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의 알뜰폰 사업, 국민은행처럼 할까?

3000억원 규모 투자유치를 확정한 토스(비바리퍼블리카)의 광폭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토스는 알뜰폰 사업자를 인수해 이 시장에 진출한다. 당초 토스는 증권, 인터넷전문은행, 결제대행(PG) 등 금융 슈퍼앱을 지향했으나, 비금융 서비스 영역까지 아우르는 슈퍼앱이라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토스는 이르면 연내 알뜰폰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머천드코리아의 인수 절차가 다음달 중 마무리될 예정으로, 토스는 절차가 끝나는대로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뜬금없이 비춰질 수 있으나 토스가 알뜰폰 시장 진출을 결심한데는 KB국민은행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금융당국으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지난 2019년 12월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을 시작했다. 국민은행은 금융과 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혁신적인 상품, 서비스를 내놓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토스는 자사 앱을 통해 알뜰폰 가입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체 인증서를 활용해 알뜰폰 가입, 개통까지 전 과정을 토스 앱에서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먼저 서비스를 선보인 국민은행도 자체 인증서를 활용해 편리한 가입절차를 마련했다. 토스가 알뜰폰 사업을 기회로 본 요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알뜰폰의 가입은 주로 온라인 채널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금융의 비대면화를 강조한 토스의 정체성과 맞아 떨어진다.

장민영 토스 사업전략 리드는 “토스가 금융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시간과 비용을 아끼고 사회적 효용을 만들어낸 것처럼, 알뜰폰 가입 고객의 불편함 해소와 토스 고객의 통신비 절감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통신 서비스를 접목한 금융상품 출시도 예상된다. 토스 측은 아직까지 토스뱅크 등과 협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나, 국민은행의 사례를 보면 금융업과 통신업의 시너지는 긍정적이다.

국민은행은 KB금융그룹과 거래하는 알뜰폰 고객에게 통신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 적금, 보험상품 등 통신과 금융을 연계한 패키지 상품을 내놨다. 국민은행은 이 점을 업계 대비 차별점으로 보고 금융 연계상품과 혜택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 경우 국민은행은 은행 고객을 알뜰폰 고객으로, 알뜰폰 고객을 은행 고객으로 포섭할 수 있다. 즉, 자행 상품과 서비스에 고객을 묶어둘 수 있는 록인효과를 얻는다.

비록 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이 통신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아니지만, 성과는 나쁘지 않다. 지난 2020년 말 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가입자는 9만1000명에서 올 5월 기준 30만명으로 늘었다.

토스도 국민은행과 비슷한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과 통신의 합작 서비스를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국민은행처럼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에서 알뜰폰 가입 고객을 위한 전용 금융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

큰 그림에서 봤을 때 토스의 알뜰폰 시장 진출은 금융권의 비금융 영역 확장이라는 과제와 맞닿는다. 최근 전통 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요 과제로 비이자이익 부문 확대가 떠오르고 있다. 은행의 기본 수익모델인 이자이익(예대마진)의 한계를 넘어 외형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다.

이런 관점에서 알뜰폰 사업은 토스가 도전해볼만 한 영역이다. 토스에 따르면, 국내 알뜰폰 시장은 지난 2011년 도입 이후 가입자 규모가 꾸준히 늘어나, 작년 기준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다. 최근엔 2030세대인 젊은 층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토스가 인수할 머천드코리아 또한 알짜배기 기업으로,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 1998년 설립된 머천드코리아의 최근 4년간 매출액은 지난 2017년 133억500만원, 2018년 156억8000만원, 2019년 161억1000만원, 2020년 170억600만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억1478만원, 7억2781만원, 11억1000만원, 11억9000만원이다. 알뜰폰 업체 중에서도 소규모에 속하지만 일부 업체들이 적자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토스 측은 “알뜰폰 시장 파이가 확대되고 있으며, 여기에 토스인증서 등 기존 서비스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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