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핫이슈 읽기] 국내 AI 연합체 무엇이 있나

인공지능(AI)이란 주제 아래 대규모 협의체가 구성됐다는 소식이 잇달아 들려온다. LG는 최근 국내외 13개 기업이 모인 민간 연합체를 구성했다. LG 이전에는 카카오와 네이버가, 그 이전에는 KT, SKT와 같은 통신사가 AI를 주제로 연합을 꾸린 바 있다.

두 기업 간 협약을 넘어 여러 기업, 기관 간 협의체 구성 소식이 많이 들려오는 이유는 그만큼 AI 기술 개발이 혼자 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우선 초거대 AI와 같은 최첨단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학계와 산업계 협업이 중요하다. 학계에서는 AI 주제를 연구하는 교수와 학생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현장 요구를 반영한 과제, 특히 초거대 AI 학습에 필수적인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제공한다.

산학 협력 방식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작년 5월 서울대, 카이스트(KAIST)와 각각 AI 연구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다. 단순 MOU를 넘어 특정 AI 과제를 중심으로 연구실을 만들어 기업과 학교가 함께 연구한다.

‘서울대-네이버 초대규모 AI 연구센터’의 연구 주제는 초거대 AI다. 해당 센터에서는 네이버의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한다. ‘카이스트-네이버 초창의적 AI 연구센터’에서도 초거대 AI를 활용한 기술을 공동 연구한다. 서울대 센터와 다른 점은 웹툰·영상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 제작 관련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한다는 것. 상상력을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창의적인 AI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양 연구센터는 설립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세계 학회에서 이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네이버는 세계 최대 자연어처리(NLP) 학회인 ACL2022에서 서울대-네이버 초대규모 AI연구센터, 카이스트-네이버 초창의적 AI연구센터 연구가 각각 1개씩 채택됐다고 밝혔다.

서울대팀 논문은 ‘Continual Plug-and-Adapt for CuQA’로 QA모델의 최신성 유지를 위한 유연한 평생 학습(continual learning) 기법을 제안한다. 카이스트팀에서는 ‘Two-Step Question Retrieval for Open-Domain QA’ 논문으로 효율적인 오픈도메인 QA 모델을 위한 새로운 질의 조회기법을 제안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의 현재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여러 연구 노력들이 반년 만에 벌써 성과가 나오고 있어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 다음으로 산학 협력에 적극적인 기업은 카카오다. 카카오브레인은 작년 말 초거대 AI를 비롯한 최첨단 AI 기술 개발을 위해 6개 대학에 있는 AI 연구실 7곳과 산학 협력팀을 만들었다.

해당 대학은 고려대, 서울대, 포스텍, 한양대, 카이스트, 유니스트(UNIST) 6곳이다. 전명재 교수(유니스트), 서민준 교수(카이스트), 조민수 교수(포스텍) , 김은솔 교수(한양대), 김현우 교수(고려대), 이준석 교수(서울대), 홍승훈 교수(KAIST) 연구실이 참여한다. 공동 연구는 2024년 10월까지 3년간 진행할 예정이다.

초거대 AI 연구는 카이스트 서민준 교수팀과 유니스트 전명재 교수팀이 담당한다. 이외 ▲메모리 기반 초거대 모델 학습 플랫폼 및 방법론 ▲현 인식 및 추론 모델의 한계점을 극복하는 새로운 방법론 ▲현 비디오 인식 및 생성 한계점을 극복하는 새로운 방법론 등이 주요 연구 주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작년 12월 서울대의 산학 협력 프로그램 AIIS 멤버십에 가입하는 방식으로 산학 협력을 맺었다. 해당 협력으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한층 고도화 된 AI 어시스턴트 구현을 위한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5년 내 종합 업무 플랫폼 ‘카카오워크’에 적용된 AI 어시스턴트 캐스퍼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다.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업무 처리를 돕는 어시스턴트 수준을 넘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고 스마트한 의사결정을 돕는 AI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구현하고자 한다.

LG·SKT·KT, 각기 타 기업들과 AI 연합체 구성

학교와 기업 사이 협의체 이외 여러 산업 분야 기업들이 연합팀을 만드는 경우도 많다. 초거대 AI도 결국 현장에 쓰이기 위한 기술이다. 현장에 쓰려면 각 산업 도메인 지식과 데이터가 필요하다.

지난 2월 구성된 LG의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는 다양한 분야 기업, 기관이 모였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 LG AI 연구원이 주도하는 이 연합에는 ▲구글 ▲우리은행 ▲셔터스톡 ▲엘스비어 ▲EBS ▲고려대의료원 ▲한양대병원 ▲브이에이코퍼레이션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가 초기 멤버로 참여한다. 이 중 4곳은 LG 계열사지만 의료, 금융, 교육계에서 국내 AI 연합체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LG 전에는 통신사인 KT와 SKT에서 각기 AI 공동 연구팀을 구성했다. 통신사들이 AI 협력팀을 만든 것은 2020년으로 LG보다 약 2년 빠르다. 가장 빨리 AI 연합체 구성에 나선 것은 통신사들이지만 가시화된 성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SKT, 카카오, 삼성전자 3사 협력은 2020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SKT 박정호 CEO가 “글로벌 AI 전쟁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간 경쟁보다는 협력이 필요한 시기”라며 AI 분야에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시작됐다.

2020년 3월에는 공동 실무 그룹을 구성하고 CTO급 워크숍을 격주 단위로 정기 운영하며 로드맵을 가다듬었다는 것이 SKT 측 설명이다.

3사는 AI 동맹으로 각 사가 가진 핵심 역량을 모아 ▲미래 AI기술 개발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AI 활용 방안 연구 ▲AI기술 저변 확대를 공동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별도 서비스를 만들어 전력을 분산시키지는 않는다. ‘백엔드 AI 플랫폼(Backend AI Platform)’으로 개발해 3사의 역량을 모은다는 방침이다. 핵심 기능과 기술을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형태로 개발자, 연구기관, 기업 등 공공에 개방하고 앱과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는 형태다. 장기적으로는 사회 고령화, 미세먼지 등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AI 연구를 진행한다.

KT 중심 AI 원팀은 2020년 2월 출범했다. KT를 비롯해 현대중공업그룹, LG전자, LG유플러스, 한국투자증권, 동원그룹, 카이스트, 한양대, 한국전자통신얀구원(ETRI)을 포함해 9개 기업과 학교, 연구 기관이 협력체를 만들었다. 이 연합체는 올해 상반기 중 초거대 AI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제까지 KT AI 원팀에서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KT의 통신 데이터와 LG유플러스의 통신 및 로밍 데이터를 함께 활용하기로 했다. LG전자 제품과 AI 기술력을 결합해 입체적이고 새로운 관점에서 감염병 확산과 위험을 방지하는 모델도 시도해 보기로 했다. 환경오염, 산업안전 등 사회문제 해결에도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박성은 기자<sage@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