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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슈퍼 앱이 탄생할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베트남에서 돌아온, 이종철의 까다로운 IT, 슈퍼 앱 편 시작합니다.

자, 저는 베트남에 갈 때 가장 기대했던 것, 쌀국수가 아니라 그랩 앱이었습니다.

그랩은 단순하게 말하면 동남아시아판 우버입니다. 승차 공유 서비스가 핵심이고요. 배민처럼 배달도 해줍니다. 더 중요한 거. 그랩 페이예요. 페이가 왜 중요하냐-하면 금융 인프라가 안 발달한 나라에서는 페이가 짱입니다. 다른 페이들처럼 카드를 쓰는 게 아니라 예치금을 쓰는데요. 그랩으로 차를 빌려 탔어요. 그럼 기사한테 현금을 주고 은행처럼 쓸 수 있습니다. 기사는 이 받은 돈을 사용자 예치금으로 돌려주고요. 이 예치금으로 배달, 택시, 호텔, 식당 예약 이런 데 쓸 수 있는 거죠. 택시기사뿐 아니라 세븐일레븐이나 호텔 같은 데서도 탑업이 가능합니다.

이 서비스가 있어야만 했던 이유, 동남아시아 인구 대부분이 언더뱅크드, 금융소외 계층이라는 말이죠. 통장이 없는 사람들이예요. 이들에게 아주 적절한 서비스죠. 이 사람들은 그랩에 한번 맛들이면 계속 쓸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예치금으로 치킨 사 먹었는데요. 치킨은 우리나라에서 드세요.

자, 진정한 슈퍼 앱. 저는 중국에만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챗 잘 아시죠. 카톡 같은 메신저인데 이미 메신저라고 부르기 어렵습니다. 중국의 인터넷 그 자체예요. 메신저 기본이고요. 송금과 결제 잘 아시죠. 노점에서도 위챗으로 받습니다. 거기에 배달, 동영상, 팟캐스트, 검색, 식당, 공연, 게임 뭐 이런 거 다 됩니다. 위챗 미니 프로그램이라는 게 있는데요. 위챗을 앱스토어 삼아서 그 안에 앱을 올리는 거에요. 12만개 이상의 앱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중국에서는 구글, 유튜브가 안 되도 타격이 없는 겁니다. 위챗으로 다 할 수 있어요.

자, 그럼 우리나라에도 슈퍼 앱이 있을까요? 특정 분야로 한정하면 있습니다. 토스, 야놀자 이거 두개만 보시면 대강 감이 잡히실 거에요. 토스는 원래 송금 앱이었죠. 여기서 계좌 통합관리로 확장했죠. 카드도 포함되니까 카드 추천도 해주죠. 그다음 보험이겠죠. 저도 자동차 다이렉트 보험 토스 통해서 가입했습니다. 그다음 뭘까요? 대출이죠. 이제 금융권에서 할 수 있는 건 다되는 겁니다. 자, 최근에는 알뜰폰 통신사 인수했죠. 그러니까 이제 매달 돈을 내는 어떤 무엇도 붙일 수 있는 거에요. 대중교통, OTT, 주유 뭐든 가능하겠죠. 결제 시장을 쥐고 있으면 다 되는 겁니다.

결제시장 길목에 있지 않은데도 야놀자는 슈퍼 앱 비슷합니다. 원래 모텔 예약할 때 썼잖아요. 지금은 숙박 외에도 전시, 워터파크, 놀이공원 이런 것도 예약할 수 있고요. 렌터 카, 비행기, 기차 예약도 됩니다. 그런데 막 와닿진 않는 게 여행은 그렇게 자주 가진 않잖아요. 그래서 레저 슈퍼 앱 이렇게 부르면 적절하겠네요.

자, 그러면 우리나라나 미국에도 슈퍼 앱이 탄생할 수 있을까요? 안 될 겁니다.


이유는 이거예요. 위챗페이, 알리페이, 그랩은 그 나라 금융을 먼저 틀어 쥐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1990년대에도 ATM 썼잖아요. 2000년대에는 이미 인터넷 뱅킹 썼죠. 동남아시아는 은행을 안 쓰는 경우가 많았고요. 중국은 인터넷 뱅킹이 별로였습니다. 그러니까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 두세단계 점프를 할 수 있었던 거죠. 우리나라는 토스·카카오도 잘하지만 은행 자체 앱들도 괜찮잖아요. 그러니까 한쪽으로 주도권이 넘어가기 쉽지 않죠.

미국은 좀 다른데, 우선 인터넷 뱅킹 우리나라보다는 별로였어요. 그래서 페이팔 때 점프가 한번 나왔습니다. 앱 때도 벤모가 나오면서 점프가 있긴 했는데 중국·동남아만큼 큰 점프는 아니었어요. 그리고 뉴욕 여행기 때 말씀드렸는데요. 뉴욕 중심의 동부, 캘리포니아 중심의 서부에서 쓰는 앱이 각각 다른 경우가 많거든요. 지배하기 어려운 시장이죠.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히 카카오와 네이버가 슈퍼 앱에 가장 가깝죠. 카카오는 이미 선물하기 이런 걸로 쇼핑 거래액도 크고요. 별도 앱이지만 택시, 주차, 렌터카, 지도 이런 거 있죠. 네이버는 사실 인터넷에서는 이 서비스들 대부분을 하고 있는데 소상공인 죽인다는 말을 많이 듣기 때문에 조심하는 것 같습니다. 배민도 앞으로 먹는 거에 한해서는 슈퍼 앱이 될 수도 있겠죠. 야놀자로 여행 가서 주변 음식점 야놀자 앱에서 배민으로 시키고 이럴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게 한 앱에서 다 되면 슈퍼 앱이 되는 겁니다.

자, 우리나라처럼 택시 면허에 가격이 있고 소상공인 권리금이 있는 경우 슈퍼 앱 만들기는 쉽지 않을 거에요. 지금 소상공인들이 갖고 있는 걸 많이 내놔야 가능할 겁니다. 대기업을 위해서 소상공인이 피해를 감수하는 건 말이 안 되니까 그 이상의 혜택을 주지 않으면 어려울 겁니다. 그리고 우선 우리나라 페이, 카카오, 토스, 페이코, 배민, 이베이 하여튼 온 데서 다 페이 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각 앱을 더 잘 만드는 게 더 좋은 전력이죠.

지금 카카오가 슈퍼 앱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 같은데요. 이미 국민 앱이고 페이도 있으니까 군침이 싹 돌겠죠. 그런데 저는 그냥 그렇습니다. 카톡, 송금하기 이 정도만 했으면 좋겠어요. 사실 자꾸 기능 추가하는 걸 보면 메신저 쓰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문제가 있죠. 중국은 위챗이 먹었지만 우리나라는 검색은 구글, 네이버, 영상은 유튜브 쓰잖아요. 카카오 안에서 다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자, 슈퍼 앱에 대한 이해가 잘 되셨는지 모르겠고요. 슈퍼 앱보다는 각자 자리에서 서로 공존하는 좋은 앱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 앱으로 까다로운 리뷰도 많이 공유해주시고요. 까다로운 리뷰 구독자 100만 가서 슈퍼 리뷰하는 그날까지 구독, 팔로우, 알림 설정. 슈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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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