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고 내년, 인텔의 진짜 야심작 온다

인텔의 13세대 중앙처리장치(CPU) 랩터레이크(Raptor Lake) 출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12세대 CPU 엘더레이크(Alder Lake)를 선보인 지 1년 만이다. 다만 인텔은 랩터레이크보다 2023년 출시 예정인 14세대 CPU ‘메테오레이크(Meteor Lake)’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다.

IT전문매체 톰스하드웨어(Toms Hardware)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랩터레이크를 올해 10월에 공개할 계획이다. 랩터레이크에는 엘더레이크보다 더 많은 코어가 탑재된다. 아키텍처 또한 전작 대비 개선됐으며, 성능은 10% 이상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엘더레이크 출시 이후CPU 시장에서 점유율을 넓힐 수 있었다. 2020년만 해도 AMD는 데스크톱 부문 CPU 시장에서 인텔을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엘더레이크를 출시하면서 인텔은 다시 시장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인텔 관계자는 “인텔은 12세대 CPU(엘더레이크)부터 성능 중심의 퍼포먼스 코어(P코어)와 에너지 효율 중심의 이피션트 코어(E코어)를 함께 탑재하는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를 도입하기 시작했다”며 “하이브리드 아키텍처 적용 이후 벤치마크 성능이나 전력 소모 부문에서 전작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으며, 이로써 업계와 리뷰어들이 엘더레이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랩터레이크는 앞서 언급한 엘더레이크보다 성능이 더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랩터레이크에 8개의 P코어와 16개의 E코어를 탑재해 최대 24개의 코어와 32개의 스레드(운영체계가 이해하고 있는 작업 단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 엘더레이크는 최대 16코어 24스레드를 지원한다. 그만큼 엘더레이크에 비해 높아진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 생산은 엘더레이크와 동일하게 인텔7공정(인텔 10나노 공정, 타사 7나노 공정에 준하는 수준)으로 진행된다.

성능이 개선된 새 CPU의 출시가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인텔은 랩터레이크보다는 그 다음 버전의 제품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외신도 감지하고 있다. 톰스하드웨어는 “랩터레이크 시장 출시가 임박했음에도 인텔은 랩터레이크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면서 “오히려 내년에 출시 예정인 메테오레이크에 대해 더 많이 언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왜 일까? 인텔이 메테오레이크에 더 주력하는 이유는 이 때부터 기술적 측면에서 CPU에 많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인텔은 랩터레이크까지 인텔7공정에서 생산하고, 메테오레이크는 인텔 4공정(인텔 7나노 공정, 타사 4나노 공정에 준하는 수준)으로 생산한다고 밝혔다. 그간 인텔은 반도체 생산 시 AMD에 비해 한 단계 뒤처진 파운드리 공정을 도입해 왔다. 하지만 인텔은 메테오레이크 세대부터 공정 노드를 한 단계 올리면서 성능을 대폭 개선할 수 있을 전망이다.

더불어 인텔은 메테오레이크부터 이기종 반도체를 탑재할 수 있는 아키텍처를 도입한다. 메테오레이크가 GPU와 여러 칩렛(Chiplet, 특정 기능을 가진 최소 단위의 칩)을 함께 탑재할 수 있는 인텔의 첫 CPU인 것이다.

인텔은 칩렛 간 연결 표준화를 위한 UCIe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반도체 생태계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텔이 이기종 플랫폼 구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인텔 입장에서는 메테오레이크를 통해 이기종 아키텍처를 본격적으로 구성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한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인텔 엘더레이크와 랩터레이크는 메테오레이크로 도약하기 위한 연습 과정에서 출시한 CPU로도 볼 수 있다”며 “인텔 입장에서는 메테오레이크가 CPU 혁신의 시작이고, 그만큼 성능도 큰 폭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인텔은 글로벌 반도체 행사 핫칩스(Hot Chips)에서 메테오레이크와 관련된 사항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 가운데 서버용 반도체 사파이어래피즈(Sapphire Rapids) 예상 출시일은 한 차례 더 미뤄졌다. 사파이어래피즈는 원래 올해 3분기에 출시될 계획이었으나, 4분기 이후에 출시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인텔에 따르면, 이번에 생산이 연기된 제품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칩(General Availability, GA)이다. 선정된 고객사(Selective Customer)에게는 지난 1분기부터 사파이어 래피즈를 제공하고 있으며, 해당 제품 납품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인텔 관계자는 “GA의 경우, 아직 규격과 품질 요소 보증 측면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어 출시가 미뤄졌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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