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3사 3색 전략

약 5년 전,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만으로 전통 금융권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100% 비대면 상품·서비스와 쉬운 설명·상품 가입 등을 무기로 내세우며 많은 고객을 사로잡았다. 그 결과, 전통 금융권은 공급자 중심의 관점에서 고객 중심의 관점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에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존재만으로 경쟁력이 됐다면, 이제는 은행 수가 늘어난 만큼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1세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만 하더라도 당장 지향점과 전략이 다르다. 케이뱅크는 다양한 산업군과의 제휴를 통한 서비스를,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기반의 금융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토스뱅크에서는 기존 은행이 하지 않던 흥미로운 서비스와 상품을 실험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어떤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지 분석해봤다.

제휴 중심의 케이뱅크 전략

순조롭게 출범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대주주적격성 문제로 영업을 중단하게 된 케이뱅크는 최근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1년간의 공백으로 카카오뱅크와 벌어진 격차를 좁히고 있다.

영업 정상화 시점과 맞물려 케이뱅크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를 맺었다. 단독으로 업비트 신규계좌 발급을 해주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의 계약은 지금까지도 케이뱅크에게 ‘신의 한 수’로 불린다. 단시간 고객 수를 늘린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휴 두 달만에 케이뱅크는 약 100만명의 신규고객을 유치할 수 있었다. 차곡차곡 고객을 모으기 시작한 케이뱅크는 여·수신 상품을 확대했다.

그 결과, 케이뱅크는 출범 4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2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여기에 이어 올 1분기도 흑자전환을 했다. 1분기 잠정 당기순이익은 약 24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을 넘어서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고객 수 증가와 여신·수신 잔액 확대가 견인했다. 실적호조에 힘입어 케이뱅크는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주요 전략으로 다양한 산업군과의 제휴를 꼽았다. 업비트와 제휴를 통해 성공을 맛 본 케이뱅크는 이후 공격적으로 여러 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다. 올해만 해도 머니그램, 미래에셋증권, 롯데카드, 당근마켓의 당근페이 등과 손을 잡았다. 여러 업체와 손을 잡고 자사 계좌개설 서비스와 연동하거나, 직접 하지 않고 있는 서비스를 간접적으로 하기 위해서다.

케이뱅크 측은 “앞으로도 이익 창출 기반을 공고히 하고 다양한 시장의 선도업체와 적극적 제휴를 통해 디지털금융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플랫폼과 은행 서비스라는 두 축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서 가장 먼저 흑자전환과 기업공개에 성공한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여·수신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크게 자사의 사업 구조를 플랫폼과 뱅킹 서비스로 나누고 있다. 플랫폼은 청소년 대상의 카카오뱅크 미니, 증권계좌 개설 대행, 제휴사 연계 대출, 제휴 신용카드, 광고 플랫폼이 해당된다. 뱅킹서비스는 예금, 대출, 오픈뱅킹·펌뱅킹 등의 서비스가 있다.

카카오뱅크 사업구조 (자료=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가 플랫폼 비즈니스를 강조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흔히 은행의 수익모델인 예대마진 이외의 부문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1분기 카카오뱅크는 매출액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약 3384억원, 영업이익은 64% 늘어난 884억원의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 플랫폼 수익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은행의 기본 역할인 여수신 상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입출금통장, 세이프박스, 저금통, 26주적금 등 6개의 수신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여신상품은 비상금대출, 마이너스 통장대출, 신용대출, 개인사업자 사잇돌 대출, 전월세보증금 대출, 주택담보대출(일부 제한) 크게 6종류를 공급하고 있다.

여신상품의 경우 지금까지 개인·가계 신용대출에 초점을 맞췄다면 하반기 개인사업자대출 상품을 추가할 계획이다. 개인사업자대출의 경우 100% 비대면 서비스와 직관적 자금관리와 운영이 가능하도록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준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카카오뱅크는 자산 건전성을 감안해 주택담보대출, 전월세 보증금대출 등 담보대출의 비중을 늘리고 신용대출 비중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당국의 규제로 중저신용자대출 비중을 늘리기 위해 고신용자대출을 중단한 카카오뱅크는 올해 고신용자대출 재개를 고려하고 있다.

토스뱅크, 특색있는 상품과 서비스 위주로 공급

세 인터넷전문은행 중 가장 후발주자인 토스뱅크는 기존에 없던 서비스나 상품을 선보이는 마케팅 측면에서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의 경우 어느 정도 여수신 상품을 갖췄고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면, 토스뱅크 입장에선 차별화가 필요하다.

고객에게 매일 이자를 지급하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토스뱅크는 월 단위가 아닌 고객이 매일 원할 때마다 자사 앱에 들어와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출시 한 달 만에 상시 이용고객 100만명을 넘겼다. 고객들이 토스뱅크에 목돈을 넣어두고 앱을 자주 쓰도록 하기 위해 전략을 짰다.

카카오뱅크처럼, 토스뱅크도 앱 활성화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토스뱅크는 토스의 계열사와 함께 하나의 앱에서 서비스되고 있기 때문에 토스뱅크의 사용은 곧 증권, 보험, 송금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토스뱅크가 앱에 채팅, 오픈채팅 등의 기능을 실험적으로 넣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상품 측면에서 토스뱅크는 경쟁사들에게 없는 것을 위주로 선보이고 있다. 세 인터넷 전문은행 중 가장 먼저 개인사업자대출 상품과 무보증·무담보 개인사업자 마이너스통장을 내놨다.

흥미로운 점은 토스뱅크의 전체 여수신상품의 종류는 적은 편이다. 여신의 경우 별다른 상품없이 대출한도를 조회하고 대출을 받는 방식이다. 수신 또한 연 2% 금리의 토스뱅크 통장 하나로 입출금거래, 적금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름대로의 차별화 방식을 꾀했다면, 올해 토스뱅크는 여수신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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