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여당 원내대표의 사적인 문자 대화가 화제입니다. 정치적으로 많은 논란이 있을 법한 내용이지만, IT 기자인 저의 눈에 들어온 것은 텔레그램입니다.

‘아,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쓰는구나’

아마 대통령이 텔레그램을 쓰는 이유는 보안 우려 때문일 것입니다. 국내에서 비밀스러운 대화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텔레그램을 주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정치인들 사이에서 텔레그램의 인기가 높은가 보더라고요.

텔레그램의 보안성이 높다고 평가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종단간(End-toEnd) 암호화’ 기술 덕분입니다. 송신자 단말기는 데이터를 암호화해서 보내고, 그 암호는 수신자 단말기만 해독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중간에서 누군가 메시지를 탈취해서 본다고 해도, 암호화되어 있기 때문에 내용을 알 수가 없습니다. 설사 검찰이 압수수색을 한다 해도 암호화돼 있는 메시지를 볼 방법은 없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텔레그램의 종단간 암호화는 대화의 기본설정이 아닙니다. 종단간 암호화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비밀대화’라는 설정으로 메시지를 보내야 합니다. 비밀대화가 아닌 일반대화는 카카오톡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누군가 중간에서 대화를 탈취하면 대통령의 대화도 볼 수 있습니다. 혹시 아크로비스타 근처의 공용 와이파이라도 사용한다면, 큰일이 날 수도 있습니다.

특히 텔레그램 대화는 클라우드에 저장됩니다. 텔레그램 측은 “클라우드 대화 데이터는 전 세계 여러 데이터 센터에 저장되며, 각 지역마다 다른 법인이 관리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사적 대화가 어느 나라 서버에 저장되는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그 나라의 개인정보 정책이 어떤지도 모르는 채 말이죠.

그런데 대통령은 비밀대화가 아닌 일반대화로 권성동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셨더라고요. 비밀대화를 시작하면 대화 상대방 이름 옆에 자물쇠 아이콘이 뜨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또 텔레그램 비밀대화 기능 중 ‘자동 삭제 타이머’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상대가 대화를 읽으면 일정 시간 이후에 대화를 자동으로 삭제하는 기능입니다. 이번에 권성동 원내대표의 휴대폰 화면이 찍힌 사진을 보니 대통령은 오전 11시 49분에 메시지를 보냈고, 사진은 오후 4시 13분에 찍혔더군요. 만약 텔레그램 자동 삭제 타이머 기능을 이용했다면, 4시간도 넘게 지난 메시지가 국회 사진기자단에게 촬영될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대통령은 보안을 위해 텔레그램을 선택했겠지만, 사실 전혀 보안조치가 되지 않은 대화를 나눈 것입니다.


종단간 암호화 기능이 탑재된 메신저는 텔레그램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카카오톡도 종단간 암호화 기반으로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카카오톡에서 대화에서 ‘비밀채팅’이라는 메뉴를 클릭하면 종단간 암호화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굳이 외국 서비스를 이용할 필요 없이 카카오톡 비밀채팅으로도 충분히 보안 환경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비밀이 정말 중요하다면 텔레그램이나 카카오톡보다는 시그널이라는 앱을 고려해보시길 바랍니다. 시그널은 모든 대화에 종단간 암호화 기능이 적용됩니다. 또 모든 대화에 자동 삭제 타이머 기능이 있습니다. 텔레그램은 이용자 IP 등의 정보를 수집하지만, 시그널은 전화번호 이외의 다른 개인정보는 수집하지 않습니다.

법조계에서는 “권리 위에 잠자는 자, 보호받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더군요. 마찬가지로, 기술 위에 잠자는 자는 안전하지 않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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