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복권…해외 언론도 시각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된 지 1년 만에 ‘경제위기 극복’ 명분으로 특별 복권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오는 15일에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경제인 4명을 포함한 1693명을 특별 사면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복권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의한 5년 간 취업 제한도 풀리게 된다.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서 공식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국정농단 사건의 중심에 있던 인물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을 확정받은 바있다. 이후 지난 2021년 8월 가석방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특별 사면과 관련해 “사면의 핵심은 민생과 경제 회복이고, 최우선 과제는 민생”이라며 “물론 정부가 알아서 하겠지만,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야만 민생 안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면이 경제위기 극복에 초점을 두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번 복권을 두고 의견은 갈린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그간 총수 부재라는 한계를 안고 있었는데, 이 부회장의복권으로 사업 활성화와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반면, 경제살리기라는 명목 하에 또 다시 재벌총수의 경제범죄를 눈감아주는 악습이 또 다시 자행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이 같은 의견 차이는 외신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외신에서는 이재용 부회장 복권의 긍정적인 면을 보도했다. 일본 닛케이신문은 “이번에 이 부회장이 최고 직책인 회장으로 승진할 수도 있다”면서 “이번 복권을 계기로 회사 운영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CNBC 등 미국 외신도 회사 운영과 추후 전망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 CNBC는 “기업 인수합병(M&A)와 같은 중요한 프로젝트는 이 부회장만이 내릴 수 있다”면서 “이번 복권을 통해 주요 M&A나 투자 등 삼성이 추진하던 프로젝트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반면 BBC, 파이낸셜타임즈 등 영국 매체는 삼성전자의 추후 비즈니스에 대한 기대감뿐만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 반대하는사람들의 목소리도 담았다. 두 매체는 기사 말미에 “유죄 판결을 받은 사업가는 자신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과거로 돌아가도 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며 “재벌총수 사면은 그간 경제성장에 기여하지 못했고, 이미 이 부회장은 교도소를 드나드는 동안에도 삼성을 잘 이끌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현재 삼성전자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 주요 반도체 기업과 협업을 맺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미국 정부는 한국을 대상으로 칩4(Chip 4) 동맹 가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칩4 동맹은 미국 주도 하에 아시아 국가와 맺고자 하는 반도체 동맹으로, 한국, 일본, 대만이 여기에 포함된다. 동맹과 연관이 있는 국가에서는 이 부회장의 복권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도했는데, 그만큼 해당 국가에서는 반도체 부문에서의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고 풀이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고, 그간 제 부족함 때문에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송구하다”면서 “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고 심정을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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