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라인네트워크 창립 6주년 기획, 스타트업과 사람들]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급속도로 성장했습니다. 상상 속에서나 볼 수 있다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도 20개사 가까이 등장했습니다. 스타트업에 투자되는 자본의 규모도 이전과는 다릅니다. 대기업이 자본 싸움에서 스타트업에 밀리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바이라인네트워크는 창립 6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재를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기획의 특징은 ‘사람들’을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비춰본다는 점입니다. 스타트업 창업가와 투자자를 비롯해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직원이나 스타트업에 들어가고 싶은 취업준비생, 스타트업이 만든 플랫폼에서 일하는 긱 노동자 등을 바이라인네트워크가 만나봤습니다. 이번 기획을 통해 독자 여러분이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좀더 이해하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편집자 주.

조용현 CPO

⑤ 그래도 나는 창업에 도전한다, 피봇을 하는 스타트업

많은 스타트업이 창업했다 사라진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국내외 재창업 지원 정책 비교 및 시사점’에 따르면 국내 창업기업은 148만개 수준이지만, 국내 기업의 5년차 생존률은 29.2%로 절반에 한참 모자라다. 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국 평균이 58.3%인것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재창업 도전도 낮은 편인데, 우리나라 창업가의 평균 창업 횟수는 미국과 중국의 평균인 2.8에 비해 저조한 1.3회 정도다. 

그러나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다시 도전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태그룸은 라이브스트리밍이 접목된 메타버스 앱이다. 태그룸의 공동 창업자인 조용현 CPO는 태그룸 출시 전 운동소셜앱을 만들었다가 피보팅(pivoting) 해 메타버스를 활용한 스터디 앱 태그룸으로 방향을 틀었다. 조 CPO는 “좌절에도 팀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며 팀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태그룸은 학생들을 위한 메타버스 앱이다. 태그룸 내에서 자신의 아바타로 공부하는 영상과 시간을 기록으로 남긴다. 또한 실시간 라이브로 친구들과 경쟁하고 때로는 의지하며 같이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일종의 스터디그룹처럼 메타버스에서 서로 만나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서비스다.

흔히들 공부는 외로운 싸움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태그룸 공동창업자 조 CPO는 “혼자 할 때 보다 같이 할 때 더 좋다”는 것이 자신의 모토라고 다. 그는 태그룸으로 자신이 생각한 바를 실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개인의 참을성은 보잘 것 없다”며  “주변에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더 많으면 집단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태그룸이 가능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 자신이 학창시절 공부를 잘했다는 것도, 그의 공부지론에 설득력을 갖게 한다.

태그룸을 만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원래 라이브 스트리밍 쪽에 관심이 많았던 팀이다. 태그룸 이전에 운동소셜앱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스터디 윗 미(Study with Me)라는 문화를 발견하게 됐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라이브 기능들과 잘 맞아 떨어지는 마켓이라고 생각했다. 

평소 생각하던 모토가 공부도 혼자서 할 때보다는 같이 하는 게 더 좋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여태까지 살면서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다고 생각한다. 또 그런 환경을 만들어준 사회에도 감사함을 느껴왔다. 이런 기회를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누릴 수 있을까 고민해왔고 평소 관심이 많던 라이브스트리밍과 접목시키면서 태그룸이 탄생했다.

태그룸 이용자들이 공부하고 있는 모습

운동소셜앱에서 태그룸으로 피보팅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주간 성장률 10%’를 중요한 기준으로 보고있다. 와이콤비네이터 폴 그레이엄이 말한 유니콘의 기준 중 하나가 주간 10% 성장이다. 태그룸 서비스로 방향을 전환하기 전에 ‘주간 성장률 10%’라는 강력한 시장의 시그널이 있었다. 이 지표가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피보팅을 하라고”.

우리 팀은 여전히 주간 성장률에 집착한다. 성장률이 10%를 상회하고 있지만 그 이상의 것을 목표로 한다. 지금 성장률보다 더 높아질 것이다. 성장률을 높게, 더 높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피보팅 해야한다. 유저 반응에 맞춰 작은 단위 피보팅을 연속해나가야 한다. 빠른 성장을 위해선 크든, 작든 피보팅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피보팅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피보팅을 하려면 구성원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동의는 대표나 한 명의 강한 주장만으로 형성되지않는다. 구성원들의 동의가 당연히 필요하다. (맞는 방향이라면) 구성원이 동의 안 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대표나 구성원이 모두 동의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가 필요하다. 이용자가 그 길을 원하는 것이다.

피보팅 과정은 어떻게 되나?

강한 시장 반응이 있는 프로덕트를 만드는 팀을 지향한다. 모든 행동들은 시장이 반응하는 프로덕트를 찾기 위한 실험 과정이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실험성 프로덕트와 기능을 만들었다. 그러다 큰 시장 반응이 있는 프로덕트를 만나게 되었고 이에 따라 피보팅이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그 과정에서 재미있는 연락이 먼저 오기도 한다. 세일즈 업계에서는 ‘인바운드 영업’이라고 하는데 고객들이 문제를 가지고 우리에게 먼저 해결해달라고 연락하는 경우를 말한다. 당연히 교육 업계에서 제안이 많다. 학생들이랑 편하게 소통하면서 학습 의욕을 고취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들을 위한 가상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지금 태그룸의 역할이다.

태그룸이 만든 메타버스의 특징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들은 메타버스라는 게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는 메타버스에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 예를 들어 실제 시험기간에 도서관에 갔을 때 사람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일종의 위압감이 생겨 스스로가 공부를 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태그룸의 메타버스에서는 이용자가 공부를 시작하면 아바타 또한 책장을 넘기는 모션을 취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정말 공부를 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그네에서 공부를 하거나 침대에서 공부를 하는 등 실제 생활에서 있을 법한 상황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독특한 콘셉트 덕분인지 DB자동자보험 쪽에서 태그룸 서비스를 찾아 직접 제공하기도 했다.

공부할 수 있는 자리에 앉으면 이용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해준다.

창업 전과 창업 후 달라진 생각이 있다면?

창업 전에는 내가 가장 빠르게 성공하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창업 전에도 서비스를 만드는 데 관심이 많아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창업을 해보니 생각보다 고려할 게 많았다. 회사에 속한 일원으로서 서비스도 만들어야 하고 창업자로서 팀 문화도 신경 쓰며 투자까지 받아야한다. 매일매일이 새로운 문제를 푸는 기분이다.

실패하거나 힘들었던 경험은?

누구나 사랑받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 사실 서비스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노력은 거의 비슷하다. 이 서비스가 사랑받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시장에 내놓지만, 기대와 달리 사랑을 못 받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태그룸은 주단위로 새로운 기능을 시장에 내보내고 반응을 확인한다. 업계에서는 평균 2주에 한 번 꼴로 하는데, 우리는 초기니까 조금 더 무리해서 1주일에 한 번으로 테스트를 해보자는 계획이다. 그래서 야근을 하게 되고, 주말에도 일을 하러 나오면서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결과가 안 좋아도 슬픔에 빠져있을 시간이 없이 다음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힘들었다. 그러나 노력에도 실패가 반복되면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극복 방안도 있을 것 같다

진심으로 팀이 있기에 버틴다고 생각한다. 창업자인 내가 지쳐 회사에 늦게 오고 싶고 일도 하기 싫을 때가 있는데 오히려 주변에서 같이 일 하는 사람들이 더 열심히 일 하는 모습을 본다. 그 때 이 사람들 때문이라도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용자들에게 사랑받는 것도 좋지만 같이 하는 사람들도 큰 원동력이 되어준다. 실패가 내게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이유다.

성과도 하나의 동기부여다. 태그룸의 주간 활성 사용자수는 매주 20%씩 성장 중이다. 적은 수치에서 20% 성장하는 건 당장 작아 보이지만, 20%씩 매주 성장한다면 크게 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 이용자들의 반응도 힘이 된다. 종종 메일로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리뷰를 보내주는데 그런 글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여러 곳에서 공부하고 있는 이용자들

앞으로 태그룸을 운영하는 데 있어 어떤 계획이 있는지?

일단 태그룸을 더 크게 만드는 게 목표다. 단순히 애플리케이션이 아닌 하나의 세상(World)이 되게 하는 것이다. 태그룸을 이용하는 학생들은 우리에게 놀라운 아이디어를 보내곤 한다. 그런 아이디어들이 모여 단순한 유틸리티 앱이 아닌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는다. 

또 다른 태그룸 팀의 목표 중 하나는 유틸리티가 있는 메타버스가 만들자는 것이다. 공동창업자인 신민섭 대표는 웹3 생태계를 정말 잘 이해하는 감각적인 사람이다. 암호화폐 결제, 비상장암호화폐 P2P거래소 등 그간의 활동도 그랬다.

그는 나를 포함한 팀원들에게 우리가 글로벌에서 이용자가 가장 많은 웹3 회사가 되겠다는 비전을 말한다. 벤치마크의 대상은 크립토키티를 만든 대퍼랩스다. 나는 그 꿈을 함께 꾸며 사람들이 ‘투자 대상’이 아닌 프로덕트로서 우리를 기억하게 만들고 싶다. 계획을 이루기 위해 현재 태그룸은 절찬 채용중이다.

바이라인네트워크
<윤희성 기자>heecastl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