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호실적 이어지는 LX세미콘, 다음 목표는?
국내 팹리스 기업 LX세미콘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분기에는 시장점유율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증권가에서는 LX세미콘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입니다.
LX세미콘은 LX그룹의 반도체 계열사입니다. LX그룹은 LG로부터 계열 분리되어 나온 기업인데요, 과거 LG그룹이 영위하던 일부 사업을 가져와 영위하고 있습니다. 현재 LX그룹은 지주회사 격인 LX홀딩스와 LG그룹으로부터 가져온 ▲LG상사 ▲판토스 ▲LG하우시스 ▲LG MMA와 오늘의 주인공 ▲실리콘웍스, 지금의 LX실리콘을 계열사로 두고 있습니다.
LX실리콘은 LX그룹 내에서 반도체 설계, 팹리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1999년 실리콘웍스라는 이름으로 설립됐으며, 2014년 LG그룹에 인수됐죠. 이후 LX그룹이 분사됐고, 2021년 5월 LX홀딩스가 실리콘웍스의 대주주가 되면서 사명도 LX세미콘으로 변경됐습니다.
그런 LX세미콘이 최근에는 또 다른 국내 팹리스 업체 텔레칩스의 지분을 인수하는가 하면, 이번에는 매그나칩 반도체 인수 의사도 밝혔습니다. 국내 시스템반도체 업체 인수전에 뛰어든 만큼 언론에서도 LX그룹과 LX세미콘이라는 이름을 주목하고 있는데요, LX세미콘이 어떤 기업이고 인수합병 시도와 추후 전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OLED 힘입어 수익 늘린 LX세미콘
LX세미콘은 반도체 중에서도 디스플레이 관련 반도체 설계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LX세미콘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데 사용되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isplay Driver IC, DDI)와 DDI에 전송되는 데이터의 양을 조절하는 타이밍 컨트롤러(Timing Controller, T-Con) 부문에서 대부분 발생하고 있죠. 그 중에서도 LX세미콘은 OLED 시장에 좀 더 초점을 맞춰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죠.
LX세미콘이 지난 5월 공시한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LX세미콘의 매출 중 85% 이상이 DDI에서 났습니다. 2020년에는 86.38%, 2021년에는 87.86%, 그리고 2022년 1분기에는 88.24%를 기록했는데요, 그만큼 전체 매출에서 DDI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그 외 LX세미콘에서 제공하는 제품은 DDI 이외 항목으로 분류가 됐는데요, 전체 매출 비중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회사 실적에 DDI 사업이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 가운데 LX세미콘의 매출, 영업이익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2021년 LX세미콘의 매출액은 1조8988억원, 영업이익은 3696억원을 달성했습니다. 2020년 회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619억원, 942억원이었는데요, 1년 새 매출은 63.42%, 영업이익은 292.36% 성장한 겁니다.
아직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1분기만 나오긴 했는데요, 각각 5851억원, 127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상반기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의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분기 평균을 상회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LX세미콘의 실적이 좋은 이유는 DDI와 T-Con 등 회사의 주력 부품 수요가 견조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일부 제품군의 경우에는 수요가 늘어나 가격도 인상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OLED 수요가 견조하기 때문에, 이에 필요한 부품을 다수 납품하고 있는 LX세미콘이 수혜를 입은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LX세미콘은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등지에 법인을 두고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 중 중국이 올해 초부터 OLED 패널 공급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기 시작하면서, 중국 시장에서 수요가 확대됐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LX세미콘의 주요 고객사 LG디스플레이가 OLED TV 패널 물량을 늘릴 예정인데요, 그로 인한 수혜도 LX세미콘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X세미콘은 2021년 글로벌 DDI 시장에서 점유율 11%를 기록하며 전체 공급업체 중 3위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와 대만 노바텍 뒤를 잇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노바텍이 LCD 패널 중심의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시장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OLED 부품 공급에 주력하고 있는 LX세미콘의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DDI에서 머무를 수 없어”
이미 DDI 수요 증가와 시장 확대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LX세미콘은 타 기업과 협업을 강화하고 인수전에 뛰어드는 방법 등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데 힘을 쓰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 5월 중순 LX세미콘은 텔레칩스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계약했습니다. LX세미콘은 텔레칩스의 10.93%의 지분을 총 267억7000만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인수는 9일 마무리될 예정인데요, 이렇게 되면 LX세미콘은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에 이어 2대주주로 등극합니다.
LX세미콘 측은 텔레칩스 지분을 인수하는 이유로 “기술⋅연구개발 등 사업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차량용⋅가전용 SoC와 MCU 사업 등을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고요.
LX세미콘의 매출은 대부분 디스플레이 관련 부품에 한정돼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성장성만 따지고 보면 제한적입니다. 모든 업황이 디스플레이와 DDI 시장에 달려 있는 것이니가요. 하지만 텔레칩스는 자동차에 탑재되는 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뿐만 아니라 디지털 콕핏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plication Processor, AP) 등을 주력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차량용 MCU, MPU 기술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데요, 자동차 관련 기술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것입니다. LX세미콘의 텔레칩스 지분 인수는 자동차 부문에도 생태계를 넓히려고 하는 의지를 드러낸 대목이라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LX세미콘은 매그나칩 반도체 인수전에도 뛰어들었습니다. 지난 17일 LX그룹이 매그나칩 반도체를 인수하기 위해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죠. 인수합병이 성사될 시 매그나칩 반도체는 LX세미콘에 영입될 예정이라는 이야기도 함께 나오고 있었습니다.
매그나칩 반도체는 LX세미콘과 마찬가지로 DDI 부문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LX세미콘이 DDI 부문 중에서도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시도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결국 이 또한 생태계 확장의 일환이라는 것이지요.
LX세미콘은 사업 영역을 확장할 만한 실탄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22년 3월 31일 기준 LX세미콘이 보유하고 있던 현금성자산은 1755억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21년 12월 31일 기준으로는 1356억원을 기록하고 있었는데요, 이 때보다 약 400억원 가량 늘어난 겁니다. 그만큼 사업 영역을 늘리기 위한 인수합병을 단행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하이투자증권은 LX세미콘 전망과 관련해 “회사의 사업을 살펴보면 OLED 관련 사업이 45~50%에 달하는데, OLED 시장 성장세에 따라 꾸준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LX그룹은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LX세미콘의 신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LX세미콘이 DDI 시장뿐만 아니라 신사업에서도 강세를 보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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