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점유율 키운 미디어텍, 퀄컴 시장 노리나

미디어텍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plication Processor, AP) 시장에서 퀄컴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중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던 미디어텍이 AP 성능을 개발해 나가면서 점유율을 넓혀 나간 것이다.

미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4월 판매량 기준, AP 업체별 점유율 (자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4월 미국에서 판매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탑재된 AP 비중을 조사한 결과, 퀄컴이 47%, 미디어텍이 45%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삼성, 구글이 각각 6%, 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그간 업계에는 ‘퀄컴은 프리미엄, 미디어텍은 중저가형’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만큼 미디어텍은 중저가형 AP를 주로 제공하고 있었는데, 중저가형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면서 미디어텍의 점유율도 높아진 것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미디어텍은 지난 해 삼성전자의 중저가 라인인 갤럭시 A 시리즈에 AP를 납품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모토로라 중저가 제품에도 AP를 제공하면서 스마트폰 시장, 그 중에서도 미국 시장에서 시장 확대를 해 나갔다. 여기에 화이트 레이블(White Label, 브랜드 없이 생산한 후, 다른 회사의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제품) 스마트폰에도 미디어텍 AP가 탑재되면서, 점유율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인기를 끈 이유는 미디어텍 AP 성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디어텍은 현재 프리미엄 성능에 준하는 AP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최근에 공개한 5G 칩셋 ‘디멘시티 1050’은 퀄컴과 성능 차이가 크게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은 카메라나 게임 등 고사양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지 않을 때에는, 프리미엄 제품과 중저가 제품의 성능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중저가형 스마트폰이 확산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그간 미디어텍은 중저가 시장에서 많은 수량의 제품을 판매해 경쟁력을 갖춰 왔다”면서 “이제는 퀄컴과 같은 고사양 시장으로 넘어가 마진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을 비롯한 기업에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퀄컴 AP를 탑재하고 있다. 여기에 하반기에 퀄컴이 고사양 스마트폰 대부분에 AP를 납품할 것이라고 예약해 놓은 상황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여전히 프리미엄 안드로이드 시장에서는 퀄컴 AP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만큼 성능 측면에서는 퀄컴이 앞서고 있으며, 미디어텍이 이를 단시간에 추월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텍과 퀄컴 두 기업 모두 현재 AP 성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두 기업의 목표는 다소 차이가 있다. 미디어텍은 중저가 시장에서 프리미엄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한 목적이 크고, 퀄컴은 생태계 확장을 위한 목적이 크다.

IoT, AI, 자율주행 등에 적용하기 위한 AP는 스마트폰용 AP에 비해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가 많다. 자율주행에 사용되는 AP는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저지연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원활한 주행이 어렵고,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미디어텍은 스마트폰 고사양 AP 제품을 개발하고, 퀄컴은 스마트폰을 넘어 IoT, AI, 자율주행을 위한 AP를 개발해 나갈 전망”이라며 “두 업체 모두 성능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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