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글코드, ‘돈 되는 퍼블리싱’ 합니다

왼쪽부터 베이글코드 윤일환, 김준영 대표 (사진=회사 제공)

“매출을 0에서 100억으로 만드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예술의 영역이라고 봅니다. 100억에서 1000억은 다른 세계인데요. 과학의 영역이죠. 베이글코드는 100억을 만든 회사들을 대상으로 같이 성과를 들여다보면서 ‘비즈니스를 스케일업해보자’, ‘데이터 드리븐(기반) 퍼포먼스 마케팅을 해보자’는 비전을 가지고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베이글코드(BagelCode)의 김준영, 윤일환 공동 대표를 만났습니다. 김준영 대표가 인터뷰를 통해 신성장동력인 ‘데이터 드리븐 모바일 퍼블리싱’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네요.

회사는 선릉역 4번 출구 바로 앞에 있습니다. 인재 확보를 위한 전략적 위치 선정이라고 합니다. 베이글코드는 국내보다 국외에서 더 유명합니다. ‘클럽베가스’와 ‘잭팟조이’ 등 소셜카지노로 이름을 알렸네요. 2012년 12월 설립해 현재 글로벌 4곳(서울, 런던, 텔아비브, 드니프로)의 오피스를 갖춘 가운데 210명이 넘는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작년 매출 810억원을 달성했네요.

이처럼 베이글코드는 세계 시장에서 ‘맨땅에 헤딩’해가면서 쌓은 시장 노하우로 국내외 기업 대상으로 ‘프로그래매틱(Programatic) 퍼블리싱’을 추진합니다. 프로그래매틱은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쓰는 말인데요. 프로그래매틱 퍼블리싱은 기존의 게임 또는 앱 퍼블리싱을 데이터 기반으로 정교하게 시스템화하겠다는 의미입니다.

‘DB 열어달라’ 또다시 맨땅에 헤딩

윤일환 대표는 “게임사업에선 계속 매출이 나오고 흑자다. 데이터 드리븐 퍼블리싱 관련해선 작년부터 팀을 빌딩하고 신사업으로 추진 중”이라며 “130여개 회사를 만나 ‘DB(데이터베이스) 액세스를 열어주면 분석해보겠다’, ‘리포트를 만들고 무료로 컨설팅을 하겠다’해서 10개의 국내외 회사가 DB를 열어줬다”고 현황을 전했습니다.

사실 회사 DB는 영업비밀입니다. DB를 열어준 회사 중엔 매출 5000억원, 1조원 이상 회사도 있고,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비상장기업)도 있다고 하네요. 이들 회사는 베이글코드의 성공 이력을 보고 고심 끝에 DB를 보여줬을 텐데요. 이들도 밸류업(가치상승)이 가능하리라 나름의 결단을 내린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베이글코드의 인재풀도 회사들의 이러한 판단에 영향을 미쳤는데요. 전 세계 4000만 이상 이용자들이 즐기는 소셜카지노 게임을 키운 사내 데이터 엔지니어들을 비롯해 실리콘밸리 빅테크 출신의 인재들을 데려와 데이터&AI 팀을 꾸렸습니다. 해당 팀이 매일 처리하는 데이터는 약 4억6000만건으로 12테라바이트(TB)가 넘는 규모입니다. 내부 개발과 사업, 마케팅 부서에서 이러한 데이터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시각화한 대시보드만 824개라고 하네요.

김준영 대표는 외부 DB와 인재 확보 이유로 “회사의 정성과 비전 제시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닐까”라며 웃었습니다. 그는 “회사 조직문화가 프로그래매틱 퍼블리싱에 습관화돼 있다”며 “잭팟조이(JPJ그룹서 인수)를 운영하면서 게임 이코노미와 CRM(고객관계관리) 전략을 바꿔 광고를 하지 않고도 매출이 빠지지 않았고 그만큼 이익이 생겼다. 한국 게임으로 치면 밸런스를 잡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홈런 한 방보다 안타 여러 번

베이글코드가 DB를 들여본 회사 중엔 글로벌 킥보드(마이크로스쿠터) 대여 플랫폼도 있습니다. 이 회사 DB를 진단해보니 킥보드 1대당 얼마나 비용이 들어가고 또 언제 어떻게 원가회수가 되는지 정교하게 데이터 트래킹(추적)이 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그래서 베이글코드가 새 트래킹 규칙을 만들고 정산모델을 만들어 제안했습니다. 일부 지역에선 비즈니스 철수까지도 고려할 만큼, 중대 결정에 베이글코드의 진단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프로그래매틱 퍼블리싱의 주요 사례로 볼만합니다.

윤일환 대표는 국내외 시장 차이점을 언급했습니다. 국내에선 홈런 한 방 날리는 마케팅이 통할지 모르지만, 국외에선 초대형 지식재산(IP) 기반의 콘텐츠가 아니라면 초반부터 마케팅 물량을 투입하기 힘든 시장이라는 겁니다.

그런 측면에서 베이글코드는 홈런보다는 ‘도루’와 ‘안타’ 제조에 특화된 시장 접근을 유지 중입니다. 현재 준비 중인 3매치 퍼즐 신작 등도 이미 소프트론칭(시범출시) 상태인데요. 유료모델까지 적용해 시장 반응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에서 볼 경우 정식 출시랑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기준 정식 게임 출시는 리텐션(재방문율) 등 지표 기반으로 ‘본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해도 된다 싶었을 때’입니다.

윤 대표는 “글로벌 시장은 미국만 해도 너무 넓고 문화도 다르다. 한국처럼 광고 효과를 내려면 1~2조는 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테스트하면서 프로덕트를 진행하고 궤도에 오르면 광고를 늘려 효율을 내게 된다. 저희도 1000억원 정도 마케팅비를 써보면서 노하우를 쌓았다”고 전했습니다.

인재도 인수합병도 배고파

베이글코드는 올해 말과 내년에 걸쳐 인재 확보와 인수합병에 힘을 싣습니다. 김 대표는 “회사 안에 각 분야 전문가가 있고 서드파티(파트너사)와 네트워크도 잘 구축돼 있다”며 “클럽베가스 아트의 70%는 외부 서드파티들과 같이 했다.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한국 내 아티스트가 ‘멋있다’면서 쓴 게임 내 폰트가 미식축구 번호판에 쓰는 특유의 폰트인 적도 있었다. 현지에서 보면 ‘이 폰트가 왜 나와’ 반응이 나올 수 있다”면서 현지화 강점을 들었습니다.

윤 대표는 인수합병(M&A)과 관련해 “4~5개 국내외 후보군을 두고 인수 검토하고 있다”며 “좋은 회사이나 왜 잘 됐는지 왜 어려움을 겪는지 모르고 스케일업하고 싶은데 데이터를 분석 못하니 두려움이 있는 회사들이 있다. 100억에서 1000억으로 기술적으로 만들 수 있다, 투자할 수 있다고 판단이 되면 인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 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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