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금융사·핀테크의 클라우드 활용법

잘나가는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은 클라우드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금융사와 핀테크가 한 데 모여 클라우드 현황을 소개하고 노하우를 공유했다. 데이터 댐부터 차세대 금융 플랫폼 등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클라우드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

신한금융그룹과 KB국민은행, 토스페이먼츠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 서밋 코리아 2022 행사에서 클라우드 활용방안을 소개했다.

신한금융그룹은 계열사 간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데이터 댐을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성했다. 데이터 댐을 통해 각 계열사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지 않은 다양한 종류의 금융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미래 금융고객인 Z세대를 위한 플랫폼을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했다. 빠르게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신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업무방식 또한 기능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의 ‘애자일(Agile)’을 택해 다양한 실험을 이어오고 있다.

토스의 결제대행(PG) 계열사 토스페이먼츠는 서비스 개발·운영 환경을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있다. 토스페이먼츠의 모체가 레거시 기반의 시스템으로 구성된 만큼 단계적인 퍼블릭 클라우드 전환으로 단 시간 내 기능 배포, 오류 개선 등의 효과를 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데이터 댐

신한금융그룹은 계열사가 모여 AWS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댐인 ‘신한 원 데이터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 댐은 각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저장장치 역할을 한다.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라이프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나머지 계열사도 순차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신한카드는 결제내역 기반의 고객·가맹점·업종 소비 트렌드 정보 등을 공유한다. 은행은 예·적금, 대출기반 자산규모·상태 정보를, 신한금융투자는 거래정보, 투자성향을 통한 고객유형벌 투자패턴 분석 정보를, 신한라이프는 보험거래패턴, 미래자산 등의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데이터 댐 구성도 (이미지=AWS 서밋)

무엇보다 신한금융그룹은 데이터 댐 구축으로 그룹의 데이터 저장·활용·보호·폐기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한 점을 가장 의미있게 보고 있다. 정재영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개발 본부장은 “이 거버넌스 체계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신한 원 데이터 플랫폼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그동안 계열사에서 각 사만의 데이터로 평면적인 고객분석을 해왔다면, 데이터 댐에서 통합 데이터를 활용한 결과 고객 금융정보뿐만 아니라 금융행동패턴, 선호성향, 생애주기까지 파악하고 추정할 수 있다.

여기에 신한은행 부실예측, 신한카드 보이스피싱 탐지, 신한금투의 투자성향 분석, 신한라이프 보험유지 예측모델 등을 댐에 적용해 기존보다 높은 확률의 결과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그룹 측의 설명이다.

앞으로 신한금융그룹은 공공 데이터를 추가할 계획이다. 정재영 본부장은 “이 댐을 기반으로 공공데이터와 제휴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싶다”고 전했다.

KB국민은행의 Z세대 플랫폼

KB국민은행은 Z세대 플랫폼을 AWS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현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국민은행은 ‘리브넥스트’ 플랫폼을 선보였다. 계좌나 신분증, 은행방문 없이도 본인 명의의 휴대폰만 있으면 이용할 수 있다. 소액한도 계좌이체, 편의점 결제 등을 제공한다.

리브넥스트는 미래 금융 세대인 Z세대를 포섭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국민은행은 빅테크와 핀테크가 종합금융플랫폼으로 고도화하자, 기능 중심의 앱 서비스가 아닌 특정 세대를 공략한 앱을 만들기로 결정, 지난해 4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국민은행의 리브넥스트 플랫폼 클라우드 도입 효과(이미지=AWS 서밋)

국민은행은 리브 넥스트를 개발하기에 앞서 세 가지 목표를 설정했다. 먼저, 유연하고 신속한 개발이 가능한 시스템, 확장성있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개발환경을 구축하는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AWS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으로 플랫폼을 구축한 이유다. 또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를 통해 서비스 간 독립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두 번째는 리브 넥스트의 핵심 고객인 Z세대 관점의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Z세대에 맞는 언어와 감성을 이용하고, 신분증이 없어도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인공지능(AI) 서비스 등을 탑재했다.

마지막으로 국민은행은 일하는 방식을 ‘애자일’로 전환, 자체적인 기획·디자인·개발이 가능한 조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애자일 스몰팀을 스크럼으로 구성하고, 플랫폼에 최적화된 CICD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데브옵스 실전 경험을 내재화했다.

개발 측면에서는 MSA를 적용해 서비스 연관성을 줄이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워크샵을 통해 MSA 서비스 후보 도출 과정을 거치고, 국민은행과 프로젝트 수행사, 디자이너, 기획자 등이 사용자플로우 분석에 참여했다. 서비스 연관 분석 설계를 통해 MSA를 도출했다.

이렇게 도출한 마이크로서비스를 바탕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상에 MSA를 구성했다. 서비스간 독립성을 강화하고 상호의존도를 최소화하도록 했다. 마이크로서비스 단위별로 개발운영 조직을 구성했다.

최종덕 국민은행 팀장은 “결과적으로 애자일 개발방법론과 조직을 적용해 기능중심의 조직 대신 MSA 단위에 맞게 팀을 구성해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토스페이먼츠, 클라우드로 세대교체

토스의 PG 자회사 토스페이먼츠는 지난 2020년 8월, 토스가 LG유플러스의 PG사업부를 인수해 만든 회사다. 모회사인 토스처럼 의사 결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하고 움직이는 토스페이먼츠 특성상, 인수 직후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다. LG유플러스의 20년 넘은 레거시 결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서비스와 개발을 시작해야 했기 때문이다. 인수한 시스템은 모두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기반으로 이뤄졌었다.

하태호 토스페이먼츠 데브옵스팀 리더는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인적, 물적 비용이 컸고 무엇보다 페이테크(Pay Tech) 본연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투자할 수 있는 리소스 확보가 어려웠다”며 “이 점은 결국 낮은 생산성으로 이어졌고 기존 서비스 개선, 신규 서비스 출시 준비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가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미지=AWS 서밋)

결국 토스페이먼츠는 클라우드 전환을 결정했다. AWS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개발·서비스 환경을 구성하면서 문제를 개선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태호 리더는 “실서비스 환경에 배포될 결과물을 만드는 시간이 석달에서 2주 이내로 줄었고, 배포는 매 시간 단위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빠른 결정과 서비스 배포가 가능한 것은 MSA 구조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MSA 특성상 작은 서비스 모듈을 많이 생성할 수 있는데, 각 개발 조직은 독립성을 가지고 신규 모듈을 배포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관리해야 할 서비스가 많아진다.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해 토스페이먼츠는 표준화된 방식으로 서비스 모듈을 정의해 관리하고 있다.

서비스에 문제가 생겨도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하기 전 상태로 바꾸는 시간은 수시간에서 수 분 이내로 단축됐다. 토스페이먼츠는 문제 해결을 위해 매주 새로운 MSA 서비스 모듈을 추가하고 있다.

덕분에 회사 조직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토스페이먼츠의 고객중심 기술조직은 1~2주 단위의 스프린트를 수행하고 있다. 결제 백엔드 기술 조직은 제품 중심 조직이 원하는 API 제공과 자체 기술 개선을 매일하고 있다.

하태호 토스페이먼츠 데브옵스팀 리더는 “토스페이먼츠는 레거시 시스템에서 클라우드 환경으로 점진적인 세대교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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