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 군단’ 출범시킨 넥슨, 3조 클럽 재달성 가능할까?

정예 군단.

올해 넥슨이 공개한, 또는 공개할 신작들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던전앤파이터, HIT,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테일즈위버 등… 자사를 대표하는 지적재산권(IP) 들이다.  새로운 IP를 찾아 신작을 개발 중인 타 게임사들과는 다소 다른 방향이다.

이는 이미 유명 IP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강점을 활용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그러나 유명 IP들이 언제까지나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가지고 있는 명성에 맞지 않는 결과가 나온다면 앞으로의 사업 전개에 제동이 걸릴 확률이 높다. 그런 측면에서 올해 나올 넥슨의 신작들은 주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넥슨은 지난 2020년 연간 매출 3조 1306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게임사 최초 ‘3조 클럽’에 가입한 바 있다. 영업이익 또한 1조 190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바로 그다음 해인 2021년에는 2조 85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익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9516억원이었다.

넥슨 측에 따르면 실적 부진의 이유는 ▲2020년 역대 최대 매출로 인한 기저 효과 ▲신작 개발에 집중하면서 신작을 통한 매출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넥슨은 2021년 출시한 서브컬처 게임 ‘코노스바 모바일-판타스틱 데이즈’, ‘블루 아카이브’ 단 두 게임만을 출시했으며 실적 개선으로도 연결하지 못했다.

당시 넥슨 오웬 마호니 대표이사는 “2021년은 신규 IP 개발에 전사 역량을 집중했던 한 해였다”며 “2022년 자사 최고의 기대작들을 출시하는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2022년 넥슨 상반기 성적 (자료제공: 넥슨)

올해를 위해 열을 올린 넥슨, 현재까지의 결과는 나쁘지 않다. 넥슨은 올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기존 캐시카우였던 ‘피파 온라인’,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캐시카우의 호실적뿐만 아니라 신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장기 흥행에 힘입었다는 설명이다.

넥슨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매출합계는 1조7000억, 영업이익은 5948억원을 기록했다. 3조 클럽에 가입했던 2020년 1분기 매출이 9045억원, 영업익이 4540억원이라는 점에서 이는 눈여겨볼 만한 지표다.

넥슨의 번째 타자, 히트2

이러한 상황 속 회사는 던전앤파이터 IP에 이어 지난 25일 또 다른 기대작 ‘히트2’를 정식 출시했다. 회사에 따르면 히트2는 원작 IP ‘히트’의 세계관을 잇는 모바일 MMORPG로 ▲사실감 있게 구현된 그래픽 ▲독특한 기믹이 적용된 공성전 및 대규모 필드 전투 ▲독자적인 시스템에 기반한 높은 유저 간 인터랙션이 특징이다.

‘크리에이터 후원 프로그램’이라는 서비스를 도입해 이용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밝혔다. 넥슨 측은 크리에이터 후원 프로그램에 대해 “크리에이터와 이들을 응원하는 이용자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도입한 서비스”라며 “이용자가 특정 크리에이터를 지정해두면 게임 내 상품 구매 시 금액의 일부가 해당 크리에이터에게 자동으로 적립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히트2는 흥행에 성공했던 던전앤파이터 IP 다음 타자라는 것외에도 넥슨게임즈로서 첫 출시된 게임이라는 점에서 주요한 역할을 해내야 한다.

넥슨의 자회사 넷게임즈와 넥슨지티는 지난해 12월 합병을 결정하고 지난 3월 ‘넥슨게임즈’라는 사명으로 새롭게 사업을 출범한 바 있다. 당시 회사에 따르면 시설 및 연구개발 투자 일원화를 통한 경영성과 극대화 등을 이유로 합병을 결정했다. 이러한 상황 속 기대작 히트2는 넥슨게임즈로 합병된 이유를 증명하는 성과를 보여야했다.

31일 기준 모바일인덱스 순위

출시 후 약 일주일이 지난 31일 모바일인덱스 매출 순위에 따르면 히트2는 구글플레이 2위, 앱스토어 1위를 기록하는 등 초기 흥행에 성공한 모습이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출시 후 히트2 관련 불확실성은 제거됐으며, MMO 장르 특성상 높은 일매출 수준을 유지하며 캐시카우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리니지 형제, 오딘 등 굳건한 MMORPG 게임들에 다시금 자리를 뺏길지도 모른다. 향후 업데이트 등을 통해 이를 얼마나 유지하느냐 또한 중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남은 타자는?

남은 대표 IP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테일즈위버’ 또한 출시 준비 중이다. 넥슨은 “오는 1일부터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글로벌 레이싱 테스트’를  6일간 실시할 예정”이라며 “정식 출시에 앞서 지난 18일부터 글로벌 동시 사전등록을 실시하고, 참가자 대상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퍼스트 디센던트 트레일러 (자료제공: 넥슨)

캐시카우 외 새로운 IP 또한 준비 중이다. 넥슨은 지난 10일 독일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기대작 3종을 공개했다. 넥슨은  3인칭 슈팅 게임 ‘베일드 엑스퍼트’, 루트슈터 장르 ‘퍼스트 디센던트’ 등의 신작을 준비 중이다. 베일드 엑스퍼트는 올 4분기에 공식 출시될 예정이며 퍼스트 디센던트는 오는 10월 20일부터 베타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게임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의 첫 신작 ‘데이브 더 다이버’ 또한 10월 얼리 엑세스(미리 해보기)될 계획이다.

신사업 진출 또한 예고했다. 넥슨은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오는 1일부터 국내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넥슨에 따르면 메이플스토리의 방대한 리소스를 활용해 누구나 본인만의 월드(콘텐츠)를 직접 제작, 공유하고 다른 이들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다.

윤 연구원은 “글로벌 흥행 가능성이 있는 PC∙콘솔 신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에, 넥슨게임즈의 신작 라인업은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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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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