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주체가 자신의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자들이 서비스 차별화에 나섰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사업자들이 큰 틀에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은행·카드사·보험·핀테크 등 업권별로 차별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일각에선 마이데이터 생태계가 지금보다 성숙해지려면 데이터 과금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내년부터 기업들의 마이데이터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이용이 유료화되는 가운데, 적절한 과금체계를 구성해 시장의 안정성을 마련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임상표 PwC컨설팅 본부장은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위크 2022’에서 마이데이터 사업 현황과 해결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임상표 PwC컨설팅 본부장

신용정보법 개정에 따라 금융 마이데이터는 올해부터 전면 시행됐다. 작년 8월 기준 총 59개사가 본허가를 획득했으며 그 중 50개 기업이 서비스를 오픈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핀테크, IT기업이 30곳으로 가장 많다. 뒤이어 은행이 10곳, 금융투자기업이 9곳,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9곳이다. 여기에 신청률이 낮았던 보험업, 증권업, 핀테크 기업의 마이데이터 신청이 늘고 있다.

아울러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 이용되는 애플리케이션인터페이스(API)의 전송 건수도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 1월에서 올 7월 사이 8배 이상 급속하게 성장했다. 올 2월 마이데이터 API 정보 전송량은 125억건에서 올 7월 730억건으로 대폭 늘었다. 아직 금융 마이데이터만 활성화되어 이 중 은행, 카드, 금융투자사가 API의 80%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표 본부장은 “마이데이터는 서비스 7개월 만에 누적 가입자가 4400만명에 이르며 기업들의 참여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마이데이터 기업들은 새로운 기회의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금 단계에서 마이데이터의 서비스는 대부분 유사하다. 데이터 결합 분석이 제한적이고 수익모델의 한계 때문이라는 것이 임 본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마이데이터가 시행되기까지 짧은 준비 기간을 거쳐 시행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핀테크, 금융사 등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사용자의 재무현황 진단, 소비지출 분석, 현금흐름 분석으로 큰 틀에서 같다. 다만, 최근 들어 업권별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은행의 경우 고객생활 밀착형 종합자산관리 금융서비스를 지향한다. 통장과 카드 통합 분석 서비스, 신용·외환·자동차 관리 서비스, 개인맞춤형 생애 재무관리 서비스 등이 있다. 카드사는 금융상품 중개·추천 중심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지향한다. 종합 소비지출 관리나 가맹점 연계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증권사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개인화자산관리 서비스, 보험사는 자산과 건강관리를 융복합한 서비스, 핀테크는 보험·대출 상품 비교·추천 등 니치 영역 확장, 빅테크는 고객 일상 중심 서비스, 통신사는 이종업종과의 제휴가 골자다.

앞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 확장을 위해 임상표 본부장은 고객이 어려워하는 점(페인포인트)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상표 본부장은 “(사용자 입장에선) 마이데이터가 지금은 맞춤 정보가 아닌 것 같고, 내 자산 관리 운용 현황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아직 마이데이터가 고객의 페인포인트를 명확하게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사업자들이 이종데이터를 결합한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 방법이다. 금융 외에도 다양한 업권의 데이터를 결합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임 본부장에 따르면, 이종산업간 데이터 결합을 위해서는 보안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가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다차원, 장기간 축적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제휴사와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것도 방법이다.

무엇보다 API 전송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임 본부장은 마이데이터의 과금체계 도입이 시장이 성숙해지는데 도움될 것이라고 봤다. 내년부터 기업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위해 금융사로부터 API를 받는 것이 유료화된다. 현재 금융당국에서 과금체계를 연구, 논의하고 있다.

임상표 본부장은 “API 전송량이 예상했던 것보다 많아지고 있는데, 이는 데이터 산업 발전 측면에선 긍정적이나 데이터 제공자 측면에선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일부 사업자들의 과도한 API 유발 등이 이뤄질 수 있어 이런 부분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마이데이터에 적절한 과금체계 도입으로 전체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다만, 과금 정도는 데이터 제공자의 데이터 품질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비용을 지원하는 관점, 즉 마이데이터 사업확대 동기부여가 저해되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