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n] 수신상품 금리인상 전쟁이 일어난 이유

요즘 은행들이 너도나도 수신상품의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은행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수신상품의 금리를 인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국책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이 금리를 올리고 있는 상품의 종류는 예금·적금(예적금)상품, 파킹통장 등으로 다양하다. 예적금 상품의 경우 지난해 1%대에서 올해 3%대로 올린 곳들이 많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3.33%다. 여기에 특정 고객들에게 이벤트성으로 연 최고 금리 10%대를 제공하는 곳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파킹통장의 금리도 오르고 있다. 파킹통장은 잠시 목돈을 보관해두는 용도의 통장을 말한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수익을 챙길 수 있다. 요즘은 이자율이 높은 입출금 통장이라는 인식이 강해, 금융 소비자들이 더 높은 금리의 파킹통장 상품을 찾고 있다.

파킹통장은 인터넷은행의 주력상품 중 하나다. 토스뱅크가 출범과 동시에 연 2% 금리의 수시입출금통장을 선보인데 이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금리 인상에 동참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번달 8일부터 파킹통장인 세이프박스의 기본금리를 연 0.20%p를 인상, 연 2.20%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케이뱅크도 지난 7월 파킹통장 플러스박스의 금리를 0.8%p를 인상해 연 2.1%의 금리를 지급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으로 경제 불황을 맞은 현 시점에서, 은행은 왜 경쟁적으로 수신상품의 금리를 올리는 것일까.

한 마디로 정리하면,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현재 전세계의 물가는 고공상승 중이다. 이른바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라는 3고의 시대를 맞이했다. 갈수록 금융소비자의 어깨는 무거워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금융권은 사상 최대 수준의 경영실적을 거뒀다. KB, 신한, 하나, 우리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4조5429억원으로 전년대비 35% 늘었다. 금융그룹이 역대 최고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엔 고금리가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고금리가 늘어나면서 은행들의 이자수익이 커졌다.

그러나 최대실적을 기록한 금융권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은행의 최대수익원은 예대마진, 즉 여신상품의 이자수익이다. 이는 이자율, 금리가 높았다는 이야기와 같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 등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대출의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은행을 두고 이자잔치를 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실제로 예대금리차는 꾸준히 벌어지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이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2년 예대금리차 분석자료에 따르면, 은행 예대금리차는 2020년 3분기 말 2.03%p, 2020년 4분기 말 2.05%p, 2021년 1분기 말과 2분기 말 2.12%p, 3분기 말 2.14%p, 4분기 말 2.21%p로 계속 커지고 있다.

올 2분기 말 기준으로 은행의 예금금리는 1.17%, 대출금리는 3.57%로 평균 예대금리차는 2.40%p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 말 대비 0.08%p 늘었다.

결국, 금융당국은 은행의 예금과 대출금리의 차이를 공개하는 예대금리차 공시를 운영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지시에 따라, 은행연합회는 매월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비교공시 해야 한다. 금융 당국이 은행의 이자잔치를 막기 위해 칼을 뽑아든 가운데, 은행은 금융 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금융 소비자들도 은행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결국 금융당국에 밉보이지 않고 금융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지 않기 위해 은행들은 수신상품의 금리를 올리며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금리 인상은 추가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번 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언론과 금융 전문가들도 같은 시각이다. 외신 CNBC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는 지난 9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달 말,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에 이어 한국은행 또한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금융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은행의 대출금리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은행의 수신상품 금리 인상 전쟁이 계속해서 이어질지 주목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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