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만든 금융 앱, 생각보다 흥행이 저조한데?

근래 호기심을 사로잡는 TV 광고가 있었다. 삼성금융네트웍스의 광고다. 이름만 들었을 때 “그 삼성이 맞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는데, 맞다.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올 초 삼성의 금융 계열사들이 선보인 공동 브랜드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5개사가 뭉쳤다.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출범과 함께 새로운 서비스를 내놨다. 지난 4월 선보인 ‘모니모’는 하나의 계정으로 삼성 금융 계열사의 거래현황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금융 앱이다. 모니모의 시장반응은 나쁘지 않다. 그렇지만 기대 이하다.

22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모니모의 월활성사용자수(MAU)는 지난 4월 약 170만명, 5월 157만명, 6월 149만명, 7월 172만명으로 150만명 안팎을 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니모의 MAU는 같은 업권의 토스보다는 훨씬 낮고 뱅크샐러드보다는 높다. 지난 5월 기준, 토스의 MAU는 약 1371만명, 뱅크샐러드의 MAU는 약 83만명으로 집계됐다.

모니모 서비스 화면 (사진=삼성카드)

서비스가 출시되기 전까지 모니모는 금융, 핀테크 업계의 최대 경쟁자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업계에 긴장감을 조성한 바 있다. 올 초 핀테크 업계에서는 삼성금융네트웍스가 ‘삼성’이라는 브랜드 이미지와 해당 계열사의 2300만명(중복가입 제외) 고객을 바탕으로 막강한 시장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모니모는 삼성 계열사 일부 사용자만 흡수했다. 수치로만 봤을 때, 7월 기준 모니모의 MAU는 삼성 금융 계열사 고객 2300만명 중 약 7% 정도만 흡수했다. 삼성이라는 막강한 브랜드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니모는 어떤 앱?

모니모에서는 삼성 금융계열사 서비스를 비롯한 각종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모니모에서 삼성생명의 보험금 청구, 삼성화재의 자동차 고장출동, 삼성카드의 한도상향 신청, 삼성증권의 펀드투자 등 삼성 금융계열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 계좌통합관리, 간편 송금, 신용관리, 환전, 부동산·자동차 시세조회 등 종합 금융 서비스와 혈액형별 보장보험, 1년 만기 저축보험, 모니모 카드 등 전용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모니모의 모습은 토스,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 서비스를 연상케한다. 사용자인터페이스(UI), 사용자경험(UX)을 쉽고 간결하게 구성해 꽤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가 읽을 수 있는 콘텐츠나 이벤트를 통해 보상받는 리워드 등을 다채롭게 구성했다.

모니모가 토스·뱅샐이 되려면

모니모는 궁극적으로 종합 금융 앱을 지향한다. 여기서 말하는 종합 금융 앱이란, 삼성 금융 계열사 서비스 뿐만 아니라 타 금융 서비스와 상품도 모니모에서 이용,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업계에 따르면, 모니모는 신용조회 서비스와 신용점수 올리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사용자는 모니모에서 자신의 신용점수를 확인하고, 미션을 통해 신용점수를 올리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자사 리워드의 활용처를 넓힐 것으로알려졌다.

모니모의 이러한 행보는 뱅크샐러드와 토스와 비슷하다. 종합금융앱을 지향하는 토스와 사용자의 생활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두 서비스의 성격을 고루 닮았다. 뱅크샐러드는 마이데이터를 통해 사용자의 자산 연동·분석, 가계부, 송금 등의 서비스를 하고 있다. 토스는 자회사를 통해 은행, 증권, 결제대행(PG), 보험대리점(GA)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삼성네트웍스는 보험, 카드, 증권 등의 계열사의 서비스를 한데 모아서 하고 있다.

다만, 모니모가 성장을 멈추지 않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가장 먼저,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를 획득해야 한다. 토스, 뱅크샐러드 등 대부분의 핀테크가 가입한 마이데이터는 타 금융상품과 서비스의 가입 현황 등을 연동할 수 있다.

그러나 삼성금융네트웍스는 당장 마이데이터 자격을 취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삼성생명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암 입원 보험금 미지급과 관련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최종기관경고 통보를 받으면서 1년간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게 됐다. 자회사인 삼성카드도 같은 제한을 받는다.

핀테크 업계에선 모니모가 당장은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예의주시해야 할 곳이라고 보고 있다.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모니모가 뱅크샐러드의 MAU를 넘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며 “삼성의 브랜드 효과가 아예 작용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건은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획득으로, 향후 마이데이터를 획득하게 되면 지금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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