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ㄷr시 만나서 반ㄱr워!’ 싸이월드, 베일은 벗었지만

1세대 소셜 미디어(SNS) ‘싸이월드’가 다섯 차례 이상의 연기 끝에 2일 서비스를 재개했다. 싸이월드제트에 따르면 재개된 싸이월드는 2일 오후 12시 30분부터 앱 다운로드 및 서비스가 개시됐다. 2019년 10월 서비스가 중단된 지 약 2년 5개월 만의 재개다.

구글플레이·애플 앱스토어·원스토어 등 3대 앱 마켓에서 동시에 선보인 싸이월드는 출시 이후 하루만인 3일 오후 애플 앱스토어 실시간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하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전체 앱 중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러한 반응과는 달리 공개된 싸이월드는 아직까지 제 모습을 갖추지 못했다. 싸이월드의 주요 특징인 미니룸꾸미기, 선물하기, BGM(배경음악) 설정, 파도타기 등의 기능들은 서비스 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싸이월드는 지난해 3월, 5월, 7월에 이어 8월과 12월까지 출시 일정을 다섯 번이나 지연시킨 바 있다. 개장이 수차례 미뤄진 데는 기술・환경적 변화가 있었다. 웹에서 모바일로의 변화는 물론이고, 기존의 자료를 백업하는데 역시 기술적 문제를 겪었다.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출시된 싸이월드는 아직도 ‘미완성’이었다.

다섯 번이나 미룬 싸이월드, 아직도 미비…

싸이월드 앱을 다운받은 후 여러 번의 핸드폰 인증을 거쳐 찾은 옛 계정에는 어린 시절 ‘일촌’이었던 낯익은 이름이 기자를 반겼다. 그러나 반가움도 잠시, 싸이월드를 찾은 이유였던 당시 남겼던 방명록, 사진, 다이어리 기록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과거의 추억을 볼 수 있다는 것에 잠깐 설렜던 것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싸이월드 미니룸과 공식 계정 ‘IBK도토리은행’ 방명록 (출처: 싸이월드제트)

이에 싸이월드제트 측은 “사진첩은 모두 복구가 완료됐으나, 서비스 내에서 업로드되는데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며 “이달 중으로 이용 가능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싸이월드제트는 싸이월드 사진 170억장, 동영상 1억5000개, 다이어리 11억개, 포스팅 68억개를 복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사진첩 또한 2015년 1월 1일 이후 가입한 회원 순으로 사진첩을 이용할 수 있으며 그 이전에 가입한 회원들은 2015년 회원들의 사진이 복구된 다음의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싸이월드는 앞서 4월 공개될 서비스에서는 ‘파도타기’, ‘미니룸 꾸미기’, ‘BGM 설정’ 등의 기존 싸이월드 서비스를 그대로 볼 수 있다며 특히 ‘선물하기’ 기능은 현시대에 맞춰 발전했다고 전했다.  싸이월드제트 측은 “카카오 뺏긴 ‘선물하기 서비스’의 원조가 싸이월드의 ‘선물가게’”라며 “2022년에 맞춰 이용자와 브랜드의 요구를 담아 서비스를 발전시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싸이월드의 말과는 달리 계속되는 서비스 지연에 이용자들은 지친 모습이다. 구글 플레이 리뷰에서 이용자들은 “모든 게 다 복구됐으면 좋았을 텐데 사진첩이 아직 복구 안 되어서 아쉽다”, “약속을 안 지키고 낚시질만 한다. 사람 찾기 기능도 없고 방명록, 다이어리 다 지워지고 변명만 하고 있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메타버스로 다시 태어난 싸이월드, 그것도 ‘아직’?

싸이월드는 SNS의 싸이월드 뿐만 아니라 한글과컴퓨터와 협업해 만든 메타버스 공간으로서의 ‘싸이월드한컴타운’ 또한 구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니홈피와 연결된 ‘싸이월드한컴타운’에선 기존 싸이월드 만의 감성이었던 미니룸과 미니미가 3D로 구현되고 대체불가토큰(NFT) 등의 신기술이 적용된다.

메타버스 서비스인 ‘싸이월드한컴타운’

싸이월드제트에 따르면 새로운 메타버스 싸이월드는 NFT를 기반으로 경제활동을 주도한다. 이용자가 자신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NFT로 등록하면 싸이월드 내 자산인 도토리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 도토리는 암호화폐로 발행이 가능하며, 싸이월드제트는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에 도토리를 배치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아울러 단순 소통의 공간이 아니라 창작의 공간으로도 나아갈 수 있게끔 환경을 재정비했다고 강조했다. 싸이월드제트 관계자는 “향후에는 이용자들이 제작한 콘텐츠가 NFT로 제작∙유통될 수 있도록 플랫폼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또한 이달 내에 싸이월드 어플에 연동시킬 예정이라는 계획 뿐, 정확한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4일 기준 싸이월드에서 이용자가 즐길 수 있는 건 과거의 싸이월드 계정에 남아있는 ‘일촌’들의 이름과 기본 캐릭터 미니미와 여러 공식 계정들의 미니홈피 뿐이었다. 사진을 보고 일촌평과 남길 수 있는 공간도 공식 계정인 IBK도토리은행, 롯데카드, 위메프, 방송인 정지영의 계정에서만 볼 수 있었다.

싸이월드가 출시된 이후 24년동안의 기억을 모두 되돌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오랜 기간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추억도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은 이용자로 하여금 더 큰 실망만을 남겨줄 뿐이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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