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하려고 충전해두는 포인트에도 이자가 쌓인다면 어떨까. 이자를 은행보다 많이 준다면 아마도 많은 사용자들이 포인트를 충전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온라인 쇼핑 결제 등 해당 페이 서비스의 이용률이 높아진다. 온라인 쇼핑 시장과 함께 포인트 시장도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효과를 얻기 위해 네이버파이낸셜이 이색 사업에 나선다. 네이버파이낸셜은 하나은행과 손잡고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을 선보이기로 했다. 흔히 포인트라고 불리는 선불충전금에도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사용자는 하나은행의 전용 수시입출금 계좌를 만들고 네이버페이에 연결하면 된다. 두 회사는 이르면 다음 달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선불충전금에 이자를 지급하는 첫 사례가 된다. 선불충전금은 하나은행 제휴 계좌에 보관되며,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때마다 제휴계좌에서 자동으로 충전이 이뤄진다. 또 사용자는 이에 대한 이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자율이나 이자지급 시기에 대해선 두 회사가 논의 중이다. 다만,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은행에서 제공하는 수시입출금상품이나 파킹통장과 금리가 비슷하거나 조금 높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사용자들이 해당 상품을 이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 하나은행은 이번 사업을 위해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았다. 당초 금융소비자보호법, 금융실명법 등에 따라 계좌소개, 안내 같은 은행의 본질 업무는 위탁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금융위는 해당 서비스가 예금자보호, 이자 효용 등을 고려해 혁신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상품의 또 다른 특징은 선불충전금에 대한 예금자 보호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선불충전금에 대한 가장 큰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어 온 대목이다. 재작년에 발생한 머지포인트 사태가 대표적이다. 머지포인트는 경영 악화를 이유로 들며, 이용자와 가맹점에게 지금까지 선불충전금에 대한 대급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머지사태를 계기로 금융위는 이용자 자금 보호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 따라, 전자금융업자(핀테크)는 선불충전금을 자사의 자산과 분리해 은행 같은 외부기관에 맡기는 등 규제 장치를 뒀지만 개선해야 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런 점을 강조하며 네이버파이낸셜과 하나은행은 고객을 유치할 것으로 보인다. 포인트에 대한 이자지급과 예치금에 대한 보호는 사용자를 사로잡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물론 금리가 관건이다.

네이버페이와 하나은행이 얻는 것

네이버파이낸셜은 이 상품이 다음 달 말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자율, 이자지급 기간 등 아직 세부사항을 하나은행과 논의 중이다. 이 상품을 통해 네이버파이낸셜과 하나은행의 비용 지출은 불가피하다. 공교롭게도 최근 시중은행을 비롯한 인터넷전문은행, 저축은행 등이 수신상품 금리 인상 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 내놓고 있는 예·적금, 파킹통장 등의 금리는 최소 2% 후반대에서 10%대까지 다양하다. 이런 가운데 두 회사가 가장 큰 경쟁력을 얻기 위해선 금리가 높아야 한다. 이때 하나은행과 네이버파이낸셜의 비용지출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업자가 이색사업을 벌인 이유는 명확하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우 충성 고객을 만들 수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최근 플랫폼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결제수단 제공 사업자를 네이버뿐만 아니라 배달앱, 온라인 쇼핑몰 앱 등으로 넓히고 있다. 결제처가 다양할수록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충성고객이란 다른 결제수단보다 자사 결제수단을 많이 쓰는 고객을 말한다.

네이버파이낸셜 뿐만 아니라 카카오페이, 토스 등도 다양한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자사 간편결제 수단을 보급하기 위해 제휴를 맺고 있다. 시장 점유율을 넓히기 위해서다.

이때 선불충전금은 사용자의 결제를 유도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사용자는 포인트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결제수단을 주로 택하기 때문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노리는 점도 이것이다. 회사는 사용자에게 포인트 충전을 유도해 자사 결제 수단을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다.

하나은행의 경우 새로운 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점이 있다. 은행의 영업전략 중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신규고객 유입이다. 특히 선불충전금을 자주 사용한다는 점에서 젊은 층의 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하나은행이 어느 정도의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이번 사업에 도전하는 이유다.

아울러 해당 서비스가 혁신금융서비스라는 점에서 경쟁사들이 똑같은 사업을 하긴 어렵다. 다만 두 회사에서 내놓을 상품이 파급력이 있다면, 다른 사업자들도 새로운 사업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간편결제, 선불충전금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이유다.

커지는 선불충전금 시장

선불충전금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사용자는 인터넷 쇼핑을 하기 위해 선불충전금을 사용한다. 계좌에서 필요한 금액만큼 자동으로 선불충전이 이뤄지며, 차액은 포인트 형태로 남아 있는 방식이다.

흔히 포인트라고 불리는 선불충전금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선불충전금은 지난 2014년 7800억원에서 지난 2016년 9100억원, 2019년 1조6700억원으로 늘고 있다. 또 2021년 전자금융업자의 선불충전금 규모는 2조9934억원으로 조사됐다.

선불충전금 잔액은 결제 서비스의 시장 영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그만큼 많은 사용자들이 해당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포인트를 충전해두고 사용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가장 많은 선불충전금을 보유한 곳은 코나아이(8075억원), 카카오페이(3927억원), 에스엠하이플러스(2603억원), 네이버파이낸셜(1985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