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패키징 기술 지원, 초당적 접근해야”
고성능 반도체⋅경박단소형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만들어진 반도체를 더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포장하는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는 최첨단 반도체 패키징 시장이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19%씩 성장한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대 기판⋅패키징 전시회 KPCA 쇼 2022가 21일 인천광역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됐다. 그간 업계에서는 반도체 산업 확대와 함께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 패키징 경쟁력은 다른 국가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었다. 패키징은 여러 개의 반도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공정으로, 반도체 산업과 불가분의 관계다.
한국PCB&패키징산업협회(KPCA)와 참가자는 KPCA 쇼 2022를 통해 우리나라 패키징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 모색하고, 산업 발전을 이루는 기회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국내 업계와 정계는 산업의 중요성 대비 아직 우리나라 패키징 경쟁력이 다른 국가에 비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KISTEP)은 보고서를 통해 “그간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에 편중된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며, “그 여파로 시스템반도체 산업과 패키징, 후공정 측면에서 경쟁력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상황을 업계와 정계도 인지하고 있는 중이다. 국내 후공정 산업 관계자는 KPCA 쇼 2022 개회사에서 국내 패키징 산업이 뒤처져 있으며, 후공정 산업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행사에 참석한 양향자 반도체 산업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반도체특위) 위원장은 국내 반도체 업계가 패키징 기술 부문에서 위기의식을 느껴야 하며, 패키징 부문 투자가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향자 위원장은 “미국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은 패키징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고 이야기한다”며 “다른 국가는 여러 층에 한 번에 구멍을 뚫는 채널홀(Channel Hole) 기술이나 COP(Cell on Peri) 등 낸드플래시 패키징 부문에 앞서고 있어, 한국이 기술적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운을 뗐다.
무엇보다 양 위원장은 정계가 반도체와 패키징 산업에 초당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향자 위원장은 “민주당 출신 국회의원인데 국민의힘 소속이 됐다는 사실이 불편한 사람도 있겠지만, 반도체와 패키징 기술에는 초당적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반도체특위 위원장으로서 PCB⋅패키지 산업의 도약은 물론 반도체 산업의 전반적인 생태계 조성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국내 후공정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동철 하나마이크론 대표는 “한국의 OSAT 환경은 매우 열악하며, 특히 기업 간 순환 연결능력과 협력 생태계가 부족하다”며 “국내 PCB⋅패키징 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KPCA 회원사뿐만 아니라 관련 기업, 모든 업계 관계자가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반도체 산업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패키징 부문에 대한 투자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겸 KPCA 협회장은 “미국⋅중국⋅대만⋅일본 등 반도체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그 가운데 진정한 가치사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핵심이 되는 반도체 기판 부문 기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뒤이어 정 협회장은 “협력과 소통을 통해 방안을 찾아야 하는 만큼, 이번 행사를 통해 추후 나아가야 할 후공정 업계의 방향성 또한 모색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금이 패키징 산업 강화의 골든 타임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KISTEP)의 보고서에 따르면, 패키징 부문은 응용 분야에 따라 다양하게 분화돼 있고, 전공정에 비해 시장 진입 난이도가 낮다. 반도체 패키징⋅후공정 시장이 추후 더 성장한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선제적으로 패키징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KISTEP의 설명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