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이어가는 SK온, 언제 흑자전환하나

국내 주요 배터리 3사 중 하나인 SK온이 적자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022년 흑자전환을 예고했으나, 올해 안에도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27일 공개한 국내 주요 배터리 3사의 2분기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영업이익은 각각 2669억원, 3962억원을 기록할 예정이다. 같은 기간 SK온은 2400억~2000억원 정도의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고 추산됐다.

SK온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자료: SK온)

SK온이 흑자전환을 하지 못하는 핵심적인 이유에는 경쟁사 대비 사업을 늦게 시작한 것도 있지만 지출 대비 수익성이 크지 않아서다. SK온은 공장 건설을 위해 큰 규모의 자금을 투자했지만, 사업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다.

SK온은 현재 미국, 중국, 헝가리와 유럽 등지에 새로운 배터리 생산라인 건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SK온은 완성차 업체 포드와 함께 미국에 합작공장을 설립하고 있는데, 여기에 투자하는 자금 규모만 5조1175억원이다. 중국과 헝가리에도 1조원 가량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각 공장에 대한 투자는 2027~2028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당분간 시설 투자에 대한 지출이 고정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SK온이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생산라인을 늘리는 이유는 시장 확대를 위함이다. 한 SK온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하면 추후 사업을 영위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현재 SK온은 당장의 흑자전환보다도 시장 확대를 하는 데 주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익명의 배터리 시장 전문가는 “SK온은 시장을 공격적으로 늘리기 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배터리를 공급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적으로 삼성SDI는 수익성이 높은 배터리 주문을 선별적으로 받고 있어 시장점유율이 낮아진 대신 수익성이 높게 나타났는데, SK온은 이와 반대되는 케이스라고 보면 된다”고도 덧붙였다.

이 같은 전략을 취해 온 SK온은 지난 1분기 글로벌 주요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하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온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141.3% 성장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각각 19.1%, 26.9% 성장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세 자리수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그럼에도 SK온의 재무 상황은 좋지만은 않다. SK온은 신규 공장에 큰 비용을 지출했던 데다가, 배터리 생산량(CAPA)과 개별 제품의 수익성 또한 타사 대비 높지 않다. 기업공개(IPO) 또한 2025년 이후로 미뤄지면서 당장의 자금 확보는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결국 재무건전성에 대한 논란이 오가기도 했다.

자금 수혈을 위해 SK온은 프리IPO를 통해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최대 4조원을 조달 받는 전략도 취했다. 하지만 SK온이 말한 것처럼 시장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기 위해서는 실탄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수익 확대와 흑자전환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몰리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SK온의 흑자전환 시점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모두 다르다. 올해 말에 흑자전환의 가능성을 점치는 전망이 있는 반면, 한편에서는 내년이 지나도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한다. SK온의 적자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모든 시장 상황이 잘 맞아 떨어질 경우 올해 안에 흑자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세계 각국에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매크로) 리스크가 상존하기 때문에 연내 흑전을 장담하기 어렵다.

SK온은 올해가 지나야 흑자전환 여부의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언급한 SK온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 당시에는 올해가 지나야 알 수 있다고 발표했다”며 “4분기에는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온이 단시간에 수익성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배터리 단가를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또한 쉽지 않다고 보는 분위기다. 앞서 언급한 익명의 배터리 시장 전문가는“이론적으로는 단가를 올려 수익성을 높일 수 있으나, 단시간에 가격을 큰 폭으로 올리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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