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카오모빌리티(이하 카모)가 인수합병(M&A) 시장의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에 관련 업계가 뜨겁다. 카카오가 국내 최대의 모빌리티 플랫폼을 팔아치울 것으로 예상한 이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최초 보도가 나온 이후 카카오는 “확정된 사실이 없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모습이지만, 카카오모빌리티 내부 임직원 행사에서 “본사차원에서 매각 논의가 이뤄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경영진이 설명했다.

각종 언론보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모 지분의 40% 정도를 매각하려고 한다. 카카오는 카모 지분의 57.5%를 보유한 상태다. 나머지 지분은 TPG컨소시엄(TPG·한국투자파트너스·오릭스)이 약 24%, 미국계 사모펀드 칼라일이 6.2%를 갖고 있다. 인수자는 카카오의 지분뿐 아니라 TPG 등의 지분도 인수할 것으로 전해진다.

카모가 운영하는 카카오T는 압도적인 국내 1위의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택시 호출 시장은 90% 이상 점유하고 있으며, 대리운전도 플랫폼 기반 호출 중에는 따라올 자가 없다. SK와 같은 대기업이 그렇게도 따라잡고 싶어도 근처에도 가지 못하는 플랫폼이다. 서비스 출시 이후 줄곧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처음 영업이익을 남겼다. 수년간 엄청난 투자를 하고 이제 겨우 이익을 얻으려 하는데, 카카오는 왜 카모를 팔려고 할까?

1. 암울한 주식 시장

카모는 상장을 해야할 시점이다. TPG나 칼라일과 같은 재무적 투자자들이 엑시트를 해야할 시점이 왔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TPG 컨소시엄에서 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5년 내 상장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시점이 안 좋다. 금리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주식 시장이 얼어붙었다. 지금 상장을 한다고 해도 제대로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IPO를 통한 투자자 엑시트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 지난해 상장된 카카오 계열사의 주가가 공모가 아래에서 형성되어 있다. 상황을 고려하면 카모가 IPO로 대박을 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상장 대신 매각으로 U턴 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2. 카카오톡의 확인된 수익성

카카오T의 초기 앱인 카카오택시가 등장한 것은 2015년이다. 당시 카카오는 압도적인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지만, 확고한 수익모델은 없던 시기였다. 카카오톡은 돈이 되지 않았다. 게임 유통 플랫폼으로 수익성을 인정받았다가 시들해지는 상황이었다. 다음을 포함한 연간 매출이 1조원도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카카오는 카카오톡 이외에 무언가 확실한 수익모델이 필요했다.

그때 출시된 카카오택시(현 카카오T)는 등장하자마자 빠른 속도로 택시호출 시장을 집어삼켜버렸다. 당시는 우버를 필두로 모빌리티 플랫폼의 가치가 최고조에 있던 시기였다. 모빌리티 플랫폼은 슈퍼앱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점쳐졌으며, 모빌리티를 장악하는 자가 모든 것을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았다. 카카오가 카모에 큰 기대를 건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두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모빌리티 플랫폼은 예전만큼의 위상이 사라졌다. 모빌리티 그 자체는 수익성이 거의 없었고, 슈퍼앱으로의 발전도 더뎠다. 우버의 경우 음식배달로 회사를 유지했다. 카카오T의 경우 대리운전이 쏠쏠한 수익원이었지만, 나머지 분야에서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때 카카오톡의 비즈니스가 터졌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에 비즈보드라는 광고를 달기 시작한 후 카카오의 등은 따뜻해졌다. 여기에 웹툰/웹소설 플랫폼도 급격히 성장함에 따라 꿈에서나 그렸던 글로벌 시장 진출이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카카오의 2021년 실적은 6조원을 넘겼으며, 영업이익도 약 10%에 달했다.

이제 카카오는 카카오톡 이외의 슈퍼앱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카카오톡으로 커뮤니케이션, 정보 습득, 상거래 등을 모두 진행한다. 카카오T가 택시나 대리운전 등 모빌리티 서비스 그 자체로 큰 수익을 낸다면 모를까, 다른 사업으로의 확장은 카카오톡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3. 골목상권 침해 논란

카카오는 불과 2~3년 전까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였다. 라 전무(라이언)가 그려져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는 모두 잘 팔렸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좀 달라졌다.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와 문어발식 확장의 대표주자처럼 되어 버렸다. 

이같은 브랜드 평판 훼손에 카모의 지분이 좀 있다. 카모가 잘했든 잘못했든 떠나서 택시, 대리운전 등 플랫폼 내 공급자가 서민이라는 점은 카모 측에 불리하기 작용한다. 플랫폼 내 서비스 공급자로부터는 플랫폼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데, 그들이 서민이라는 점은 여론의 지지를 이끄는 힘이 있다. 특히 택시는 목소리가 매우 큰 집단이기도 하다.

여기에 카모가 꽃배달 등 서민형 서비스에 진출을 선언하면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커졌고,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국정감사에서 시달리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얼마 전까지 카카오의 계열사들은 크게 중앙 통제를 받지 않았다. 각 계열사들이 비즈니스 세계에서 각자도생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다보니 골목상권 등의 문제가 불거졌고, 카카오 본사는 최근 계열사를 통해 나타날 수 있는 리스크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도 했다.

4. 카모는 정말 매각될까?

카모가 정말 매각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일단 매각은 노동조합을 비롯해 직원들이 강하게 반대를 하고 있다. 사실 국내 최고 직장 중 하나인 카카오 직원에서 사모펀드의 직원이 되길 희망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상장을 할 경우 스톡옵션이나 우리사주 등의 혜택이 있을 수 있는데, 매각이 되면 이런 기대가 불확실해질 수도 있다.

카모에 대해 잘 아는 한 모빌리티 전문가는 ‘카카오’라는 이름 사용 문제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TPG가 카카오를 인수해서 ‘카카오T’를 유지할 경우 카카오는 브랜드 훼손 문제에서 벗어나기 어려다. 특히 사모펀드의 특성상 인수 후 수익성 강화를 추구할 경우 골목상권 논란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반면 카카오T나 카카오택시에서 ‘카카오’라는 이름을 떼고 나면 현재의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경쟁자에게 괜히 큰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매수자 입장에서는 카카오라는 이름을 계속 쓰고자 할 것이다. 반면 카카오 입장에서는 매각 이후에도 카카오라는 이름이 사용되길 원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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