라인거래처리(OLTP)에 적합한 관계형데이터베이스(RDB)군에 속한다.

큐브리드는 태동기부터 공공시장을 염두에 뒀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명단이나 연락처, 업무 관련 기록 등 OLTP에 적합한 정형 데이터가 더 많이 쓰이는 분야다. 또한 국제 표준 ‘ANSI SQL’을 사용해 고객 입장에서는 도입과 동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도 큐브리드의 약진을 이끌었다.

정병주 대표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국방통합데이터센터, 온-나라 및 기록물관리시스템 등이 큐브리드를 사용한다”며 “클라우드 인프라 확산에 따라 다양한 레퍼런스를 쌓았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오픈 라이선스 형태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도 큐브리드의 특징이다. 오픈소스를  활용하더라도 자신만의 코드로 추가 기능을 붙인 별도 상용 라이선스 버전을 내는 벤더가 적지 않다. 더 많은 수익 창출을 위한 ‘듀얼 라이선스’ 전략이다.

하지만 큐브리드는 이러한 전략을 쓰지 않고 완전한 오픈 버전으로 소스를 전부 공개한다. 개발자들이 활발히 사용하도록 하고 여기서 나온 피드백 성능 개선에 활용한다. 관련 코드를 깃허브에 모두 공개하고, 별도의 웹사이트를 통해 버그 사항에 대한 안내도 받을 수 있다. 개발자 가이드 페이지를 통해서는 개발자들이 실제 큐브리드를 통해 진행한 프로젝트 가이드를 지원하기도 한다.

라이선스 비용이 들지 않아 저변이 넓어지고, 개발자 생태계와 가깝다 보니 현장 밀착성이 높은 DBMS를 제공할 수 있었다. 현재까지 35만건 이상의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서비스 계약 고객 기준으로는 1000개 이상의 시스템에서 큐브리드가 쓰인다.

큐브리드는 지난 7월 ‘11.2’ 버전을 출시했다. 정 대표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요구하는 대용량 데이터 처리 능력 및 성능, 안정성, 가용성, 관리 편의성을 제공한다”며 “국내 제품이다보니 고객 밀착 지원도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11.2 버전은 변경된 데이터 추적이 가능한 기능을 통해 트랜젝션별로 바뀐 데이터의 원복 질의를 추출할 수 있는 플래시백(Flashback)이 가능해졌다. 오라클 호환성 개선을 위한 유저 스키마(Schema) 개념과 시노님(Synonym)을 지원한다. 유저별로 동일한 테이블명을 만들 수 있고, 타 유저의 테이블명과 뷰명을 다른 이름으로 표현할 수 있어 멀티스키마를 지원하는 오라클과의 호환성이 높아졌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또한 가시성이 좋은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를 통해 스키마와 데이터 이관도 쉽게 할 수 있다.

지난 2020년 큐브리드는 오픈소스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미국에 재단을 만들었다. 국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 기업이 미국에 설립한 최초의 재단이다. 큐브리드 재단에는 루마니아와 캄보디아 개발자 등이 기여자로 참여한다.

정 대표는 “재단을 기반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의 인지도도 높여나갈 것”이라며 “추후에는 글로벌 개발자 생태계를 바탕으로 해외 비즈니스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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