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이 반도체 사업에 관심을 가지는 가운데, 두산그룹도 반도체 산업에 진출했죠. 채권단 체제를 졸업한 두산은 캐시카우 확보를 위해 국내 반도체 테스트업체 테스나를 인수했습니다. 그간 두산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을 많이 했던 기업이라 평가받고 있는데요, 같은 맥락에서 테스나도 인수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써 두산은 2022년 4월 27일 ‘두산테스나’를 출범했습니다.

반도체를 생산하면 양품인지 불량인지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요, 이 검증 과정을 테스나를 비롯한 테스트 업체에서 진행합니다. 테스나는 2002년 설립된 기업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영업이익률 1위를 달성했고요. 두산이 인수한 테스나는 어떤 곳인지, 두산과의 시너지 효과는 얼마나 날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오른쪽)이 두산테스나 서안성 사업장에서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자료: 두산)

실적 좋아지는 테스나, 지출도 많은 이유

하나의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2번의 테스트 과정을 거칩니다. 웨이퍼 위에 회로를 배치하고 한 번, 패키징 이후 마지막 출하 전 과정에서 한 번, 이렇게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테스나는 웨이퍼 테스트와 패키징 테스트 둘 다 진행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매출 대부분은 웨이퍼 테스트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테스나의 매출을 살펴보면 웨이퍼 테스트 부문에서 90% 정도 실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2021년 테스나는 웨이퍼 테스트 부문에서 1914억원, 패키징 부문에서 16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2022년 1분기에도 웨이퍼 테스트 부문은 561억원, 패키징 테스트 부문은 4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요.

테스나가 웨이퍼 테스트 부문에서 강점을 가진 이유는 더 오래 영위한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테스나는 웨이퍼 테스트 사업으로 시작한 기업입니다. 보유하고 있는 장비도, 기술력도 웨이퍼 테스트 쪽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추후 테스나는 사업 확대를 위해 패키징 테스트 사업도 같이 영위하기 시작했죠. 그만큼 웨이퍼 테스트 측에서 시장도, 경쟁력도 더 많이 갖추고 있습니다.

테스나를 포함한 테스트 업체의 단가 산정 방식은 일반 제조업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니까요. 테스트 기업은 일반적으로 장비별 시간당 단가를 정해 놓았는데요, 이 장비를 사용하는 시간을 곱해서 가격을 산정합니다. 쉽게 계산하자면 각 장비의 시간당 사용가격에 사용 시간을 곱하면 가격을 알 수 있습니다.

장비는 장비 자체의 가격과 성능에 따라 사용 단가가 다릅니다. 아무래도 장비 가격과 성능이 높을수록 시간 당 단가도 높겠죠. 더 정밀한 공정을 하고 싶다면 좋은 장비를 오래 사용할 것입니다. 반대로 비교적 단순한 구조의 반도체는 단가를 낮추기 위해 조금 성능이 낮은 장비를 빠른 시간 안에 테스트를 진행하겠죠.

두산테스나 측이 수주현황을 구체적으로 밝힌 바는 없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반도체 생산업체에서 얼마나 반도체를 만들어 내는지에 따라 테스나가 수주하는 주문량도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파운드리 등 반도체 공장에서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면 테스트 업체 사용도 늘어납니다. 이는 곧 테스트 업체의 실적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그 가운데 세계 파운드리 기업이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니 생산량도 늘리려고 하는 추세입니다. 이에 힘입어 테스트 업체의 실적은 상승하고 있으며, 이후에도 청신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산에 인수되기 전까지 테스나의 실적만 살펴봐도 호전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21년 1분기 테스나는 매출 440억원, 영업이익 99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올해 1분기에는 매출 604억원, 영업이익 149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7%, 50.5% 증가한 것이죠.

테스나는 현재 장비 수급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테스나는 2021년 12월 31일 기준 404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이 자산이 2022년 3월31일에는 293억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111억원 가량 지출이 일어났죠. 해당 자금은 장비 확보에 사용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한 테스나 관계자는 “테스나는 현재 테스트 장비 도입에 주력하고 있다”며 “따라서 장비 관련 지출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지출 많지만 큰 걱정 없어”

두산테스나가 매출을 올릴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많은 반도체 테스트를 진행하거나, 더 좋은 장비를 사용해 단가를 올리는 것이죠. 따라서 두산테스나는 좋은 장비의 단가가 높으니 더 좋은 장비를 많이 도입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파운드리 수요가 높아진다는 전망은 시장 내에서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과감하게 장비 도입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두산테스나가 반도체 테스트 설비에 투자하는 금액이 급격하게 증가하다 보니,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두산테스나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테스트 산업은 고가의 장비를 사용해야 하는 장치 산업이기 때문에 투자를 필수로 해야 한다”며 “반도체 테스트 설비에 투자하는 금액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데, 더 많은 재정을 사용하게 될 시 재무구조가 취약해질 수도 있다”며 위험요소를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두산테스나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우선 회사의 매출과 이익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보니, 현시점에서는 장비 도입이 무리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단시간에 현금성 자산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테스트 산업 규모가 커지고 있다 보니 장비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죠.

두산이라는 대기업으로 인수된 점도 테스나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테스나 관계자는 “두산의 테스나 인수 이후, 내부에서는 중소기업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벗어날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며 “두산그룹에 인수되면서 테스나는 대기업에 힘입어 자금 확보 측면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두산 또한 테스나를 인수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두산이 테스나를 4600억원에 인수하면서 4000억원의 부채를 안게 됐지만, 테스나의 이익 창출이 견조세를 보일 예정이기 때문에 재무 상황은 오히려 개선될 것”이라며 “사업 포트폴리오도 확보할 수 있어 두산 입장에서는 테스나 인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간 두산이 테스나를 인수한 이유를 두고 업계에서는 캐시카우 확보가 용이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하고 있었죠. 두산은 채권단 체제를 졸업하기 위해 주요 사업을 정리했는데요, 축소된 사업을 보완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두산은 2022년3월31일 기준 2조0235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신용평가도 “두산이 축소된 사업을 보완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후 추가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두산에 테스나 인수가 좋은 선례로 남게 된다면, 이후 또 다른 인수합병도 단행할 수 있겠죠.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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