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가 사는 세상(셀사세)’은 이커머스 셀러 생태계를 조명하고, 셀러를 꿈꾸는 한 사람의 시작과 끝을 기록하는 셀러 생애주기 관찰기입니다. 셀러가 되기 위한 준비부터 사업자 등록, 상품 소싱과 확보, 오픈 마켓 입점, 풀필먼트와 배송, CS, 자사몰 오픈까지 모두 해보렵니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셀러가 답이다’라는 수많은 서적과, 유튜버들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과연 맞는 이야기인지 제가 직접 확인해보겠습니다.

도소매 상가를 ‘최고의 파트너’로 만들어 보자

최효진 카페24 공식 강사의 초대로 회현시장 도소매 상가 현장 실습에 참여했다. 최 강사가 운영하는 블로그 ‘프리다의 노마드 살롱’에서는 컨설팅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위한 실습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최 강사는 “도소매 상가는 시장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정보가 많고, 사업 파트너를 얻을 기회를 제공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녀의 ‘20년의 이커머스 경력에서 나오는 바이브’를 현장에서 느끼며 배운 노하우를 공유한다.

회현시장 도소매상가 앞에 모인 우리. 카테고리별 점포 앞에서 최 강사의 ‘상품 보는 노하우’를 듣고서 들어간다.

강사님, 안녕하세요. 사입 현장에서 뵙네요.

안녕하세요. 오늘 남대문 도소매 상가에서 주로 살펴볼 상품들은 액세서리, 인테리어 소품, 커트러리 등입니다. 각 상가를 둘러보기 전 상품 특성과 함께 어떤 부분을 유심히 봐야 하는지, 사장님들과는 어떤 대화를 나눠야 하는지 하나씩 설명드리도록 할게요.

초보 셀러가 피해야 할 카테고리가 있을까요?

카테고리 자체를 피한다기보다, 각 카테고리 내 충분히 고민해봐야 할 상품군이 있습니다. 이는 실습 중에 하나씩 설명드릴 텐데요. 그보다도 초보 셀러가 피해야 할 것은 박리다매식 판매방식입니다. 상품별로 매출당 얼마가 남는지 잘 파악해서 많이 남기려 노력하길 추천합니다.

처음부터 박리다매로 팔다 보면 원가, 인건비, 포장비, 배송비 등 판매 요소 하나하나를 고려하기 정말 힘들어요. 매출이 높다는 함정에 빠져선 안 됩니다. 많이 파는 데만 집중하다가 어느 순간 눈을 떠 상품 가격을 올리는 사례를 많이 봤는데요. 이런 종류의 쇼핑몰을 통해 소비자가 얻는 가치는 ‘저렴한 가격’이었기에 더 이상 찾아올 이유가 없겠죠. 그러므로 처음부터 판매에 드는 비용 하나하나를 파악하며 경험을 쌓으시길 추천합니다.

액세서리 카테고리 내에도 여러 상가가 있으며, 각 상가마다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

사입 시 공통적인 유의사항 또는 필수 질문이 있을까요?

도소매 상가를 둘러보는 목적은 첫째 전체 시장의 분위기와 트렌드를 읽기 위함이고, 둘째 실제 사입을 진행하기 위함인데요. 이 두 가지 목적에 맞는 관점과 질문이 필요합니다.

최우선은 각 매장마다 가장 눈에 잘 띄는 장소, 예를 들어 선반이라면 우리 눈높이에 있는 3층에 어떤 상품이 진열돼 있는지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 놓인 상품이 메인이에요. 그 외에 아래층·위층이나 눈에 잘 띄지 않는 자리에 놓인 상품을 살피면 시장 조사가 안 돼요. 초보 셀러일수록 개인 취향대로 따라다니며 특별한 상품을 발굴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공통 질문은 3가지를 기억합시다. ① 단가 어떻게 나왔어요? ② 언제 나온 거예요? ③ 계속 나오나요? 이 3가지입니다. 먼저 단가를 문의하면서 최소 구매 금액/수량을 확인해 주시고요. 다음은 언제 들어온 상품인지를 파악합시다. 내 눈엔 정말 이쁜데 이미 3~4년 전 상품이다? 나만 몰랐지, 유행이 한참 지난 상품일 수 있겠죠. 앞의 조건을 만족시켰다면 계속 구매할 수 있는지를 파악합시다. 언제 얼마만큼의 재고를 확보할 수 있을지 알아야 판매가 원활합니다. 기껏 주문 다 받아놨더니 물량이 모자라 일일이 반품처리하다 보면 정말 울고 싶죠.

그렇다면 적절한 사입가는 얼마로 잡아야 할까요?

판매 가격을 정하고서 사입가를 정하는 게 좋아요. 기본적으로 판매에 드는 총비용의 약 1.6배를 판매가로 잡습니다. 3만원에 상품을 팔고 싶다고 가정하면요. 원가, 포장비 등을 포함해 총비용을 1만8000원으로 설정하는 거죠. 그중 적절한 사입가를 산출해내려고 노력해봅시다.

① 액세서리 상가

액세서리 카테고리만이 가지는 특징이 있나요?

상품 종류도 다양하고, 소비자군도 다양합니다. 귀걸이·목걸이 등 패션 아이템부터, 폰케이스·키링 같은 생활 아이템, 반려동물용 아이템, 각종 배지와 간단한 장난감 등 소품들까지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오늘 방문할 상가들을 잘 살펴보시면요. 상가와 매장별로 미묘한 차이점을 느끼실 거예요. 기본적으로 액세서리들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아무리 귀엽고 아기자기한 상품이라도 주 고객은 키덜트예요. 때문에 연령대에 맞는 디자인, 소재들로 나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고로 내 쇼핑몰 브랜딩에 적합한 상품 트렌드를 확인하려면 상가별 성격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죠.

액세서리 상가 내부에 들어서면 각 구역마다 도매점이 줄을 잇는다. 사진 촬영은 예민할 수 있어 사전 허가를 받는 것이 좋다.

액세서리 상가는 반지, 팔찌, 귀걸이부터 열쇠고리, 스마트폰 케이스, 반려동물 용품 등 매우 다양한 상품을 다룬다.

확실히 캐릭터 관련 상품이 많군요.

그래서 관련 상품 판권이 잘 정리되어있는지 살필 필요가 있어요. 모든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이야기지만, 혹시나 카피 제품을 판매했을 때, 특히 해당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을 때는 큰 문제가 되어 돌아올 수 있어요. 몇몇 분들은 수억원씩 정산이 묶이거나, 아예 해외로 도피해버리는 사례도 봤거든요. 또 아동용 또는 입에 닿을 수 있는 상품은 KC 인증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담으로 혹시 ‘슈프림(Supreme)’이란 브랜드를 아시나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잖아요. 벽돌을 출시해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그런데 이 브랜드 로고가 붙은 상품들을 국내에서는 정말 쉽게 만날 수 있거든요? 그 이유가 슈프림 본사가 상표권 등록에 관심이 없던 가운데 타사에서 관련 상표권을 전 세계를 대상으로 등록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내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슈프림 상품은 ‘합법적인 짝퉁’이에요. 참 재미있죠.

액세서리 소품 중 가격이 2가지인 것들이 있네요?

여기 도소매 시장 내 점포들은 도매와 소매를 같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가격표에 도매가와 소매가를 함께 표기해요. 예를 들어 초도 물량 100개를 구매할 경우 도매가, 그보다 적으면 소매가를 적용해 판매하는 식이죠. 혹시 1가지 가격만 적혀있는데 이게 소매가인 것 같으면, 해당 가격의 절반 정도를 도매가로 추측하셔도 됩니다.


위처럼 도매와 소매를 겸하는 점포들이 많기에 액세서리·인테리어 소품 시장 조사는 오전에 방문하시는 게 좋아요. 오후에는 일반 소비자들도 많이 모이거든요. 그러면 시장 상인들과의 대화나 상담도 여유롭지 못하겠죠. 회현시장의 경우 A~D동이 특히 바빠지니 기억해두세요.

상품에 2가지 가격이 적혀 있다면 각각 도매가와 소매가를 함께 표기한 것이다.

재료들도 많이 있군요.

맞습니다. 도매상점 중에는 재료상도 많고, 직접 재료를 가지고 완제품을 만들어 내놓는 곳도 많아요. 셀러가 공예 등을 통해 직접 상품을 제작해서 판매할 거라면 재료상의 역할이 중요하죠. 그렇다고 일반 셀러가 재료상을 그냥 지나쳐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재료상을 잘 살펴보면 완제품 단가 형성 수준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적정 가격 산출 기준으로 삼아도 좋겠죠.

공예 등 제작에 필요한 재료 도매점도 매우 다양하다. 이 중에는 재료 도매, 완성품 도매/소매를 겸하는 점포도 상당수 있었다.

‘[셀러가 사는 세상 ④-2] 도소매 사입시장 현장 뽀개기’로 이어집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