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은 왜 메타버스를 욕심낼까

메타버스 안 하는 기업 없다고 하지만, 게임사 다음으로 메타버스에 적극적인 업계가 있습니다. 바로 통신입니다. 그 이유는 당연합니다. 메타버스의 전제조건이 5G 이동통신이기 때문이죠. 통신 인프라는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의 핵심으로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통신사들에게 메타버스 사업은 다소 뜻밖의 사업은 아닙니다. 기술적 유사성이 높아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동시에 통신, AI 등의 기존 사업과 융합도 할 수 있으니까요. 다시 말해, 통신사에게 메타버스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난 18일 LG 유플러스는 메타버스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메타버스 플랫폼 전문 기업 티맥스메타버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LG 유플러스에 따르면 ▲다중접속 메타버스 솔루션 공동연구 및 개발 ▲웹 기반 메타버스 서비스 발굴 및 핵심기술 개발 등을 중심으로 협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유플러스 가상오피스’ 모습 (자료제공: 엘지유플러스)

지난 5월에는 신규 메타버스 서비스 ‘유플러스 가상오피스’와 ‘유플러스 키즈 동물원’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가상 오피스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플랫폼이며 키즈 동물원은 야생동물과 공룡을 학습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입니다. 가상 오피스는 내년부터 정식 서비스를, 키즈 동물원은 올 하반기에 베타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KT 또한 올 하반기에 메타버스 플랫폼 앱인 ‘지니버스’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지니버스는 메타버스 공간과 실제 KT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는 게 특징으로, 키즈 랜드, 게임 등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맵 형태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회사는 내부의 암호화폐인 ‘G코인’을 접목해, 소상공인이 지니버스 안에 메타버스매장을 입점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 중으로 알려집니다.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 선두주자, 이프랜드

통신사 메타버스에서 눈여겨봐야 할 메타버스는 역시 SKT의 이프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7월 출시된 이프랜드는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비해서는 파급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 선두 주자로서 확장성 등에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SKT에 따르면 이프랜드는 출시 6개월 후인 지난해 12월 누적 약 29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지난 6월에는 약 87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습니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프랜드는 가상모임을 중심으로 소셜 기능에 최적화된 메타버스로 발전하고 있다”며 “엔데믹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수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그 성과 또한 나쁘지 않은데요. 회사는 구독형 서비스와 메타버스가 포함된 아이유니버스(A!+메타버스) 그룹의 매출이 지난해 기준 2000억원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자료제공: SKT

SKT는 ‘물 들어올 때 노 젓겠다’는 의지로 메타버스 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회사는 더 진화된 메타버스 서비스로 도약하겠다며 지난 5일 SKT는 이프랜드 내 ‘이프랜드 포인트’를 도입하며 메타버스 경제 시스템 생태계 구축을 위한 첫걸음을 디뎠습니다.

SKT에 따르면 ‘이프랜드 포인트’는 출석 보상, 데일리 보상 등으로 적립되며 이용자는 해당 포인트로 ‘이프랜드 모임’을 운영하는 운영자에게 이를 후원하고, 운영자는 이를 현금화할 수 있습니다. 회사는 “향후 ‘이프랜드 포인트’를 암호화폐와 연계하는 등 경제 시스템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동통신 3사의 탈통신 전략

통신 3사는 전통적인 통신 사업의 BM을 더욱 변화시켜 사업을 넓혀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칩니다. 메타버스뿐만 아니라 ▲웹3.0 ▲AI ▲콘텐츠∙플랫폼 ▲클라우드 등의 사업을 더 키우겠다는 건데요.

LG유플러스는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2027년까지 비통신 매출의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겠다고 목표했습니다.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서 회사는 ▲3D 그래픽 전시관, NFT 등의 팬덤 맞춤형 서비스 강화 ▲웹3.0 방식 보상 체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웹3.0은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 인터넷으로, 디지털 파일에 소유권을 보유할 수 있는 대체불가토큰(NFT)이나 암호화폐 등이 중심 통화로 운영됩니다. 플랫폼 등의 중개자없이 직접 자신이 플랫폼 내 올린 콘텐츠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SKT는 ‘AI’ 서비스를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입니다. 유영상 SKT 대표는 지난 15일 자사 뉴스룸에 “최근 5년간 SKT 전략이 새로운 산업에 활발히 진출하는 ‘다각화’였다면, 향후 10년의 성장 스토리는 ‘AI 대전환’이다”며 “아직 성장 여력이 충분히 남아있는 유무선 사업을 탄탄하게 다져 나가는 동시에 새로운미래 성장 동력 또한 찾아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KT는 ‘디지코(DIGICO, 디지털 플랫폼 기업)’를 모토로 미디어 콘텐츠와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는 모습입니다. KT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분기에 비해 3.5% 감소했는데, 증권가는 디지코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 및 비용이 증가한 것이 그 이유로 꼽기도 했습니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감가비, 서비스구입비 등 비용 증가의 주요 원인이 디지코에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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