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후공정 처리 업체가 줄줄이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패키징 장비업체 레이저쎌이 기술특례 IPO를 앞두고 있습니다. 공모가는 1만6000원으로 13일에 결정됐는데요, 처음 레이저쎌의 공모 희망범위였던 1만2000~1만4000원을 상회했습니다. 이번에 레이저쎌이 공모하는 주식은 총 160만주이며, 공모 금액은 256억원입니다.

증권가에서도 기술력과 파트너십에 힘입어 지속해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입니다. 유진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패키징 업계의 레이저쎌 장비를 채택하는 경우가 급격하게 늘고 있어 큰 폭의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며 “글로벌 고객사도 확보해 지속적인 사업 기회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레이저쎌이 어떤 기업이길래 이렇게 관심을 받고 있는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이번에 알아보고자 합니다.

패키징에 레이저가 필요한 이유

레이저쎌은 반도체와 부품을 인쇄회로기판(PCB)에 배치한 후, 이를 부착하는 장비를 만드는 기업입니다. 2015년 4월 6일 크루셜머신즈라는 이름으로 설립이 됐는데요, 이후 2019년 4월 20일에 레이저쎌이라는 이름으로 상호를 변경했습니다.

회사명에서도 알 수 있듯 레이저쎌은 레이저 기술을 이용하는 패키징 장비를 만드는 곳입니다. 그간 부품과 PCB를 효율적으로 접착시키기 위한 패키징 기술은 지속해서 개발돼 왔습니다. 처음에는 부품을 PCB에 부착하기 위해 와이어 본딩(Wire Bonding) 기술을 주로 적용해 왔습니다. 와이어 본딩이란 말 그대로 각 부품을 PCB와 도선(Wire)으로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직관적이고 직접적인 방식이죠.

하지만 반도체와 디바이스 성능이 좋아지고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와이어 본딩 방식을 지속해서 사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방식이 솔더링(Soldering)입니다. 솔더링이란 금속을 녹인 작은 덩이를 이용해 부품을 PCB에 부착하고, 이를 굳히는 방식을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납땜이라고 보면 됩니다.

와이어 본딩 방식에 비해 복잡성은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만, 여전히 어려움은 있었습니다. 우선 전반적으로 열을 가하는 방식이다 보니 부착하는 부위 외에도 열이 쉽게 가해지곤 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기판이 팽창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판에 열이 가해지면 판이 휘어지거나 손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불량품이 되는 것이죠. 설령 불량 없이 부착을 완료했다 하더라도 한 개의 칩을 PCB에 부착하는 데 15초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효율성도 낮았습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레이저쎌은 ‘면광원 에어리어 기술’을 들고 나왔습니다. 면광원 에어리어 기술이란 면 단위로 레이저를 조사하되, 부착이 필요한 부분에만 레이저를 쏠 수 있도록 한 방식을 말합니다. 별도의 세부 작업 없이 면 단위로 패키징 작업을 할 수 있으며, 동시에 부착이 필요하지 않은 부분에는 레이저가 조사되지 않아 기판이 입게 되는 피해도 없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죠.

레이저쎌은 면광원 에어리어 기술이 적용된 장비 이름을 LSR(Laser Selective Reflow)라고 칭했습니다. LSR 시리즈는 레이저쏄의 주요 제품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반도체 산업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전기차 배터리 등 패키징 관련된 부문이라면 다방면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 레이저쎌의 설명입니다.

회사는 자사 패키징 장비가 경쟁사 대비 3~15배 높은 효율성과 경제성을 지닌다고 자부합니다. 이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레이저쎌은 고부가가치 제품 패키징 분야에 집중하고 있으며, 첨단 반도체와 미니 LED, 전기자동차 배터리 접합 공정 등에 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레이저쎌은 LSR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디바이스도 패키지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BSOM(Beam Shaping Optic Module)과 NBOL(iNnovation Bonding Optical Laser)이 대표적입니다. BSOM은 레이저에서 나오는 빔을 균일하게 만들어 주는 광학 시스템을, NBOL은 고출력 레이저와 냉각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해 설계한 레이저 광원 시스템을 말합니다.

레이저쎌 관계자는 “주력사업과 함께 디바이스도 제공하면서 패키징 부문에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는 중”이라며 “특정 제품군에 주력하지 않고, 제품군을 다변화해 매출규모를 늘리고 영업이익을 안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IPO 이후 흑자 전환하나

그 가운데 레이저쎌은 지난 4월 24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습니다. 상장은 기술특례로 진행되며,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입니다. 주식시장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IPO를 이 시점에서 단행하는 것입니다.

레이저쎌 관계자는 “IPO를 진행하기에 좋지 않은 조건인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 관점에서의 모멘텀을 가속화해야 하는 시점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현 시점에서 IPO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레이저쎌은 현재 복수의 글로벌 고객사와 장비 검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정 상호를 거론할 수는 없지만, ▲파운드리 ▲모바일 제공업체 ▲전기차 생산업체 등 주요 글로벌 기업에 장비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레이저쎌은 새로운 글로벌 주요 고객사에도 장비를 납품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와 맞물려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높아지면서 레이저쎌 장비를 찾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기술 고도화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IPO를 이 시점에서 진행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레이저쎌은 올해 안에 흑자 전환을 하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습니다. 최재준 레이저쎌 대표는 “올해를 흑자 전환 원년으로 만들고 기업공개(IPO)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레이저쎌은 2021년 96억82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요, 2020년 38억7900만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149.61% 성장했습니다. 영업손실도 2020년에는 18억6994만원이었는데, 2021년에는 7억9654만원으로 줄였습니다. 2배 가량 줄인 것이죠. 지난 1분기에도 적자폭은 줄어들어 5억6609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안에 흑자 전환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둔화와 패키징 장비업체 간 경쟁 심화 등 시장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레이저쎌의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올해 안에 흑자전환을 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결국 이번 IPO 결과에 따라 추후 레이저쎌의 향방도 어느 정도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레이저쎌의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은 6월 14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고, 상장은 24일에 진행됩니다. 그 결과가 어떨지 궁금하네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