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지역화폐 정부예산안은 올해 6053억원에서 내년도 0원으로 책정됐다. 지역화폐 운영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정부의 예산이 없더라도, 지방자치단체(지자체)의 예산이 나오기 때문에 지역화폐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다만, 지역화폐 활성 규모는 전보다 훨씬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년도 행정안전부 예산안에는 지역화폐 지원 예산 항목이 없었다. 1000조가 넘는 나랏빛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예산 지출 증가율을 큰 폭으로 낮춘 것이 원인이다.

지역화폐는 핀테크에서 충전해 사용하는 선불충전금과 비슷하다. 지역화폐카드에 원하는 금액만큼 충전을 한 뒤, 가맹점에서 계산을 하면 계산 금액의 10%를 고객에게 돌려준다. 카드 결제 수수료가 신용카드사 대비 절반으로 가맹점에겐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고, 이용 고객에겐 할인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된다.

이때 10%의 캐시백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지차제)의 지원으로 이뤄진다. 지역별로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6%는 정부가, 4%는 지자체가 비용을 부담한다. 지역화폐 운영사는 결제망과 시스템을 운영하고 지자체로부터 운영비를 받는다. 여기에, 건당 발생하는 카드 수수료가 지역화폐 운영사의 수익모델이다.

일각에선 예산규모가 줄면 지역화폐 사용률도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지역화폐운영사 사이에선 내년도 지역화폐 예산삭감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한 지역화폐 운영사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정부의 지역화폐 예산삭감 소식을 접했다”면서 “사용률이 줄어 지역화폐 시스템 운영에 어려움을 겪지 않으면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내년부터 지역화폐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자체의 역할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역화폐가 지자체 주도의 사업인 만큼, 정부의 빈자리를 어느 정도 메꿔줄 것으로 업계에선 기대를 하고 있다.

한 지역화폐 운영사 관계자는 “지역화폐 사업 지원은 해당 지자체에서 커버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예 서비스가 없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이 없어졌다고 해서 잘 만들어놓은 지역화폐 사업을 안 하기엔 그동안 들인 노력과 지역주민, 소상공인의 공동체 의식이 강해졌다”며 “지자체 재원으로만 운영하기엔 한계가 있으니 다른 혜택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과 대형사의 입장도 갈린다. 지역화폐 사업을 중점적으로 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생존에 대한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형 금융사나 통신사 등의 경우 지역화폐 사업을 자사 플랫폼, 서비스 확장의 일환으로 보고 있어 예산삭감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한 대형 운영사 관계자는 “지역화폐 사업은 수익을 보고 참여한다기보다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지역경제 데이터, 가입 고객 등을 통해 자사 사업의 인프라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수익을 얻기 위해 하는 사업은 아니”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지역화폐 플랫폼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결제수단 외에 다른 기능을 더해 지자체가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지역화폐 운영사 관계자는 “이미 많은 시민들이 지역화폐를 이용하고 있는 가운데 각 지자체에서 지역화폐를 행정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실제로 지역화폐 회원을 많이 모았으니 다른 기능을 추가하자는 논의는 계속해서 있어왔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