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 사업에 자신감 충만한 네이버
네이버가 2021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1분기는 코로나19 특수가 마무리되는 시점이었는데요, 그럼에도 네이버의 성장 속도는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네이버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1% 성장한 1조845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영업이익은 4.5%밖에 늘어나지 않은 3018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영업비용이 27.5%나 늘었기 때문입니다. 비용이 크게 늘어난 원인은 인건비 증가입니다. 최근 IT업계의 인재확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네이버 역시 임금인상 폭이 높았고 인건비가 크게 늘었습니다. 해외 마케팅 비용과 올림픽 중계권 등도 비용증가의 원인입니다.
이번 1분기 실적발표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습니다. 네이버가 커머스 매출 구조를 처음 발표했다는 점입니다. 네이버가 커머스 사업을 통해 어떻게 수익을 올리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됐습니다.
이를 살펴보면 네이버의 이커머스 사업은 다른 이커머스 기업과는 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대부분 수수료나 직매입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합니다. 하지만 네이버 커머스 사업의 주요 매출원은 광고입니다. 1분기 네이버의 커머스 매출은 4161억원인데, 광고매출이 62.6%에 달합니다. 나머지는 수수료(31.7%), 멤버십(5.6%) 등입니다.
이와 같은 수익구조는 네이버가 중소상공인 판매자를 다수 확보할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광고라는 강력한 수익원 덕분에 수수료를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네이버는 업계 최저의 수수료율을 자랑합니다. 최수연 네이버 CEO는 “네이버 커머스는 수수료와 광고 모델의 이상적인 조합으로 성장과 수익 창출의 균형을 잘 잡으며 성장해 오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수수료와 쇼핑광고를 주익원으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하나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네이버가 자랑하는 “낮은 수수료”는 오직 스마트스토어의 전략이라는 점입니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이외에도 다양한 버티컬 커머스 사업을 강화해나가고 있습니다. 버티컬 커머스 분야에서는 스마트스토어 수준의 낮은 수수료 전략은 채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스마트스토어는 중소상공인 판매자를 중심으로 생태계가 구성되어 있지만, 버티컬 커머스는 그렇지 않다고 보는 것입니다.
최 대표는 “네이버 쇼핑의 기본 수수료는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SME(중소상공인) 브랜드들과 함께 성장을 도모하되 새로 확산되는 신규 버티컬 커머스 서비스들에 대해서는 마케팅 효과와 높은 구매 전환율 등을 감안하여 좀 더 합리적인 방향으로 수수료를 정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버티컬 커머스 분야에서 수수료율 인상을 예고하는 발언으로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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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1분기 실적 중 커머스 부문 주요 FACT
- C2C 플랫폼 ‘크림’ 포함 거래액 9조원 달성, 전년 동기 대비 22.4% 성장.
- 신규 버티컬 커머스 카테고리 비중이 전체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의 19%까지 증가, 거래액은 전년 대비 78% 성장.
- 브랜드스토어는 이번 분기 150개 브랜드가 새로 합류, 총 771개 브랜드가 거래액 6700억 원을 창출, 전년 대비 81% 성장.
- 크림은 스니커즈 리셀에서 패션 명품 등의 카테고리로 확장 중, 전년 대비 194% 성장한 분기 거래액 3700억 원을 달성
- 멤버십 누적 가입자 수 700만 명을 돌파. 유료 월간 연간 가입자들의 거래액은 가입 후 약 2배 증가하는 패턴, 스마트 스토어 전체 거래액의 40%가 멤버십을 통해 발생.
- 버티컬 커머스 라인업 지속적으로 확충 예정.
- SME 대상 수수료는 현재 수준 유지, 버티컬 커머스의 수수료는 현실화.
- 빠른 배송은 아직 초기, 빠른 배송 서비스가 유효하다고 생각하는 생필품 카테고리의 경우에는 물량 기준 20% 수준. CJ와의 제휴 물량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 목표, 2025년까지 당일 배송 서비스의 전국 확대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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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커머스 사업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검색→커머스→핀테크로 이어지는 포트폴리오 조합이 굉장히 강력하다고 자평하는 것입니다. 최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회사는 없으며 이것이 네이버만의 차별점”이라면서 “이 점을 잘 활용해 이용자와 사업자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네이버는 ‘검색+커머스+핀테크’라는 성공적인 조합을 그대로 일본으로 확장시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습니다. 일본에는 야후재팬와 라인이라는 네이버의 동지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자신합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야후재팬과 함께 상품검색 서비스를 새로 만들고 있습니다. 야후재팬은 현재 구글 검색 기술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를 그대로 새로운 상품 검색 서비스에 활용할 수는 없습니다. 새롭게 상품검색 엔진을 개발해 야후재팬 상품 검색에 활용해 ‘검색+커머스+핀테크’ 포트폴리오 전략을 일본에서 구현할 방침입니다. 여기에는 당연히 네이버의 검색 기술이 들어가게 되고, 네이버가 오랫동안 꿈꿨던 검색엔진 일본진출이라는 목표도 부분적으로는 달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해 말에는 국내의 스마트스토어와 똑같은 ‘마이스마트스토어’라는 서비스를 일본에 선보였습니다. 현재는 베타테스트를 진행하면서 판매자를 모으는 중입니다. 네이버페이와 같은 결제 플랫폼으로는 라인페이와 페이페이가 이미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국 | 일본 | |
검색 포털 | 네이버 | 야후재팬(상품검색 개발 중) |
커머스 | 스마트스토어 | 마이스마트스토어 |
핀테크 | 네이버페이 | 라인페이 + 페이페이 |
다만 이같은 전략이 성공하기까지는 하나의 걸림돌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야후재팬의 위상이 한국에서의 네이버와 같지 않다는 점입니다. 네이버는 검색점유율 60~70%를 자랑하는데, 일본 검색엔진 시장에서 야후의 위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 검색엔진 시장은 구글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야후재팬의 점유율은 20% 안팎(스탯카운터 기준)입니다. 최 대표가 자랑하는 검색+커머스+핀테크 포트폴리오는 강력한 검색점유율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검색 점유율이 낮은 일본에서도 한국의 성공방정식이 그대로 통할지는 지켜봐야할 듯 합니다. 대신 일본에는 모바일 플랫폼을 장악한 ‘라인’이라는 무기도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방법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지난 2년간 이커머스 산업은 급속도로 성장을 이뤘습니다. 그러나 일상으로의 복귀가 가속화되고 있고 팬데믹 효과도 이제는 사라지고 있어 이커머스 산업의 성장률도 팬데믹 이전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부터 이커머스 업체들의 거래액 증가가 둔화되는 모습도 보입니다. 네이버 커머스의 1분기 성장률도 13.9%에 그쳤습니다. 네이버 전체의 매출 성장률 절반 수준입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팬데믹 이후를 위핸 이커머스 업체들의 새로운 전략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단호한 모습을 보입니다. ‘검색+커머스+핀테크’ 전략이 강력하고,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입니다.
최 대표는 “이커머스 시장이 지난 2년간 정말 급속도로 성장한 것에 반해서 성장률이 정상화되는 것이 아닐까 예상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그런 과정에서 저희의 전략이 오히려 더 저희는 유효하다고 보고 현 시점에서 새로운 전략 변경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