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반도체 생산 인프라 투자에 팔을 걷어붙인 가운데, 우리나라도 반도체 인프라 구축에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그간 반도체 인프라 구축에 장애물이 됐던 영역을 제거하고, 본격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평택공장 2라인 전경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이들 회사들 역시 국내 반도체 생산라인 마련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는 2020년 4월 평택에 3공장을 착공했는데, 다음 달부터 장비를 반입하기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평택3공장에 50조원의 금액을 투자했다. 이 회사는 해당 생산라인에서 극자외선(EUV) 노광공정을 적용한 10nm D램과 176단 이상 7세대 낸드플래시,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3nm 초미세공정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모두 최첨단 공정에 해당한다.

원래 삼성전자는 올해 3월~5월 사이에 장비를 세팅하고 가동을 위한 준비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반도체 장비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리드타임(발주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이 늘어났고, 삼성전자를 포함한 반도체 기업은 장비를 필요한 장비를 더 늦게 받아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다음달부터 평택3공장에 장비를 들이고, 하반기에 해당 라인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더불어 수차례 암초에 부딪혔던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도 5월 초에 착공할 예정인 것으로 26일 밝혀졌다. SK하이닉스는 SPC(특수목적법인) 주식회사 용인일반산업단지를 출자해 용인에 반도체 산업단지를 구성할 것이라는 계획을 2019년 3월 밝힌 바 있다. 당시 SK하이닉스 측에 따르면, 해당 산업단지에는 SK하이닉스와 50여개 협력사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12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의 환경영향평가와 지역 주민의 반발로 용인반도체클러스터 계획은 3년 넘게 착공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은 지역 주민의 반발이었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발표가 난 이후 해당 지역 주민은 생존권을 보장하고 토지보상가를 높일 것을 요구했다.

시행사와 지역주민 간 타협점을 찾기 위해 용인시가 중재에 나섰고, 지역 주민과 보상 협의를 마쳐 토지보상률을 59.9%로 높였다. 공사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토지보상률이 60% 이상이 되어야 하는데,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지속해서 논의하겠다는 것이 용인시의 입장이다. 지자체의 개입으로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조성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반도체 기업은 국내에 지속해서 반도체 인프라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우리나라에 우선 반도체 생산 기지를 마련해야 한다는 기조를 담은 발표를 수차례 했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이천, 용인, 평택, 안성 등 반도체 산업이 자리잡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반도체 거점 도시를 구축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한 국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50조원 이상의 반도체 기금도 조성할 것이라고도 했는데, 한국 반도체 기업도 이 같은 정부 정책을 따르고 국내 각 지역에 인프라를 확장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 기업은 첨단 기술 관련 생산라인 인프라는 대부분 국내에 건설할 가능성이 높다. 한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자국 내 생산라인을 유치하기 위해 국내 기업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고,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외국 생산라인 증설도 중요하다”면서도 “하지만 첨단 기술만큼은 해외에 유출하지 않길 원하고 세계 반도체 시장도 자국 중심주의적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한국 기업은 최첨단 생산라인을 국내에 유치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첨단 기술은 한국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프라 구축 이후 반도체 업계는 인재 확보에 대한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반도체 인재 자체는 늘어나고 있으나, 반도체 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지속해서 인재 부족 현상이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보다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하고, 인재를 데려가는 기업도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반도체 인재가 국내에 부족하고, 이는 기업 간 인재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는 2031년까지 총 3만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인재 확보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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