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커머스 분야의 최대 이슈는 ‘컬리’입니다. ‘컬리는 과연 계획대로 상장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공식, 비공식적으로 많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컬리는 지난 3월 상장 예비 심사를 신청한 바 있습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상반기 안에 그 결과가 나옵니다. 컬리도 당시 상반기에 상장하겠다는 목표 일정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 분위기가 어두워 지면서 컬리의 계획이 그대로 실현될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주식은 맥을 못 추고 있고요, 지난해 미국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한 쿠팡의 주가는 상장 직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장을 추진하는 컬리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상장에 대해 컬리측은 조심스러운 동시에 어느 정도 자신 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렇다면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컬리는 괜찮을까요? 

 

컬리 상장 예심 통과, 언제쯤?

컬리의 상장이 난관을 겪고 있다는게 일반적인 생각입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주식 시장은 거품이 꺼지고 있습니다. 미래 가치로 고평가 받았던 기업들은 현재 얼마나 잘하고 있느냐를 중심으로 평가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 가운데, 거래소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 시장이 얼어붙은 지금같은 시기에 상장이 진행돼 많은 투자자가 손해를 입게 될 경우, 거래소가 감당해야 할 책임이 적지 않다며 거래소가 신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거래소가 투자자 보호 기조를 강화했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컬리는 일명 ‘유니콘 특례 상장'(시장평가 우수기업 특례)을 노립니다. 유니콘 특례 상장이란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기업이 기술성 평가 기관 한 곳에서만 A등급 이상으로 평가받는다면 상장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비록 적자가 2000억원 규모지만 컬리는 지난해 투자 당시 기업가치 4조원을 인정 받았으며 2021년 연결기준 매출 1조 5614억원을 달성해 해당 요건을 충족합니다.

컬리는 6월 내지 7월에 예심 적격 판정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보는 중입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예비심사 통과까지 최대 45일(영업일 기준 2개월) 걸린다고 밝혔지만 지난해부터 상장 예심 청구 기업을 살펴보면 심사 기간이 늘어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최근 차량 공유 업체 쏘카가 지난 1월 5일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해 지난 4월 6일 적격 판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영업일 기준 60일 정도 걸린 셈입니다.

올해 초 거래소의 인력 과반수가 신규 인력으로 교체된 점, 얼어붙은 주식시장 분위기 속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가 신중해진  만큼 컬리의 심사가 거래소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라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컬리가 증명해야 하는 성장성

상장 예심 이전부터 컬리의 상장에 걸림돌이 되었던 점은 컬리의 경영권 안정입니다. 한국거래소는 김슬아 대표 지분율이 낮아 경영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예심 이전 우호 지분 20% 확보와 보호예수기간 2년을 주문했습니다.  이후 김슬아 대표는 우호지분 20%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장 예비 심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 문제로 떠오르는 것은 컬리의 성장 가능성입니다.

우선 각계 전문가들은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에 우려가 높습니다. 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사람들이 다시 오프라인에서 돈을 쓰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와 달리 이커머스 시장은 여전히 활발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4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6조 4,571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9% 증가했습니다.

특히 음식료품 거래액이 전년 동월 대비 16.6% 증가한 점은 주목할 만 합니다. 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식료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 관계자는 이제 식료품 시장은 온라인이 중심이라며 팬데믹이 종식돼도 소비자의 식료품 구매 패턴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도서 등 일부 카테고리와 달리 식품군 온라인 침투율이 28%에 불과, 앞으로 식품을 중심으로 한 이커머스 업체들의 성장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 가운데, 컬리의 성장세는 그리 낮지 않습니다. 경쟁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높은 수준입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기준 거래액은 2배 가까이 성장했으며 직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도 성장했습니다. 실제로 이커머스 업계 특성상 1분기에는 매출이 낮지만 3,4분기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컬리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최근 주주들에게 공유된 자료에 따르면 컬리의 올 총거래액(GMV)은 6417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가량 성장한 수치를 보였습니다.

고객 충성도도 높습니다. 고객이 얼마나 기업을 사랑하는지를 강조하는 건 아마존의 특기인데요, 쿠팡과 컬리도 아마존의 방식을 따릅니다. 컬리에 따르면 월 150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은 2016년 이후 매년 4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재구매율도 2021년 기준 76.5%에 다다릅니다. 한 채널에 정착하면 해당 채널에서 습관적으로 소비하는 고객들을 잡은 셈입니다.

그러나 컬리의 성장세, 고객 충성도와는 별개로 컬리의 사업이 앞으로 계속해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가는 계속 우려되는 점입니다.


우선 컬리의 핵심 사업인 ‘샛별배송’이 특별한 서비스냐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플랫폼의 가치는 시장을 얼마나 독점, 혹은 과점하느냐에 달려 있는데 현 시점에서 컬리가 문을 연 새벽배송은 아주 특별한 서비스가 아닙니다. 이미 쿠팡, SSG닷컴 등 쟁쟁한 경쟁업체가 있습니다.

컬리가 큐레이션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타 기업과 나름의 차별화인 셈입니다. 하반기에 컬리페이와 함께 출시할 예정인 오픈마켓 ‘큐레이티드 마켓플레이스’도 컬리가 검증한 비식품군 상품을 들여놓겠다고 밝힌 시스템입니다. 현재 큐레이티드 마켓플레이스는 컬리가 직접 배송을 맡지 않은 일부 대형 가전을 판매하는 오픈마켓입니다. 컬리의 물류센터를 거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운영 부담이 덜해 효율성을 높이는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컬리가 배송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최근 확장 중인 아티제도 큐레이티드 마켓플레이스에 포함됩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컬리가 어떤 부문에서 전문성을 가지냐는 겁니다. 컬리는 비싸지만 품질 좋은 식재료를 판매하는 장보기앱에서 시작했습니다. 현재 컬리의 PB상품인 ‘컬리365’는 품질 좋은 식자재를 최저가로 판매한다는 간판을 내걸고 있습니다. 또한 컬리는 가전, 뷰티, 여행 상품까지 카테고리를 계속 확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컬리는 자사를 리테일테크 기업이라고 소개 중입니다.

그러나 가전, 여행 상품은 타업체와 차별점을 찾을 수 없는 제품입니다. 일각에서는 컬리가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오히려 장점을 흐리는게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합니다. 컬리 관계자는 기존 식자재를 구매하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상품으로 카테고리를 넓혔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기준 컬리의 비식품 카테고리 비중은 33%까지 확대되었으며 뷰티 카테고리는 컬리의 또 다른 효자 상품군입니다.

컬리가 공공연하게 말하는 공헌이익에 대한 의문도 큽니다. 공헌이익이란 매출액에서 변동비를 뺀 액수입니다. 남은 비용은 고정비를 포함한 매출액이니 고정비를 뺀다면 영업이익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는 셈입니다.

업계에서 계속해 지적하는 점은 과연 컬리에게 있어 인건비가 늘지 않는 고정비냐는 겁니다. 직접 물류를 하는 컬리 입장에서는 규모가 증가할수록 기존 인원만으로 물류량을 처리할 수 없습니다. 계속해 인건비가 증가한다는 의미인데요. 이렇게 된다면 컬리의 인건비는 고정비라기보다는 변동비에 가깝습니다. 컬리는 일정 지역의 주문 밀집도가 증가하고 물류센터 내 숙련된 노동자가 많을수록 물류 효율이 높아진다고 설명합니다.

 

컬리의 신사업

현재 컬리는 꾸준히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3자배송, 컬리페이가 대표적인 신사업입니다.

우선 3자배송은 컬리 자회사 ‘컬리 넥스트마일’이 맡습니다. 컬리 넥스트마일은 현재 수도권, 부산, 울산의 샛별배송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컬리 넥스트마일 송승환 대표는 넥스트마일의 장점으로 국내 최대 콜드체인 배송 시스템, 테크에 기반한 초격차 수준의 운영 역량을 꼽았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업계에 낮은 비용, 높은 효율성으로 새벽 배송 솔루션을 보급하겠다는 겁니다.

올해 목표는 3자배송 고객사를 3배 이상 확충하는 것입니다. 컬리 관계자는 새벽 외 시간에 이용하지 않는 차량을 이용해 배송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임금, 배송 단가에 대한 수익성이 고민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컬리페이’는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지난해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체 페이봇을 인수한 후 준비해온 서비스입니다. 만일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가 도입된다면 제조사인 중소기업과의 정산 업무가 간편해지고 소비자의 이용을 더욱 촉진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와 제조사와 긴밀한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연결수단이 되는 셈입니다.

 

자금은?

한편, 컬리의 자금력이 고갈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립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1월 컬리가 수혈받은 2500억원이 7월이면 고갈될 것이라며 컬리의 상장에 대해 우려했습니다. 컬리의 상장이 미뤄진다면 자금이 더욱 부족해질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만약 컬리가 상장한다면 자금을 어느 수준 확보할 수 있겠지만 원하는 선까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도 합니다. 컬리는 지난해 7월 2254억원 규모의 시리즈F 투자 유치를 완료하며 기업가치 4조원을 인정 받았습니다. 컬리는 이번 상장에서 4조원 이상의 몸값을 인정받아야 하는 과제를 앞두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컬리가 많게는 8조 9000억원 수준의 몸값을 인정 받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도 돕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지난해 인정받은 기업가치인 4조원도 컬리의 2021년 매출의 2.5배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바뀐 시장 환경을 고려했을 때 8조원은 너무 높은 수준이라는 우려죠.

그러나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컬리는 현재 4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보유 중입니다. 지난해 물류센터로 2177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앞으로 2021년과 같은 수준의 영업손실이 나타나더라도 2년 정도는 버틸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2023년 12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두동지구에 컬리 물류센터가 들어서 이에 대한 비용도 추가로 지출될 예정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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