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사업 재편하는 NHN “초심으로 돌아간다”

NHN이 게임을 주축으로 4대 핵심사업 전개를 위한 대대적인 구조 효율화에 나선다. 14일 NHN은 오는 10월 1일 부로 게임 중심의 자회사 NHN 빅풋을 본사로 흡수합병하겠다고 밝혔다. 그룹 모태인 게임 사업 역량을 본사로 한데 모아 이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다.

이와 함께 ▲콘텐츠 ▲기술 ▲결제 ▲커머스로 이뤄진 4대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그룹사 구조 효율화도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NHN 관계자는 “(NHN 빅풋 외에도) 82개에 달하는 연결 법인을 내후년까지 60개 이상으로 재편할 계획”이라며 “관련 구체 방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핵심 사업과 연계되지 않거나 협력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자회사 위주로 재편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NHN의 게임 중심 조직 개편은 올 초부터 있었다. 올해 초 세 개로 나뉘어 있던 게임 자회사 ▲NHN 빅풋 ▲NHN 픽셀큐브 ▲NHN RPG를 하나의 자회사(NHN 빅풋)로 통합한 바 있다.

당시 사측은 “NHN 게임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며, 다양한 장르에 걸친 성공 경험을 살려 게임 사업 시너지를 제고해나가기 위한 전략”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NHN은 이후 5개월 만에 게임을 아예 본사에 합쳐 더 집중 육성하는 쪽으로 방향타를 잡았다.

NHN 빅풋은 ‘한게임 포커’, ‘한게임 섯다&맞고’, ‘야구 9단’ 등의 모바일 웹보드 게임과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을 서비스하는 게임 전문 자회사다. 지난 2018년 3월에 첫 설립됐으며, 지난 2월 또 다른 그룹 자회사 NHN 픽셀큐브와, NHN RPG를 흡수하면서 연 매출 1000억원, 사업 인력 300여명의 중견게임 개발사로서의 외형을 갖췄다. NHN 픽셀큐브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 개발사이며, NHN RPG는 RPG 게임과 FPS 장르를 기반으로 하는 개발사다.

대대적인 구조 개편, 그 이유는?

NHN 측이 실시한 흡수합병 및 구조 효율화는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클라우드, 게임, 웹툰, 음악 플랫폼, 커머스, 페이먼트, 그리고 블록체인까지 수많은 사업을 운영 중이기 때문에 각 사업을 헤쳐모아 사업 가치를 키우고, 기업 정체성도 형성하는데 이번 합병과 구조 개편의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태껏 NHN은 기업으로서 ‘애매하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한게임이 태생이니 일단은 온라인 게임 회사인데, 그렇다고 게임을 사업의 중심으로 두지는 않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어 명확하게 떠오르는 브랜드 이미지가 모호했다.

NHN 측 또한 이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NHN 관계자는 “모회사에 자회사를 편입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사업을 좀 더 간결하게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흡수합병이) 운영 효율화가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NHN은 지난 5월, 이병헌, 정우성, 조승우라는 쟁쟁한 배우 3인방을 한게임 모델로 캐스팅했다. NHN이 한게임 집중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예시다. NHN은 한게임으로 수익을 극대화하고, 이렇게 벌어들인 자본을 바탕으로 블록체인 등 신사업 육성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NHN에 따르면 이번 합병은 게임사업을 둘러싼 대내외적 변화에 따라 이뤄졌다. 특히 블록체인과 관련한 사업을 전개해 나가기 위해선 모회사와 자회사에 분산돼 있던 사업 역량을 한 곳으로 결집할 필요가 컸다.

아울러 주력 사업인 웹보드 게임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 것 또한 한몫했다. NHN은 “최근 웹보드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 합리화 추세로 사업 운영의 안정성이 확보됐다”고 말했다.

먼저 웹보드 사업부터 살펴보면, 최근 들어 관련 부문 실적이 우상향 중이다. 지난 9일 한게임의 대표 모바일 웹보드 게임 ‘한게임 포커’가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에서 10위에 오르는 등의 기록을 세웠다. 지난 1일부터 적용된 웹보드 게임에 대한 규제 완화의 효과가 가시화된 것으로 보인다.

올 1일부터 시행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에 따라 월 50만원으로 제한했던 게임머니 구매한도가 70만원까지 상향됐다. 1회 게임 베팅 한도 또한 5만원에서 7만원으로 개정됐다. 한게임을 갖고 있는 NHN 입장에서는 수익을 더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NHN 관계자는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축적해온 게임 내 재화 관리 역량과 함께, 재미를 극대화하면서도 건강한 경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 독보적인 노하우로 향후 블록체인 게임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블록체인

NHN의 다음 목표는 블록체인이다. 올해 하반기 이후부터 출시할 신작들 또한 P&E(Play and earn) 요소가 가미된 블록체인 게임이다. 그리고 이를 자사 클라우드, 페이코 사업 등과 적극적으로 연계해 게임과 타 사업 부문 간의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인 행동을 살펴보면, 앞서 지난 10월 위메이드와 블록체인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NHN의 게임 및 콘텐츠를 위메이드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에서 서비스하고, 폭넓은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는 구성이다.

주요 협업 내용으로는 ▲위믹스 플랫폼 내 게임 및 콘텐츠 온보딩 및 서비스 사업제휴 ▲블록체인 시스템을 도입한 게임 개발 및 관련 기술 협력 ▲블록체인을 활용한 사업 및 서비스 등에 대한 전략적 협력 등이다.

지난 2월에는 위메이드의 위믹스 플랫폼에 ‘프로젝트 위믹스 스포츠(가칭)’라는 스포츠 게임을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프로젝트 위믹스 스포츠’는위믹스 플랫폼에서 발행한 게임 토큰으로 이용자 간 승부 예측 대전을 벌이는 게임으로, 실제 경기 결과에 기반해 승리할 경우 게임 토큰을 획득할 수 있다. 축구, 야구, 농구, 테니스 등 여러 스포츠 종목에 대한 게임을 제공한다.

이어 자사 컬렉션 SNG 게임 ‘우파루마운틴’의 블록체인 버전 ‘우파루 프로젝트(가칭)’를 위믹스 플랫폼에 온보딩했다.

정우진 NHN 대표는 “급변하는 게임산업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잡기 위해 사업 역량을 본사로 집중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한다”며 “본사가 게임사업을 주축으로 체급을 키우고, 이와 함께 콘텐츠, 기술, 결제, 커머스 등 자회사 신사업의 동반성장을 이끌며 글로벌 톱티어 테크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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