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 인디게임] 내 배우자가 바람 핀 흔적을 찾아라

‘게임 좀 그만해. 밥 먹여주니?’ 네, 이제 게임이 밥 먹여주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2년여간의 팬데믹을 지나오며 게임시장의 판도는 바뀌고 있습니다. P2W(Pay to win, 이기기 위해 돈 쓰는게임)에서 P2E(Play to earn, 돈 버는 게임)로 세계 게임시장의 판도가 움직이는 지금, 게임의 위상은 점점 더 높아져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디 게임들의 사정은 대형 게임사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인디 개발사 환경상 외부 홍보가 중요한데 팬데믹으로 인해 여러 인디게임 행사가 취소되면서 상황이 더 어려워진 것인데요. 그렇게 추운 겨울을 지나 인디 개발사에도 봄이 오고 있습니다. 엔데믹(풍토화)을 바라보는 지금, 빛을 보려는 인디게임을들여다봤습니다. 인디게임 리뷰로, 또는 개발자 인터뷰로 찾아뵙겠습니다. [편집자주]

“너는 지금 게임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걔 지금 바람피우고 있어”

알 수 없는 사람에게 메시지가 왔다. 나의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게 무슨 소리지? 뒤이어 오는 배우자의 메시지, “지금 뭐 해?”

방금 이상한 메시지를 받았다고도 말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나 지금 일하다 잠깐 딴짓하고 있었어” 바람을 피우는 건가? 정말 바람이면 어떡하지? 복잡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지난 18일 닌텐도 e숍을 통해 글로벌 발매된 이혼 어드벤처 게임 ‘나의 이혼 이야기’는 실제 이혼 재판 및 상담을 바탕으로 현직 변호사가 기획한 게임이다. 이용자들은 ‘재판상 이혼의 원인을 안 때부터 6개월이 지나면 이혼을 청구하지 못한다’는 민법 제841조에 기반해 180일 동안 배우자의 외도 증거를 찾아야한다.

감정에 앞서기 먼저 증거를 찾아야 한다. 깔끔하게 이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섣불리 의심부터 들이댈 수는 없다.

게임의 방법은 간단하다. 앞으로 이동하는 캐릭터에 맞춰 이곳저곳 눌러 주변을 관찰하면 된다. 배우자와의 애정도도 계속해서 유지해야 한다. 원망스러운 마음을 감추고 배우자와의 애정도 잘 지켜야 의심을 들키지 않을 수 있고, 증거를 잘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 또 참아 불륜 증거를 모아 ‘사이다’ 결말을 이뤄내야 한다.

게임에 따르면 게임은 플레이 도중 획득한 증거와 배우자와의 애정도, 소지금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멀티 엔딩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해당 게임은 31일까지 닌텐도 e숍에서 7200원에 만날 수 있으며 구글 플레이, 앱스토어에서는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나의 이혼 이야기
스튜디오 노닐 개발
08. 18일 출시 / 구글플레이, 앱스토어, 닌텐도 e숍 다운로드

게임은 ▲증거 찾기 ▲싸움 ▲애정도 관리 ▲돈 관리로 진행된다. 개발사 측에 따르면 배우자가 집에 있는지, 자고 있는지, 평일인지, 주말인지, 나와의 관계는 어떠한지에 따라 수집할 수 있는 증거가 달라진다. 증거를 수집하는 일은 생각보다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녹음기를 설치하고, 위치추적기도 설치한다. 수집하는 증거가 많아질수록 진술서에 채워지는 내용들이 많아진다.

관련 증거를 찾을 수록 진술서 내용이 채워진다

그리고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배우자의 의심을 사지 않는 것. 틈틈이 배우자와 데이트도 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증거를 꽤 많이 모았다고 할지라도 애정전선이 어두우면 이에 따른 결말도 달라진다. 불쾌한 감정을 감추는 건 매우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괜찮다. 180일만 참으면 된다. 180일만 참으면 원하는 엔딩을 맞이할 수 있다.

애정전선 관리도 잊지 말아야 한다. 증거를 모두 모았어도, 배우자와의 좋지 않은 관계로 인해 다른 결말을 맞이할 수도 있다.

게임은 현직 이혼 전담 변호사가 실제 상담을 바탕으로 기획에 참여한 만큼 스토리의 품질은 꽤 높은 편이다. 다만, 게임 플레이 구조나 그래픽이 간단하고 단순한 편이라 이용자들 사이 평이 갈린다. 게임을 재밌게 플레이했다는 이용자는 “이혼 관련해 법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어 좋고, 증거 눌러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지만, 다른 이용자는 “게임을 계속해보면 좀 지루할 때가 있으며 납득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쉬운 플레이와 귀여운 그래픽을 좋아하고, 자극과 과몰입 게임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 또 킬링 타임으로 즐길 가벼운 게임을 찾고 있다면 해당 게임을 이용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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