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쿡신문] 금융 산업에 뛰어드는 애플

애플이 본격적으로 금융업에 뛰어드는 모습입니다. 최근 연례 개발자 행사 ‘WWDC2022’에서 선구매후지불(BNPL, Buy Now Pay Later) 서비스를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애플은 애플 페이를 통해 ‘애플 페이 레이터’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애플 페이 레이터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면 일시불로 돈을 내지 않고 2주마다 4회에 걸쳐 지불할 수 있게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애플이 외부 금융사와 제휴를 통해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애플의 100% 자회사를 통해 직접 서비스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설립된 ‘애플 파이낸싱’이라는 자회사는 BNPL을 위한 관련 라이선스도 취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NPL은 말 그대로 고객이 구매할 때 제품의 가격을 100% 내지 않고, 구매 후에 분할로 내는 서비스입니다. 신용카드 할부 서비스와 같습니다. 해외에는 신용카드 할부 서비스가 활성화 되어 있는 곳이 별로 없기 때문에 BNPL을 비즈니스 모델로 설립된 핀테크 스타트업이 다수 있습니다. 신용카드 발급이 어렵거나, 신용카드 사용을 선호하지 않는 이들, 복잡한 금융 서비스를 싫어하는 MZ세대가 주 타깃 고객입니다.

BNPL은 겉으로 볼 때는 할부 서비스지만, 본질적으로는 대출 비즈니스입니다. 고객의 신용을 평가해서 여신을 제공하는 것과 같습니다. 애플은 일반적인 신용평가와 함께 자체적인 신용평가도 활용할 예정입니다. 애플 아이디를 보유한 이용자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는 애플이기 때문에 자체적인 신용평가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애플의 우량 고객이라면 애플 페이 레이터 서비스 이용에 제약이 없겠네요.

대부분의 BNPL 업체들은 이용자에게 이자나 수수료를 받지 않거나 낮게 책정합니다. 대신 가맹점에서 수수료를 받습니다. 우리나라 신용카드와 같은 시스템이죠. 이는 애플도 마찬가지 입니다. 애플 페이 레이터를 이용해도 수수료나 이자를 내지는 않지만, 가맹점은 수수료를 내야합니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신용카드 수수료를 내나 BNPL 수수료를 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특별한 거부감은 없을 듯 합니다.

BNPL은 애플의 남아도는 현금을 굴릴 수단이기도 합니다. 2022년 2분기말 기준으로 애플은 현금과 유가증권으로 약 2000억달러(257조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BNPL 전문 스타트업은 대출 자금 마련을 위해 은행 등 전통적인 금융기관의 손을 빌려야 하지만, 애플은 그냥 자기 통장에 있는 돈을 쓰면 됩니다. 이 때문에 가맹점에게 받는 수수료는 100% 애플의 수익이 됩니다.

애플이 BNPL에 뛰어든다는 소식은 기존의 BNPL 스타트업에는 재앙적 뉴스에 가깝습니다. 고객접점, 자금력, 수수료 등 모든 면에서 애플을 이기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어펌과 같은 BNPL 업체들은 애플 페이레이터의 등장 이후 주가가 떨어졌습니다. 다만 애플의 참여가 시장의 파이를 키워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애플의 BNPL 진출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아이폰과 애플 페이의 지배력을 BNPL 시장으로 전이시키는 불공정 행위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또 인플레이션 시대에 젊은 세대의 무분별한 소비를 부추기거나, 신용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을 걱정하기도 합니다. 2000년대 초 우리나라의 경우 신용카드 남발로 카드대란을 경험한 적이 있죠.

그럼에도 애플이 본격적으로 금융 비즈니스의 세계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애플이 향후 금융의 어느 영역까지 침범해 들어갈지 궁금해집니다.

 

중국 비야디(BYD), 테슬라에 배터리 공급하나

중국 배터리 업체 비야디(BYD)가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BYD는 중국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의 뒤를 잇는 기업입니다. CATL처럼  저가형 모델인 LFP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SNE리서치에 따르면, BYD는 지난 1분기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기준 3위를 기록했으며, 11.1%의 점유율을 달성했습니다.

테슬라가 생산하는 전기차는 크게 보급형과 프리미엄 라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프리미엄 라인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이 공급하는 3원계 배터리가 사용되며, 중저가형 라인에는 CATL이 공급하는 LFP배터리가 탑재됩니다. 테슬라가 생산하는 전기차 중 절반 정도에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LFP배터리 공급처가 CATL 한 군데밖에 없다는 점은 테슬라의 교섭력을 떨어뜨리는 요소였습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상하이를 봉쇄하면서, 해당 지역에 공장을 두고 있던 CATL의 배터리 생산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BYD는 시안, 선전, 창저우, 창샤 등 다른 지역에 배터리 생산라인을 두고 있어 상하이 도시봉쇄의 영향을 덜 받았습니다. LFP배터리 수급에 어려움을 겪은 테슬라가 공급망을 늘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보로 보입니다.

CATL 입장에서는 점유율을 빼앗긴다는 점에서 부정적 소식일 것입니다. 다만 배터리 시장이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고, 이미 CATL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당장 큰 타격을 입거나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로 흥했던 클럽하우스’ 앞에 켜진 빨간불

코로나 초기, ‘힙한 서비스’로 인기를 끌면서 유명인들의 목소리 창구가 되었던 음성 중심 SNS ‘클럽하우스’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클럽하우스는 최근 광범위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회사의 콘텐츠 전략 수립에 중추적인 일을 해온 임원들이 회사를 떠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클럽하우스가 문을 닫는 것은 아닙니다. 엔지니어링과 제품, 디자인 전반에 걸친 구인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클럽하우스는 초기 영광의 시절 이후 유사한 아이디어를 가진 서비스들이 계속해 등장했습니다. 아마존이 음성 기반 소셜앱을 선보였고,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기존 인기 SNS도 음성 기반의 소셜 서비스를 덧붙이면서 클럽하우스의 영역을 침범했습니다. 경쟁자가 많아진 데다, 사람들이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엔데믹 시점이라는 것도 클럽하우스에게는 도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 사람들이 대면하기 어렵기 때문에 클럽하우스에서 만나 작은 세미나를 겸하고, 소통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클럽하우스로서는 지금이 새로운 전략을 짜야할 시점이기도 합니다.

 

유럽연합 “애플 충전포트 바꿔!”

유럽연합(EU) 의회는 2024년 가을까지 EU에서 판매되는 모든 스마트폰(애플의 아이폰 포함)에 유선 충전용 범용 USB-C 포트를 장착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에 합의했습니다. 이 규칙에는 태블릿, 디지털 카메라, 헤드폰, 휴대용 비디오 게임기, 전자 판독기 등 다른 전자 기기에도 적용됩니다. 노트북에도 당장은 아니지만 40개월 이후 이 규칙이 적용됩니다.

충전포트 표준화는 전자폐기물을 줄이고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입니다. 모든 가정에 표준 충전기가 있으면, 제조업체들은 제품 박스 안에 충전기를 함께 공급하지 않아도 됩니다. EU는 이 법으로 소비자들이 불필요한 충전기 구입을 줄여 연간 2억5000만유로를 절약할 수 있으며, 연간 약 1만1000톤의 전자 폐기물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애플입니다. 애플 아이폰은 라이트닝 커넥터라는 독자적인 충전포트를 사용했는데, 이 법에 따라 USB-C로 바꿔야 합니다. 2021년 애플은 세계적으로 2억410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했으며, 이 중 약 5600만대가 유럽에서 팔렸습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애플이 어떻게 이 규제에 대처할지 주목됩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충전포트를 없애고 무선충전만 되도록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옵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USB-C를 탑재한 아이폰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애플 분석가인 궈밍치는 내년에 아이폰에 USB-C를 탑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USB-C를 탑재하더라도 유럽을 위한 별도의 제품을 만들 것인지, 아니면 전세계 아이폰 충전포트를 USB-C로 바꿀 것인지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메타 스마트워치, AR글래스 줄줄이 취소…메타버스 정체성 흔들리나

메타가 하드웨어 신제품 개발을 대부분 중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블룸버그는 현지 시각 9일 “메타가 2년간 개발하던 스마트워치 출시를 보류했다”고 전했습니다. 메타는 올해 스마트워치와 AR 기기 등의 신제품을 선보이기로 한 바 있습니다.

예고됐던 메타의 스마트워치는 다른 스마트워치와는 좀 달랐던 제품입니다. 다른 제품들은 주로 헬스케어 쪽에 초점이 있었다면, 메타의 제품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 활용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었습니다. 스마트워치 전·후면에 카메라를 탑재해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리기 쉽도록 준비 중이었습니다.

메타가 출시를 보류한 것은 기술적 문제인 듯 보입니다. 후면 카메라가 손목 생체 신호 감지 센서와 교섭을 일으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손목 부분 생체 인식 센서는 스마트폰의 지문 인식과 같은 기능을 하므로 해당 기능을 빼면 보안 기능이 없는 제품이 됩니다. 그렇다고 카메라를 빼면 메타버스와 소셜미디어를 목적으로 하는 제품의 출시 의의가 사라집니다.

메타는 AR글래스 역시 상용화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디인포메이션은 “메타가 AR과 VR을 연구하는 리얼리티랩스의 투자를 줄이기 위해 AR글래스 출시를 보류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커넥트 행사에서 공개된 ‘프로젝트 나자리(Nazare)’ 제품은 독립형 AR 글래스로, 메타버스 회사로 전환하려는 메타에게 핵심적인 제품으로 꼽힙니다. 당초 2024년 첫 제품을 공개하기로 발표했으나 리얼리티랩스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자 시제품을 우선 만들고 2026년 제품으로 바로 건너뛴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스마트워치, AR글래스 등은 메타버스에 집중하려는 메타의 계획이 담긴 제품입니다. 사람들이 더 많이 사진을 찍고, 신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제품이죠. 광고 매출 저하로 이러한 상품들을 출시하지 않는 것은 메타의 미래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메타는 당분간은 인스타그램 등에 집중하고, 하드웨어 기술은 내부에서 테스트 목적으로만 사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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