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잘 나가는 기업의 가장 큰 위기는 환경 변화다. 아무리 뛰어난 기업이라도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무너진 노키아나 모토로라의 휴대폰 사업이 대표적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변화 관리에 성공하는 기업은 위대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 1990년대 하드웨어 기업에서 서비스 기업으로 진화한 IBM이나, 윈도우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최근에는 클라우드 컴퓨팅 회사로 진화한 마이크로소프트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2. 클라우드 컴퓨팅의 등장은 지난 10여년간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산업을 집어삼킨 변화다. IBM, HP 등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산업을 지배했던 기업들은 이 변화에 쉽게 대처하지 못했다. “온라인에서 책 팔던 애들이 엔터프라이즈 컴퓨팅에 대해 뭘 알겠냐”고 내심 무시했던 아마존이 현재 이 분야의 새로운 지배자가 됐다.

3. 오랫동안 엔터프라이즈 분석 소프트웨어 시장의 지배자였던 SAS 역시 클라우드라는 변화에 마음이 조급하다. SAS의 소프트웨어는 은행과 같은 대규모 기업이 주로 사용해왔는데, 이 고객들 사이에서도 클라우드 도입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SAS가 최근 “클라우드 퍼스트”를 선언한 것은 이런 조급함의 표현으로더 읽힌다. 어쩌면 너무 늦은 선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렇다고 SAS가 클라우드에 무심했던 것은 아니다. SAS 역시 클라우드 서비스를 직접 공급하기도 하고, 클라우드 시대에 맞는 ‘바이야(Viya)’라는 새로운 플랫폼도 수년 전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 고객을 위한 제품 라인업을 확충하는 정도로는 이 거대한 변화의 파도에서 생존하기 쉽지 않다. 클라우드 전환에 성공하는 기업은 제품부터 조직, 문화, 기반기술 등 모든 것이 클라우드에 맞춰 바뀌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SAS 역시 그와 같은 숙제를 안고 있다. 다만 독립 소프트웨어 벤더의 지위에 있는 SAS는 혼자의 힘으로 클라우드 전환을 완벽하게 이뤄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SAS는 최근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의 일환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제휴를 강화했다. 단순한 제휴라기 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에 SAS 클라우드 전환의 운명을 거는 듯한 느낌이다.

4.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전환에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윈도우 제국이었던 건설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라는 거대한 자산을 과감하게 포기하면서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추진했고, 대성공을 거뒀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상에서 구동되는 운영체제의 절반 이상이 윈도우가 아닌 리눅스라고 한다. 1990년 대에 전성기를 누린 마이크로소프트가 알파벳(구글), 아마존, 애플, 메타(페이스북) 등과 함께 여전히 5개의 빅테크 기업으로 존재할 수 있는 이유 역시 클라우드 전환이 성공했기 때문일 것이다.

5. SAS도 클라우드 퍼스트 과정에서 기존에 가졌던 기득권을 내려놓을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SAS는 독자적인 언어를 가지고 있는데, 금융권과 같은 대기업의 분석가들은 대부분 SAS의 언어를 습득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자들이 쉽게 SAS를 넘볼 수 없는 경쟁우위 요소가 있었다. 하지만 클라우드로 전환하면 더이상 SAS 언어가 경쟁자를 밀어내는 요소가 되지 못한다. 파이썬과 같은 범용 언어가 클라우드 환경에 먼저 안착해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SAS는 자신의 플랫폼에서 SAS 전용 언어가 아니라 파이썬 같은 범용 언어로 분석을 할 수 있도록 기득권을 내려놓기도 했다.

브라이언 해리스 수석부회장 겸 CTO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SAS의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과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제휴가 가지는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브라이언 해리스 SAS 수석부회장 겸 CTO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의 파트너로 왜 마이크로소프트를 선택했나요?

양사의 고객 기반을 봤을 때 겹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SAS 고객의 32%가 은행입니다. 은행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는 모두 사용하죠. 중복되는 고객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SAS와 마이크로소프트가 협력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봤습니다.

SAS가 온프레미스(자체 구축형)에서 시작했다가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가 그 여정을 어떻게 했는지 SAS가 기술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트랜스포메이션하는데 참고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현재 제휴는 어느 수준에 있나요?

2021년의 포커스는 SA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의 핵심부분을 통합하는 것이었습니다. 애저의 서비스와 SAS의 통합에 중점을 뒀는데요, 세부적으로는 ID접근관리, 블록 스토리지, 보안 관련 등을 했고요, 컴퓨팅 쪽에서도 SAS와 애저를 통합하면서 새로운 VM 구성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SAS는 이제 애저에서 더 빠르게 구성이 가능합니다. 그런 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에서 새로운 SKU(품목수)가 만들어진 셈입니다.

2022년의 포커스는 SAS의 솔루션을 애저의 산업별 클라우드와 통합하는 부분을 신경쓸 예정입니다. 실제로 이렇게 됐을 때 양사 고객 입장에서 보면 기존에 하던 방식으로 계속 할 수 있는 연속성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산업별 클라우드는 의료, 생명과학, 금융, 제조업 등 다양한데 앞으로 애저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SAS가 가장 인기가 좋은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이썬 지원에 나선 이유는 무엇입니까?

파이썬을 지원하는 부분에 대해서 SAS는 기대가 큽니다. 기존에 SAS 언어로 생산적으로 개발을 해왔고 고객들도 SAS 언어로 혁신을 하고 있지만 파이썬 개발자가 천만 명이 넘습니다. 그래서 고객이 요구를 해왔던 거고요, 고객 입장에서는 원하는 언어를 사용해서 분석의 가치를 얻을 수 있습니다. SAS 언어를 쓰든, 파이썬을 쓰든 계속해서 SAS 플랫폼의 장점을 누리실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이외에 AWS나 구글 클라우드와의 협력 계획도 있나요?

현재로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에 포커스를 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SAS가 이런 수준의 파트너십을 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보면 훨씬 큰 ROI(투자대비성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현재 SAS와 AWS마 구글이 파트너십이 있기는 합니다만,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하고는 통합의 깊이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지금은 양사가 더 통합을 심화해서 ROI를 더 많이 늘려갈 수 있는 요소가 있다고 생각해서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에 더 포커스를 두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면에서 SAS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고객이 직접 소프트웨어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것은 이제 부담이 되는 일이 됐습니다. 그래서 운영이나 업데이트 이런 건 SAS가 알아서 하고 고객은 URL로 접속해서 로그인만 하면 최적의 성능으로 즉각 데이터 분석을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것입니다. 분석 분야는 계속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특허를 만들어 가면서 발전시켜나갈 계획입니다. 또 머신러닝 쪽은 추적가능한, 설명할 수 있는 AI를 만들려고 합니다. AI가 의사결정을 내렸을 때 왜 그런 결정이 나왔는지 설명이 가능해야 합니다.

또 하나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나 언어를 더 많이 활용하고, 더 많이 기여할 것입니다. 커뮤니티 기여나 활동이 앞으로 훨씬 더 커질 것입니다.

앞으로 머신러닝이나 AI가 데이터 관리에서 더 많이 활용될 것입니다. 그래서 SAS가 데이터 파이프라인에 좀더 깊이 들어가서 분석을 더 잘하기 위해 데이터 클린징을 잘해서 좋은 품질의 데이터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SAS가 이부분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데 이 부분에 포커싱할 예정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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