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반도체 자급자족을 실현한다는, 일명 ‘반도체 굴기’를 지속하는 가운데, 중국 반도체 수입 의존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반도체 수입 의존도를 줄이긴 노력과 도시 봉쇄 등이 반도체 수입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중국 세관총국이 최근 발행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4월 사이 중국은 1860억개의 IC칩을 수입했다. 전년 동기에는 2100억개의 IC칩을 수입했는데, 이보다 11.4% 감소한 것이다. 다만 최근 반도체 가격이 증가하면서 중국의 반도체 수입 총액은 전년 동기 14.6% 증가한1345억달러(약 171조7565억원)을 기록했다.

그간 중국의 반도체 수입량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었다. 2021년 1~4분기만 해도 중국의 IC칩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6% 증가했다. 이전부터 반도체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중국을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실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에 접어들며 중국의 반도체 수입 의존도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중국의 반도체 수입량이 줄어든 이유는 반도체 굴기 정책이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0일(현지시각) “중국 기업은 미국 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불안정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2020년 말부터 반도체를 비축해 왔다”며 “여기에 중국 정부는 수도인 베이징을 중심으로 반도체 굴기를 지속해 왔는데, 그 결과 반도체 수입 의존도를 줄일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7나노 이상 공정이 적용되는 레거시 반도체를 중심으로 반도체 굴기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로 첨단 반도체 생산장비를 들이지 못하지만, 구형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는 수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중국은 레거시 반도체에 자본을 집중 투입했다.

그 가운데 2020년 말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유닛(Micro Processor Unit, MCU)를 비롯한 레거시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급난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간 구형 반도체 생산에 집중 투자했던 중국은 세계적으로 부족한 레거시 반도체 수요를 충족하는 역할을 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중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었다.


미국도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의식하는 분위기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정부 중심의 강력한 반도체 산업 지원 정책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을 17.4%까지 점유할 수 있다”며 “중국이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국 중 하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의 반도체 제조 역량이 상승했음을 미국도 알고 있는 것이다.

다만 중국 반도체 굴기를 온전히 이루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반도체 시장은 서버를 비롯한 고성능 반도체 부문에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고성능 반도체를 만들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7나노 미만의 선단 공정을 도입해야 하는데, 해당 장비를 들일 수 없는 중국 반도체 기업은 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도시를 봉쇄하면서 반도체 생산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중국 정부는 확진자가 나오면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강력한코로나19 방역정책, 일명 ‘제로 코로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주요 도시가 봉쇄됐는데, 이로 인해 반도체 공장 가동에도 차질이 생겼다.

애플 소식에 정통한 궈밍지(MingChi Kuo)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간 애플은 중국 의존도를 높이려고 했는데, 최근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는 애플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에게도 해당되며, 중국이 단시간에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중국 이탈율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중국이 진정한 반도체 굴기를 이루기 위해서는 두 가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단기적 관점에서는 공급망을 살리고, 고객사 이탈과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시진핑 정부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통해 3연임을 계획하고 있는데, 정권 유지뿐만 아니라경제 부문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인텔을 비롯한 미국 기업이 차세대 반도체 공정을 개발하고, 미국이 EUV 노광장비 도입을 허가하는 시점을 기다려야한다. 한 중국 시장 전문가는 “미국은 중국의 모든 기술 부문을 제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국 내에 보유하고 있지 않은 기술을 중국이 보유하려 할 때 제재한다”며 “미국이 차세대 트랜지스터 공정 GAA(Gate All Around)를 비롯한 최첨단 공정을 개발한다면, 현재 선단 공정에 사용되고 있는 핀펫(FinFET) 공정을 중국 대상으로 허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결국 중국은 미국의 기술 개발 시점에 맞춰 EUV 노광장비를 도입하고, 7나노 미만 공정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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