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리뷰] 드론 초보도 날릴 수 있는 DJI 미니 3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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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종철의 까다로운 리뷰. 오늘은 저의 처참한 실패기를 들려드립니다.

저는 손으로 하는 건 대부분 다 못합니다. 게임, 요리, 포토샵, 자전거, 운전 하여튼 다 못하는데요. 그런 제가 예전에 드론을 산 적이 있습니다.

한번은 출장길 심천에서 장난감을 샀었어요. 앵그리버드 모양이었는데 저는 이걸 켜자마자 호텔 방을 깨박살 냈습니다. 그런데 다른 분들은 당일에 정밀 컨트롤까지 하시더라고요.

나머지 한번은 드론이 한창 소형화 중일 때 펀딩해서 샀었는데요. 넓은 축구장에서 날렸었는데 첫 비행에서 나무에 걸렸습니다. 작대기로 흔들어도 안 되는 위치에 있어서 낙엽이 질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래서 가을에 남의 회사에 들어가서 구출을 했었죠.

두번째 비행에서 이제는 정말 잘할 수 있다. 이러면서 날렸는데 드론이 조종기 범위를 넘어가 버린 겁니다. 하염없이 날아가는 드론을 보면서 안녕 잘 가, 잘 살아 행복해야 해. 그것이 드론과의 마지막이었습니다. 그 뒤로 저는 드론은 쳐다보지도 않았어요. 스타 종족도 테란으로 바꿨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리뷰 문의가 들어온 겁니다.

자 그래서 일단 받았는데요. 드론이 얼마나 발전한지는 머리로는 알고 있었습니다. 드론하면 DJI죠. 이 DJI 드론이 점차 소형화되고 있거든요. 이유는 잘 아시죠? 250g 이상이면 기기를 등록해야 됩니다. 그거보다 작아야 막 날릴 수 있어요. 분단국가라서 그렇고요. 레디투플라이 앱, 드론 원스톱 민원 신청 사이트, dji.com/flysafe에서 비행 가능 지역을 확인할 수 있고요. 서울 인근에서는 주로 대덕드론비행장, 신정비행장, 광진구 한국드론공원에서 날릴 수 있죠. 주로 군부대 없고, 공항 없는 지역에서는 쉽게 날릴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 그런 데가 흔치 않잖아요. 꼭 지도 확인하시고요. 촬영 허가는 어디서든 받으셔야 됩니다.

하여튼 물건을 받았는데 저는 아직까지 그 상처가 다 낫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겁이 나요. 일단 촬영 허가를 신청했는데 뭘 잘못 입력했는지 허가가 안 나는 거예요. 그래서 돈을 내고 월드컵공원에서 촬영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건 원스톱 민원 신청보다는 빠른 결과가 나옵니다.

그 이후 4일동안 집에서 지옥 훈련을 했습니다.

드디어 촬영 당일, 당일에 월드컵공원 내 노을공원으로 갔고요. 이쪽이 월드컵공원 내 다른 공원보다 인적이 약간 드물거든요. 전동버스 꼭 타시고요. 10분 정도면 정상까지 갑니다.

우선은 첫 야외 비행이니까 리턴투홈 설정을 했습니다. 야외에서 날리면 자동으로 되는데 걱정돼서 먼저 했고요. 배터리가 없거나 신호가 유실되면 그 위치로 돌아오는 기능입니다. 제 옛날 드론에 이 기능만 있었어도 이렇게 큰 상처는 남지 않았을 텐데요. 이 기능만 있으면 장애물 없는 넓은 지역에서는 안 잃어버립니다.

조작할 때 저는 화면이 딸려있는 DJI RC를 썼는데 사용 방법 자체는 핸드폰 연결하는 제품과 똑같습니다. 조종기 안에서 앱이 실행돼요. 앱 사용법은 DJI의 다른 제품 있죠. 오즈모 쓰시는 분들은 쉽게 적응하실 수 있고요. 아닌 분들도 잠깐만 공부하시면 됩니다. 다른 카메라 앱이랑 비슷해요.

우선은 자동 모드, 마스터샷, 퀵샷 등으로 먼저 촬영을 해봤는데요. 퀵샷은 드로니, 로켓, 서클 이런 모드 실행하는 거고요. 마스터샷은 이걸 섞어서 지가 알아서 찍어주는 겁니다. 이제 뭐 거의 드론 고수 같은 저의 실력, 한번 감상하시죠.

어떻습니까? 고수의 향기가 나지 않습니까?

특히 이번 미니 3 프로는 원래 미니에는 없고 에어나 매빅에만 있던 추적 모드가 들어갔거든요. 손바닥만 한데 될 건 다 되는 겁니다. 그래서 도망가봤습니다

급하게 가는데도 잘 따라오네요. 갑자기 방향을 변경하면? 사실 드론한테는 우습습니다. 금방 따라오죠.

DJI의 자랑이죠. 액티브 트랙 4.0입니다. 그냥 따라올 수도 있고요. 평행으로 따라오게 할 수도 있습니다. 영상은 굉장히 고요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좀 시끄러운 상태고요. POI 3.0이라고 해서 특정 지점을 설정하면 그 피사체 중심으로 거리, 속도 조정하면서 찍어주는 모드도 있습니다.

자, 이 제품 카메라에는 짐벌이 달려있어요. 안정적으로 촬영할 수 있다는 뜻인데, 이번에는 수직 모드도 지원합니다. 화면을 가로로 찍고 자르는 게 아니라 짐벌을 실제로 돌려서 높은 해상도 그대로 찍는 거죠. 이거 되게 중요해요. 요즘 틱톡은 물론이고요. 인스타그램, 유튜브 모두 세로 영상을 밀어주고 있습니다. 올려보면 다른 영상들이랑 조회수가 다르거든요. 영상도 이제 세로 시대인 거죠. 그리고 댄스.

촬영은 배터리로 한 34분 정도 가능하다고 했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설정하고 이동하고 하니까 플라이 모어 킷, 배터리 세개로 한 2시간 30분 정도 촬영했습니다. 더 큰 배터리 플러스는 개당 47분까지 찍을 수 있고요. 배터리 한개로도 그럭저럭, 세개면 넉넉해요. 가족이랑 여행을 갔는데 2시간 반 동안 촬영하면 욕먹습니다. 너 혼자 여행왔냐!-이런 소리 들어요. 1시간 넘어갔을 때부터 눈치 보이기 시작합니다. 꼭 혼자 가세요.

이외에도 파노라마, 타임랩스, 슬로모션 같은 촬영 모드 안정적으로 잘 찍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쫄보라서 한강 근처에 갔을 때는 원래는 100미터 이상 날려도 돼요. 그런데 한 30미터까지밖에 못 날렸습니다. 한강변가니까 풍속이 좀 강해졌거든요. 그래서 파노라마 같은 모드는 안정적으로 촬영이 안 된다고 나옵니다. 직접 조작하면서 동영상을 찍으면 됐을 텐데 저는 아직 상처가 다 낫지 않았습니다.

고수분들이 보시기에는 답답하죠. 그러나 최선이었습니다. 만약 다음에 도전하면 더 잘 날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이 화질은 1080p고요. 4K 60FPS, HDR까지 촬영 가능합니다.

자, 초보자 여러분께 말씀드리자면, 조작 쉽습니다. 여러분 플스 짬바 있지 않습니까. 플스처럼 조작 가능합니다. 겁나면 고도, 속도 제한 가능하거든요. 천천히 하면 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리턴투 홈, 이 기능 만든 사람, 노벨상 줘야 합니다. 제 경우에는 멀리는 안 날렸지만 배터리 다되니까 알아서 돌아오더라고요. 제 트라우마를 치료한 DJI 여러분들께 이종철상 드립니다.

자 이 제품, 무게도 좋고요. 배터리 타임도 꽤 괜찮고 조작도 쉽습니다. 가장 어려운 게 조작이 아니라 촬영 허가 받는 거거든요. 이 부분만 좀 연습하시면 드론, 개발로도 충분히 하실 수 있습니다.

조금만 적응되면 정말 재밌습니다. 촬영한 결과물도 좋지만 날리는 자체가 재밌어요. 우리 다 어릴 때 날아다니는 게 꿈 아니었습니까? 화면 속에서라도 날아보시기 바랍니다.

자, 그럼 이 제품을 살 것이냐 말 것이냐.

나는 인터넷으로 뭐 신청 못 한다. 사지 마세요. 일 어렵습니다.

가양대교, 신정동, 광나루 인근에 산다. 사세요. 선택받은 땅입니다. 공항 군부대 없는 동네에 살아도 추천드립니다.

나는 시끄러운 게 싫다. 사지 마세요. 시끄럽습니다.

드론 그거 날려서 뭐 해. 사지 마세요. 사지 마시고 한번 빌려서 해보세요. 정말 재밌습니다.

싼 드론이 좋다. 사지 마세요. 비쌉니다. 일반 팩 93만원, RC 포함하면 113만원. 플라이 모어 킷 적용하면 130만원대 됩니다. DJI의 다른 드론으로 먼저 연습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내가 플스 좀 한다. 사세요. 이미 여러분은 고수입니다.

자, 다음 시간에도 초보의 도전기는 계속됩니다. 많은 참견 부탁드리겠고요. 그때까지 구독, 팔로우, 알림 설정, 위험한가요?

영상.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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