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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문구를 만들기위해 토스가 개발한 것

“5000원을 보냈어요”, “토스뱅크로 이동할게요”, “몇 주를 구매할까요.”

토스에는 은행, 증권, 보험, 송금, 결제 등 수많은 서비스가 존재한다. 동시에 사용자는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수많은 메시지를 마주한다. 이때 공통점은 토스에서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문체가 비슷하다는 점이다.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한자어나 수동형 표현을 지양하고, 쉬운 단어와 능동형 표현을 위주로 쓴다. 토스는 메시지의 전반적인 톤을 맞춰 사용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자 목표라고 강조한다.

토스의 박민수 디자인플랫폼팀 엔지니어는 8일 열린 온라인 개발자 컨퍼런스 ‘슬래시22’에서 “친근하고 쓰기 쉬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용자와 간결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과정을 시스템화하고, 이를 광범위하게 거칠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하며 ‘보이스톤 메이커’ 개발과정을 소개했다.

토스의 보이스톤 메이커 활용 모습

토스의 ‘보이스톤 메이커’는 서비스에 선보일 문구를 간결하고 친근하게 쓸 수 있도록 문장의 규칙을 제공하는 사용자경험 라이팅툴(UX Writing)이다. 토스 서비스에서 “5000원을 보냈어요”, “토스뱅크로 이동할게요” 등 사용자 안내문구의 문체를 통일하고, 어려운 단어와 표현을 활용하는 대신 문장을 쉽고 간결하게 만들어주는 도구다.

예를 들어, ‘5000원 송금이 완료되었습니다’라는 문장은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한자어, 수동형 표현, 딱딱하게 느껴지는 어미가 포함됐다. 토스는 보이스톤 메이커를 사용해 이 문장을 “5000원을 보냈어요”라는 문장으로 바꿨다. 송금, 완료라는 한자 표현을 없애고 피동을 능동으로 바꿨다.

불필요한 한자어 표현이나 생략 가능한 단어를 확인한 뒤 한글 표현으로 수정하거나 삭제한다.

이처럼 보이스톤 메이커는 토스와 맞지 않는 텍스트를 잡아내 대체할 수 있는 단어와 문장을 보여준다. 보이스톤 메이커의 작동 과정은 대략 이렇다. 먼저, 불필요한 한자어 표현이나 생략 가능한 단어를 확인한 뒤 한글 표현으로 수정하거나 삭제한다. 또 긴 문장은 간결하게 바꾼다. 경어체와 문어체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명령조로 작성된 어미를 해요체로 통일한다. 수동형 문장을 능동형 문장으로 고치는 것이 토스 보이스톤 메이커의 규칙이다.

다만, 보이스톤 메이커의 규칙은 단순히 일정한 단어를 가지고 대체어에 대응하는 형태는 아니다. 박민수 엔지니어는 “내부 로직에 따라 제목에 마침표가 쓰인 경우 마침표를 쓰지 않도록, 반대로 단순 설명에 마침표가 없는 경우 쓰도록 가이드하고 있다”며 “즉, 어떤 텍스트 컴포넌트인지에 따라 자연스러운 방향으로 안내할 수 있도록 규칙과 로직을 별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자 표현이더라도, 이해를 도울 경우 사용한다.

또 같은 단어라고 하더라도, 문장에 따라 예외를 적용했다. 한글 대신 불필요한 한자어 표현을 사용했을 때, 오히려 한자어 표현이 이해가 잘 될 경우 문장에 쓰인 단어와 비교해 허용한다.

디자인플랫폼 팀에서는 보이스톤 메이커의 도 다른 문제점에 주목했다. 보이스톤 메이커는 주로 디자인 단계에서 수동적으로 사용되는 만큼, 사람이 확인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문구나 기존에 출시된 레거시 화면에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결국 새로운 서비스가 출시된 후, 실제 앱을 사용하는 단계에서 방향성과 맞지 않는 문체를 걸러내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보이스톤 메이커 린팅 과정

이를 해결하기 위해 토스는 개발자들도 이 규칙을 활용할 수 있도록 린트(Lint)를 활용했다. 린트는 소스코드를 분석해 프로그램 오류, 버그 등 의심스러운 부분에 표시할 수 있는 도구다. 토스는 개발자들이 토스와 맞지 않는 표현을 표시해, 개발 단계에서도 문체를 한 번 더 검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때 개발자들이 찾은 키워드는 적절한 표현으로 바꿀 수 있도록 린트픽스(LintFix)를 통해 여러 대체어의 제안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박민수 엔지니어는 “린트는 자바(Java)나 코틀린(Kotlin) 코드뿐만 아니라 XML코드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동작한다”며 “덕분에 문구를 다듬는 별도 과정이 아니더라도, 개발자들이 기존 제품을 유지보수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슈를 확인하게 되고 사일로 내에서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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