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300억… 네이버제트의 생존법 ‘콘텐츠 강화’

네이버제트가 올해에만 투자에 300억원을 썼다. 본격적으로 사업 강화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이중 지난 6월 한 달 동안에 쓴 돈만 약 160억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개발사 네이버제트는 지난 30일 ▲주식회사 시나몬 ▲로코코 일렉트로닉스 앱스 ▲언플레이에 대한 지분을 확보했다. 모두 메타버스 콘텐츠와 기술과 관련한 기업들이다.

네이버제트가 69억9999만원의 들여 지분  8.86%를 확보한 주식회사 시나몬은 2D∙3D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를 제작하는 한국 회사다. 덴마크 모션캡처 제작사 로코코 일렉트로닉스 앱스에 대한 네이버제트의 지분은 2.41%이며, 미국 메타버스 개발사 언플레이에 대한 지분은 7.50%다. 각각 약 26억원, 약 19억4300만원의 금액을 투자했다.

지난달 초에는 제페토 내 미니게임을 제작하는 쿼카인더스트리즈의 33.33%의 지분을 40억에, 글로벌 대체불가토큰(NFT) 플랫폼 라인넥스트의 1.98%의 지분을 약 8억에 취득했다.

지난해 말부터 메타버스 관련 기업에 폭풍 투자를 이어오고 있는 네이버제트다. 이러한 네이버제트는 국내 메타버스 1위 플랫폼 제페토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네이버에 따르면 제페토는 지난 3월 기준 누적 이용자 3억명을 돌파했으며,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000만명에 이른다. 그 중 해외 이용자 비중은 95%에 이른다. 제페토는 한국∙중국∙일본∙미국 등 전 세계 200여 개의 국가에서 서비스 중이다.

게임 주력하는 제페토

2018년 8월 서비스된 제페토는 한해 지날 때마다 이용자 수가 급증하는 등 성장세를 보였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해 제페토의 월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57% 늘었고, 매출은 318% 증가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소프트뱅크 등의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2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자금 확보 이후 네이버제트는 제페토 서비스와 관련한 투자를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다. 투자 기업들은 대개 ▲게임(콘텐츠) ▲블록체인 ▲메타버스 서비스/개발 ▲인공지능(AI) ▲가상인간 등을 서비스하는 회사들이 주를 이룬다. 투자 목적은 모두 ‘전략적 사업 시너지 강화’다.

네이버제트가 특히나 몰두하는 산업은 바로 ‘게임’이다. 네이버제트 지금까지 지분 투자한 게임 개발사는 총 여섯 곳으로 ▲쿼카인더스트리즈 ▲주식회사 시나몬 ▲피노키오 ▲메타스페이스 ▲렌지드 ▲브레이브터틀스이다. 특히 ‘피노키오’의 경우 지난 1월 캐주얼 게임업체 루노소프트와 설립한 합작회사다. 피노키오는 제페토에 적용될 게임 등의 다양한 메타버스 콘텐츠를 개발하게 될 예정이다.

하나금융그룹 윤예지 연구원은 “제페토는 차후 로블록스와 같은 이용자 참여형 게임 개발 기능을 추가할 것으로 보이나, 단기적으로는 공식 게임맵 출시를 통해 제페토 콘텐츠 확대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설했다. 기존 간단한 조작에만 그치는 게임에 그치지 않고, 더욱 고도화된 게임 서비스를 추가해 메타버스 내 콘텐츠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제페토는 올해 들어 수집 요소가 가미된 점프 게임인 ‘동물탐험대’, 네이버 웹툰의 IP를 활용한 틀린그림찾기 게임 등을 통해 게임 전문성을 높이려는 시도를 해왔다. 동물탐험대의 누적 방문 수는 4일 기준 423만명을 기록했다. 윤 연구원은 “제페토 주 사용자층이 10대 초반임을 감안했을 때 특히 플레이가 쉬운 캐주얼게임 위주의 수요가 높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콘텐츠 강화 이유, MZ∙엔데믹

MZ세대, 특히 10대들의 놀이터라고 불리는 제페토다. 2021년 초 닐슨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제페토의 이용자는 7~12살이 50.4%, 13~18살이 20.6%를 차지한다. 전체 이용자 10명 가운데 7명이 아동∙청소년인 셈이다. 성별로 보면 77%가 여성이다. 그러나 이는 네이버제트에게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었다. 미래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갈 10대가 주 이용층인 것은 낙관적이나, 이용자 층이 국한돼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젭 (출처: 젭)

이에 네이버제트는 ‘바람의 나라: 연’을 개발한 게임사 슈퍼캣과 합작 법인인 ‘젭(ZEP)’을 통해 3월 또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을 출시하기도 했다. 10대를 겨냥하는 제페토와는 다르게 젭은 2030 이용자를 대상으로 사내 교육 등의 업무와 행사 진행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젭에 따르면 지난달 누적 사용자 100만명을 넘었으며, MAU는 34만명을 기록했다.

엔데믹 후 오프라인에서의 시간이 많아진 것 또한 콘텐츠를 강화해야 할 이유로 거론된다. 팬데믹 시기에서도 메타버스 이용 시간보다 온라인 동영상 시간이 훨씬 많았던 것을 감안할 때 이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 디지털전환시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에 따르면 메타버스 서비스의 만족도, 지속도, 추천 의향 모두가 다른 온라인 콘텐츠에 비해 가장 낮은 평가 수준을 기록했다. 만족도가 가장 높은 서비스는 온라인 동영상(4.19점)이었다. 메타버스는 3.34점이었다. 메타버스 이용률 또한 이용자 절반이 한번 해보는 것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메타버스 서비스 이용자 중  44.4%는 그저 일회성에 사용을 그쳤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용하지 않은 이유로서는 ▲호기심이 그냥 한 번 해본 것(39.5%) ▲사용해보니 안 맞거나 재미가 없음(26%) ▲오프라인에 바빠서 온라인에 신경 쓸 시간이 없다(21.9%)는 이유가 주를 이뤘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은 메타버스의 수명을 길게 끌어갈 수 있는 수단 중 하나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38%의 이용자들이 메타버스를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게임 등의 메타버스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메타버스를 이용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 이유인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기 위해’라고 답한 사람은 22.6%였다.

향후 메타버스 이용 의향 서비스는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에서도 게임이 전체 중 가장 큰 비율인 51.4%를 차지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의 기술력 또한 중요한 요소로 평가됐다. 이용자들은 앞으로 메타버스를 이용한다면 ‘메타버스 플랫폼의 기술력(31.4%)’ 때문에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희빈 네이버제트 일본 리드는 “제페토는 역동적이고 빠르게 움직이는 MZ세대 고객들의 요구를 가장 즉각적이고 편리하게 충족시킬 수 있는 플랫폼 중 하나라고 자부한다”며 “향후 제페토 플랫폼상에서 가상 세계와 현실을 넘나드는 브랜드 경험을 넓혀갈 수 있도록 플랫폼 고도화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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