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명품, 유통 공룡들 최후의 보루 지킬까

온라인이 유통업을 삼켜버린 이 시대에도 오프라인 대기업들이 굳건히 존재감을 지키고 있는 카테고리는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카테고리가 신선식품과 명품입니다.  신선식품은 여전이 대형마트의 킬러 카테고리이며, 명품은 백화점과 대형 쇼핑센터 매장에서의 판매가 더 중요합니다.

그러나 철옹성과도 같았던 이 카테고리에서도 온라인 스타트업들의 파괴 시도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철옹성도 조금씩 무너져버렸습니다.

이제 산지 직송을 내세운 신선식품 장보기 시장은 컬리, 오아시스마켓이 당당하게 명함을 들이밉니다. 컬리는 이미 유니콘의 위치를 달성했고요. 오아시스마켓도 안정적으로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이 뿐 아니라 정육각과 같은 초버티컬 커머스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명품이라고 해서 이야기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오픈런 없이 집에서 편리하게 명품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하겠다며 등장한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이제 조 단위 거래액을 노립니다. 발란은 최근 올해 상반기 거래액이 3812억원을 기록했다며 연내 거래액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프라인 대기업은 더이상 물러설 수 없습니다. 이 시장마저 스타트업에 내주면 더이상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대기업들은 이 카테고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신선식품

온라인에서 신선식품을 구입하게 하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요? 플랫폼 전환이 쉬워진 지금, 소비자가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품질을 보장할 방안이 필요합니다. SSG닷컴, GS프레시몰 등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신선식품의 품질을 보장하는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사실 신선식품의 품질을 보장하는 서비스는 과거부터 꾸준히 시행된 제도입니다. 고객의 재구매율을 높이고 플랫폼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 대기업 이커머스 플랫폼은 신선식품 품질 보장 제도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중입니다. 다양한 경쟁자가 등장한 온라인 장보기 시장 내에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장보기 시장은 주기적으로 상품을 구입해야 하기에 고객이 계속해 플랫폼에 방문하기 위한 방안으로도 기능합니다.

SSG닷컴은 최근 네오센터를 통해 수도권에만 적용되었던 신선보장제도를 전국 이마트 PP센터 상품까지 확장했습니다. 신선보장제도란 쓱닷컴에서 구매한 신선식품에 대해 고객이 불만을 가질 경우, 조건 없이 교환, 환불해주는 서비스입니다.  SSG닷컴 관계자는 “지난 3년 동안 운영했을 때 블랙 컨슈머가 생각보다 적었으며 신선식품 보장제도가 실제로 고객의 재구매율을 높였다”며 전국에 본격적으로 신선보장제도를 도입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GS프레시몰은 신선식품 110% 환불 서비스를 지난 7일 도입했습니다. 110% 환불 서비스는 GS프레시몰이 자체 신선식품 브랜드로 운영하는 ‘신선특별시’의 과일, 채소 전상품에 한해 적용됩니다. GS리테일측은 신선특별시 전체 신선식품 매출 중 60% 이상을 차지한다며 앞으로 110% 환불 서비스를 신선식품 전체로 확대하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롯데온도 최근 ‘초신선 보장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초신선 보장 서비스는 고객이 신선식품의 신선도에 불만족할 경우, 상품 회수 없이 환불 처리해주는 서비스로 롯데온에서 판매하는 롯데 마트 신선식품에 한해 적용됩니다. 롯데온 관계자는 “신선식품은 많은 이익이 남는 상품이 아니라 고객이 자주 들어오게 하는 상품”이라며 이번 초신선 보장 서비스는 “신선식품 경쟁력이 높은 롯데마트 상품에 대한 자신감 표출이자 고객 이탈을 줄이기 위한 방안”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산지직송 신선식품으로 빠르게 성장한 장보기 플랫폼 마켓컬리도 고객만족보장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품질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되는 부분을 찍어 익일 밤 12시까지 문의한다면 100% 적립금으로 환불하거나 새 상품으로 교환해주는 제도입니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신선식품에 대해서는 기존 전통 유통업체는 오래된 업력을 통해 엄선된 산지를 선별하는 등 강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장보기 플랫폼으로서 강점을 가졌다는 사실을 홍보하고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품질보증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명품 커머스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등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이 빠르게 확장하는 가운데, 대기업 이커머스도 명품군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신세계, 롯데 등은 기존 운영했던 백화점 이미지를 통해 보다 신뢰성이 높다는 장점을 가집니다. 특히 SSG닷컴은 구찌, 톰포드 등 유명 명품 브랜드 공식 스토어를 입점하는 등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기업 이커머스 플랫폼 대부분은 명품 카테고리를 오픈마켓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타 명품 플랫폼과 같이 복잡한 유통과정 속에서 발생하는 가품 문제에 직면할 수 있는 셈입니다. 이에 대해 대기업 이커머스 플랫폼 또한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나타나는 가품 문제 근절과 사후관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SSG닷컴은 지난 3일 명품 전문관 ‘SSG LUXURY’를 신설했습니다. 최근까지 플랫폼 내 흩어져있던 상품을 한 곳에 모아 명품 카테고리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SSG닷컴은 프리미엄 배송과 SSG 개런티 등을 장점으로 내세웁니다. SSG개런티란 검증된 셀러가 상품을 입고하면 SSG닷컴이 NFT 기반 디지털 보증서를 통해 정품임을 인증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명품 전담 고객센터를 통해 가품일 경우 200% 보장하는 제도와 실물 감정 서비스, 명품 전담 상담 등 사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최근 명품 이커머스에서 이어진 고객 상담 지연 문제, 가품 보증 문제 등 온라인 명품 구매 전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NFT 기반 정품 보증에 대해 명품 제조처에서부터 블록체인 보증서를 도입하지 않는 한, 100% 정품 보장은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롯데온은 명품 인증 시스템 ‘트러스트온’과 명품 수선 서비스 등 온라인 명품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계속해 도입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도입한 트러스트온 프로그램은 판매자 검수, 판매 과정부터 롯데온이 모니터링, 샘플 검수를 한 상품을 판매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가품 피해시, 무역관련 지식재산권 보호협회(TIPA), 한국명품감정원 등 외부 기관과 연계해 상품을 검수합니다. 

또한 최근 유통 업계는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손 잡을 수 있는 곳에서는 손을 잡자는 의미죠.

롯데온도 마찬가지입니다. 롯데온은 올해 1월부터 명품 토탈케어 스타트업 ‘럭셔리앤올’과 협업해 명품 수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럭셔리앤올은 명품 토탈케어 스타트업으로 명품 수선 업체들을 연결해 비대면으로 명품을 수선,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9월부터 명품 커머스 플랫폼 구하다와 함께 기업용 블록체인 솔루션 ‘블링크’를 개발 중입니다. 블링크는 신선식품, 명품 등 온라인에서 유통하는 전 상품의 유통과정을 투명하게 보일 수 있는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현재 구하다가 개발을 맡고 있습니다. 관계자는 이미 테스트가 끝난 상황으로 이달 내 정식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CJ온스타일도 지난 6월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머스트잇에 2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머스트잇측은 상호 간 상품 연동을 통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명품 라이브커머스 프로그램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협업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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