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자율주행 반도체 기업 넥스트칩이 IPO 하는 이유

자율주행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우리가 상상하는 만큼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반도체 기업 대부분 자율주행 시장이 성장할 것을 기대하고 주목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삼성전자가 자율주행을 위한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죠.

그만큼 자율주행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차량용 반도체 업체 넥스트칩이 지난 4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습니다. 넥스트칩은 지난 2021년 10월 기술특례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도 A 등급을 받은 바 있는데요, 올해 7~8월 사이 코스닥에 기업공개(IPO)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넥스트칩이 어떻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는지, 전망은 어떠한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넥스트칩이 자율주행 진출할 수 있던 이유

넥스트칩은 2019년 1월 2일 국내 블랙박스 제조업체 앤씨앤으로부터 분할되어 나온 회사로, 지금은 앤씨앤의 자회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차량용 고화질 영상처리 반도체를 개발하는 회사였는데,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ADAS), 자율주행 등을 위한 반도체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블랙박스나 CCTV 부문에 솔루션을 제공하다 자율주행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술 개발이 필요합니다.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신뢰성이 높아야 하며, 생산 과정에서도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자동차는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한 이후에는 완성차 고객사를 유치하기 위한 협업도 필요합니다. 그만큼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인 것이죠.

그럼에도 앤씨앤은 넥스트칩을 분사했습니다. 앤씨앤이 과감하게 넥스트칩을 분사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분할하기 전, 앤씨앤은 전장 관련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에만 5년 간 평균 93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습니다. 그 결과 ISP, AHD 등 영상 처리 관련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앤씨앤이 그간 개발해 온 전장 관련 기술은 넥스트칩이 모두 보유하게 됐고요.

여기서 ISP(Image Signal Processor)는 이미지 센서로부터 받아들인 신호의 노이즈를 제거하고 디바이스가 잘 인식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보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ISP는 빛에 의해 발생한 전자를 전압 형태로 변환해 전송하는 CMOS 이미지센서와 한 쌍으로 사용됩니다.

AHD(Analog High Definition)는 넥스트칩이 보유하고 있는 영상전송기술로, 영상 전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호 감쇄를 방지해 원활한 고해상도 영상 전송이 가능하도록 지원합니다. ISP와 함께 전장 사업 부문에서 핵심 열쇠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앤씨앤은 블랙박스, CCTV 사업을 영위하면서 ISP 기술만 23년을 개발해 왔을 정도로, 영상 처리 기술을 오랜 기간 쌓아 왔습니다. 이후 앤씨앤은 자동차 산업에서도 영상 처리 기술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을 파악하고, 넥스트칩을 분사했습니다.

이후 넥스트칩은 AI 기반의 ADAS용 반도체 개발에도 손을 뻗었습니다. 넥스트칩은 ADAS용 시스템온칩(SoC) ‘아파치’ 시리즈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넥스트칩에 따르면, 해외 완성차 업체에서 러브콜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국내 완성차 업체에도 넥스트칩의 자동차 ISP 기술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에 탑재되는 카메라 화질이 높아지면서 AHD를 찾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고요.

한 차량용 반도체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중적으로 자율주행에 대한 관심도가 늘어난 시점은 2021년입니다. 관련 법규가 제정되고 정리되면서 수요도 시장도 크게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도 “자율주행 시장 규모는 2022년에 180억달러(약 22조9770억원), 2025년에는 260억달러(33조1968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자율주행차 시장이 점차 열리는 분위기인데, 이 시장을 놓치기에는 앤씨앤 입장에서 아쉬웠던 것이죠.

“미래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2020년과 2021년 넥스트칩의 실적을 비교해 보면, 매출은 큰 폭으로 성장했으나 영업손실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2021년 넥스트칩은 2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2020년 104억원 정도의 매출을 낸 것과 비교하면, 2배 가량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2021년 영업손실도 전년 동기 대비 5000만원 정도만 줄었습니다. 판매비와 관리비가 전년 동기 대비 1.5배 가량 늘었기 때문입니다.

넥스트칩의 판매비와 관리비가 대폭 늘어난 이유는 연구개발 투자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한 넥스트칩 관계자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가 요구하는 차량용 반도체 성능은 점점 높아지는 중입니다. 넥스트칩도 고성능의 반도체 중심으로 개발하다 보니 고급 인력이 더 많이 필요한데, 여기에 아파치6을 비롯한 후속 제품 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보니 매출 증대와 별개로 연구개발투자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넥스트칩이 IPO를 계획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자율주행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개발이 더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늘어나는 연구개발투자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한 것이죠.

앞서 언급한 관계자는 “후속 제품 연구개발을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고, 향후에도 경쟁력 있는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자금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최근 자율주행 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기술 투자의 필요성도 늘었기 때문에, 더 늦어지면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넥스트칩은 올해 IPO를 추진하기로 계획했습니다.

넥스트칩의 목표 매출액은 700억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목표치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자율주행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투자자의 관심도 넥스트칩을 비롯한 관련 기업에 모이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자금 수혈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자금 수혈이 이뤄지면 그만큼 회사도 차기 제품 성능 향상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언급한 넥스트칩 관계자는 “무엇보다 기업공개를 통해 투명한 경영을 하고, 시장으로부터 신임을 얻고자 한다”며 “글로벌 핵심 완성차 업체에도 제품을 제공하고, 반도체 연구 개발 인력도 채용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습니다. IPO 이후 넥스트칩이 얼마나 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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