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사용하다 PC로 작업을 처리하면 가끔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스마트폰에 비해 PC는 자동화가 덜 이뤄지는 경향이 있는데, PC의 성능이 부족하다기 보다는 제품의 사용 패턴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늘 사용자 주변에 있으며 각종 센서로 생활 습관을 파악하는 스마트폰에 비해 PC는 목적이 있을 때만 접근하는 제품이므로 스마트폰과 같은 라이프사이클 데이터를 가지기 어렵다. 그런데 이 악조건에서도 스마트폰처럼 작동하는 윈도우 PC가 있는데, 델의 랩톱 제품이 주로 그렇다. 델의 PC용 AI 델 옵티마이저 때문이다.

우선은 외관이 전작 대비 많은 변화가 있다. 비교적 단순한 형태의 제품이었던 델 래티튜드는 래티튜드 9430에 이르러 CNC 가공을 대폭 확대 적용하고 있다. 접었을 때 게이밍 노트북을 보는듯한 사선 캐릭터 라인은 조명에 따라 각각 다른 느낌을 준다. 본체 자체는 반무광 정도로 처리돼 있지만, 측면이 반짝이게 처리돼 있고, 그 측면에 여러 선이 들어가 각도마다 빛 반사가 달라진다. 그래파이트 컬러 자체는 차분하지만, 측면 디테일에서 제품의 개성이 드러나는 형태다.

측면의 캐릭터 라인이 얇은 상태에서도 네개 정도가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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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으로 다이아몬드 커팅된 제품은 놀랍게도 보이는것뿐 아니라 기능적인 디자인 역시 담고 있는데, 제품을 펼쳤을 때 4개의 마이크가 사용자를 바라보게 돼 있다. 지향성을 높이기 위한 설계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이 잘 융합된 사례다.

펼쳤을 때 측면 마이크가 사용자를 바라보게 설계돼 있다

제품 전반적으로 다양한 하드웨어 디테일이 숨어있는데, 키보드 옆의 스피커 외에도 하판 아래에 스피커가 숨어있고, 오른쪽에 위치한 팬은 흡기구는 하나, 발열구는 두개로 설정돼 있어 팬 하나로도 많은 양의 열을 방출할 수 있다. 2-in-1 제품의 경우 경첩이 다른 제품 대비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는데, 투인원임을 알아챌 수 없을 만큼 경첩이 작다.

하단 스피커

상판에는 델이 할 수 있는 극한의 세공 설계가 숨어있다. 앞서 말한 마이크는 물론이고, 윈도우 헬로 기능을 위한 카메라가 아주 얇은 베젤 안에 숨어있다. 베젤은 인피니티 엣지로 부르는데, 두께가 점차 줄어 화면비가 90%에 달한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2560 x 1600으로 14인치 제품 해상도로는 매우 높은 편이며, 하드웨어 방식의 블루라이트 저감 기능(컴포트뷰 플러스)를 탑재하고 있다. 밝기가 최대 500니트로 랩톱 제품 중에서는 매우 높다. 델 제품이 늘 그렇듯이 반사 방지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으므로 휘도를 높여도 눈을 얻어맞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컨버터블 제품이므로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으며, 화면을 터치하거나 펜으로 그릴 때 긁히지 않도록 코닝 고릴라글래스 6 DX를 채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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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 베젤의 정중앙에는 윈도우 헬로 카메라 겸 웹캠이 숨어있는데, 이 웸캡을 전자동으로 닫아버릴 수 있는 세이프셔터 기능이 존재한다. F9 버튼을 누르면 이 웹캠이 물리적으로 닫힌다. DSLR의 셔터음과 유사한 소리가 나면서 웹캠이 가려졌음을 화면에 띄워준다. 같은 방식으로 마이크도 끌 수 있다. 측면에서 봤을 때 제품이 매우 얇은데 이 안에 웹캠과 셔터를 모두 집어넣었다는 것이 놀랍다.

델의 옵티마이저 역시 이 카메라와 함께 작동한다. 델 옵티마이저 기능은 네트워크, 사용자 감지, 애플리케이션, 오디오, 전원 다섯가지인데, 사용자 감지 기능이 델 제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사용자 감지는 잠금 해제를 위해 학습한 사용자의 얼굴을 갖고 빠르게 해제해주거나 잠금해주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다가오면 얼굴을 파악해 잠금을 해제해주고, 사용자가 화면을 보지 않고 있으면 화면을 어둡게 만든다. 타인 감지 기능이 가장 중요한데, 등록되지 않은 사용자가 뒤에서 쳐다볼 경우를 인식해 화면을 가려주는 기능이다. 전작에서는 화면을 블러 처리해줬으나 이 경우 사용자가 어떤 서비스를 쓰는지를 대강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업데이트된 옵티마이저에서는 텍스처화로 화면을 모자이크하듯이 덮어준다.

다른 사용자가 감지됐을 때
실제로 보면 무슨 화면인지를 거의 알 수 없다

이 기능은 보안적으로 굉장히 중요하다. 해킹에는 여러 기법이 있는데, 사회공학적 기법이라고 해서, PC 취약점이 아닌 사용자의 취약점을 노리는 방법이 있다. 특히 뒤에서 비밀번호를 훔쳐보는 방법은 shoulder surfing이라고 부른다. 가장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해킹이므로 주의가 필요한데, 델 옵티마이저 타인 감지 기능으로 원천 차단할 수 있다.

타인 감지 설정은 매우 쉬운 편이다

델 옵티마이저의 다른 기능 역시 흥미롭다. 애플리케이션과 전원은 사용자의 PC 사용 패턴을 학습해 전원을 길게 유지해주는 기능이며, 오디오 설정에서는 소음 감소(자신과 타인 모두) 기능을 켤 수 있다. 오디오 항목에서는 3D 음향 역시 설정할 수 있는데, 켜지 않을 경우 제품 하단의 스피커가, 켤 경우 키보드 옆의 스피커까지 동원해 3D 사운드를 만들어주는 기능이다. 음원의 경우 큰 차이가 없었지만 영상을 볼 때는 3D 사운드를 켜는 쪽이 더 풍부한 소리가 난다.

3D 음향 설정, 누를 경우 소리의 방향이 바뀐다. 아래 동영상에서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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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기능은 비즈니스 노트북에서 꼭 필요한 기능이 아니었을까 싶다. 익스프레스커넥트 기능으로 부르는 연결성 기능을 켤 수 있는 항목이다. 기본적으로 다른 제품 대비 와이파이 연결 속도가 매우 빠르다. 만약 여러개의 와이파이를 저장해놓았을 경우, 사무실에서 여러 곳을 옮겨 다니면 자동으로 가장 강한 신호를 잡아준다. 이 기능을 위해 래티튜드 9430은 기본적으로 두개의 네트워크를 잡고 있다. 와이파이6E는 물론이고 셀룰러 옵션을 선택할 경우 4G LTE(CAT 16)와 5G WWAN까지 사용해 최적의 네트워크를 적용해준다.

여러 와이파이를 끊김 없이 오가도록 설정할 수 있다

하드웨어는 인텔의 기업용 제품인 12세대 vPro 라인업 중 i5와 i7을 선택할 수 있다. 하드웨어 보안을 기본적으로 탑재한 제품이다. 일반 노트북 칩셋에도 보안 기능은 탑재되지만, vPro 시리즈는 BIOS 레벨의 보안이 탑재된다. 흔히 악성 소프트웨어는 OS를 감염시키지만, 더 진화한 악성 프로그램은 하드웨어 레벨까지 침입할 수 있다. 이 단계를 한번 더 막아줄 수 있는 것이다. 인텔 하드웨어 실드로 부르는 기능이다.

또 다른 기능으로는 EMA(Endpoint Management Assistant)를 들 수 있다. 엔드포인트는 기업 입장에서 직원들이 사용하는 기기, PC나 휴대폰 등을 말하는 단어인데,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을 사용할 경우 원격으로 업데이트를 해주거나 원격 지원을 해줄 수 있다. 원격 지원의 경우 일반 PC에서도 가능하지만 하드웨어 단계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비즈니스용 제품이라고 해서 소비자가 구매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구매 시의 약간 더 높은 비용이 들 수는 있는데, 이는 미래를 보장하기 위한 투자에 해당한다. 델 래티튜드 9430은 사용자가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방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사회공학적 기법 모두에서 보안성을 담보하고 있다. 또한, 그 보안성을 갖추기 위한 기능을 일부 활용해 편의성을 높이는 소프트웨어까지 넣었다. 이 제품을 사용하는 동안 느끼는 것은 성능의 뛰어남과 더불어 위협에 대한 안전이다. 보안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인 지금 비즈니스맨에게, 보안이 중요한 개인에게도 가장 잘 맞는 제품이 아닐까 싶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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