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비대면 진료 플랫폼 ‘솔닥’ “원격 의료는 포스트 코로나부터”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산업 분야를 꼽으라면 단연 디지털 헬스케어, 그 중에서도 비대면 의료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한시적 비대면 진료가 가능해지고, 최근에는 재택 치료 사례까지 급증하면서 비대면 의료 업체들은 매일 급격한 성장 중이다.

삼성전자 전략기획팀 출신 김민승 대표와 피부과·내과 의사 이호익 대표가 2018년 공동 설립한 아이케어닥터도가대표적 사례로 꼽을만하다. 이 기업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솔닥이라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원격 진료 자체는 아이케어닥터의 출발점도 종착지도 아니다.

아이케어닥터의 시작은 탈모, 피부, 다이어트와 같이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질병에 대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기보다 관련 고민을 상담해주는 서비스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만든 것이 솔닥토크다. 탈모 제품을 구입한 고객에게 비대면 상담 플랫폼에서 의사가 관련 고민을 상담해주는 것. 코로나19 이후로 한시적 비대면 진료가 가능해지면서 작년 4월부터는 코로나19에 대한 비대면 진료, 처방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상담에서 진료, 처방까지 자연스레 확장이 된 사례다.

타 원격 진료 업체와 차별화되는 점은 카카오톡 기반 원격 지원 서비스로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진료를 보기 위해 아이돌 콘서트를 예매하듯 치열한 경쟁을 하는 문제도 없다. 환자가 진료를 원하는 시간을 먼저 정하면 해당 시간대에 진료를 희망하는 기관과 매칭이 된다. 대기 초과로 진료를 못 받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고 두 대표는 자신한다.

현재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원격 의료 업체들의 코로나19 이후 행보는 어떨지 상상하기 어렵다. 아이케어닥터의 경우에는 기존 사업 방향이 코로나19와 비대면 진료가 아니었던 만큼 걱정이 없다. 탈모, 피부, 다이어트와 같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영역에 대해 비대면 서비스를 계속해서 제공하는 것이 아이케어닥터의 목표다. 더 나아가 환자 중심으로 각종 헬스케어 데이터를 모아 진료에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다음은 김민승, 이호익 아이케어닥터와의 1문 1답.

김민승 대표(왼쪽)와 이호익 대표(오른쪽)

비대면 진료 서비스인 솔닥으로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데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아이케어닥터의 본래 사업 모델이 아니라고 들었다.

김민승 대표 : 비대면 플랫폼 서비스는 2020년부터 제공하기 시작했고 아이케어닥터는 2018년 설립했다. 설립 초기에는 진료 후 의약품을 처방할 때 도움이 되는 홈케어 상품을 개발해 판매했다. 예를 들어 인공 눈물을 쓰는 환자를 위해 눈 주위 습도를 유지해 눈 피로를 풀어주는 상품을 제공하는 식이다. 2020년부터는 상품만 다루는 데서 나아가 의료 전문가들과 고객이 보다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솔닥을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진료는 아닌 상담 영역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관련 질병에 대한 전문가 상담을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상품을 개발,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사람들이 올바르고 편하게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습관을 만들어주기 쉽지 않았다. 1300개 약국에 제품을 입점시키고 대형 제약사와 공동 개발, 판매까지 했지만,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직접 소통해야 겠다는 생각에서 솔닥을 만들었다.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에는 어떤 상담을 제공했나?

김민승 대표 : 탈모 샴푸를 구매하는 사람에게 탈모와 관련 상담을 해주는 식이다. 평소 탈모에 대해 궁금했던 점, 탈모에 좋은 식습관, 병원을 가면 좋을 지에 대한 간단한 조언을 제공했다. 다이어트, 여드름 등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상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 사용 방법부터 관련해서 겪고 있는 문제들을 어떻게 더 쉽게 해결할 수 있을지 도와줬다.

창업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김민승 대표는 본래 헬스케어 관련 일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김민승 대표 : 삼성전자에서 전략기획 역할을 맡고 있다가 새롭게 개인 사업을 시작했다. 화장품 쪽으로 준비를 하는데 피부 특성, 제품에 대한 이해를 전문가인 의사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도움이 됐다. 단순 마케팅이 아닌 건강 전문가로서 개인 사업을 준비하면서 이호익 대표에게 도움을 받았고 자연스럽게 사업을 함께 준비하게 됐다. 사람들이 올바르고 편하고 쉽게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단순한 마케팅을 통해 화장품을 쓰게 하는 것으로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가와의 교류나 접점을 만들면서 사업적인 장점을 많이 느꼈다.

최근 재택 진료 수요가 굉장히 많이 늘었다. 체감하기에 어떤가?

김민승 대표 : 굉장히 서비스 이용률이 많이 늘었다. 오미크론 전에도 솔닥에서 집중하고 있던 영역들인 탈모, 유아, 피부 건조 등에서 서비스 성장 속도가 높았는데 코로나19 재택 진료를 하게 되면서 폭증했다.

수요가 늘어났지만 병의원과 약국 공급이 적어 이용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호익 대표 : 우리 시스템에서는 환자가 먼저 시간을 정한 뒤 해당 시간대에 진료를 희망하는 기관과 매칭을 시켜준다. 자연스럽게 대기라는 개념이 없고 예약한 시간대에 환자가 원하는 형태로 진료를 볼 수 있다. 의료기관들도 진료를 볼 수 있는 건수를 미리 제공해준다. 유명 택시 플랫폼 서비스처럼 매칭을 먼저 시키기 때문에 문진표를 쓰고 있는데 먼저 온 환자가 진료를 보는 시스템이 아닌 것이다. 우리 서비스 내 재택 치료에서 여러 고객이 대기가 초과돼서 진료를 못 받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진료를 받은 후 약사가 없어 약 배송을 못 받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호익 대표 : 타 플랫폼과 우리 모두가 코로나19 서비스에 대해 겪고 있는 문제다. 우리가 원래 주력하던 영역에서 진료를 볼 때는 관련 문제가 없다. 한정된 진료에서 약국의 모든 재고를 파악하고 시작하기 때문에 약을 못 받는 경우가 없다. 코로나19에 대해서는 시국인 만큼 잠시 열어놓은 것이기 때문에 네거티브 피드백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작년 12월에는 연세대와 AI 기반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에 대한 특허를 공동 출원했다.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에도 관심이 있는지?

김민승 대표 : 작년부터 단순 서비스 중개를 넘어서 미래 헬스케어에 어울리는 우리만의 기술들을 많이 개발해왔다. 앞으로 헬스케어 분야 빅데이터가 쌓였을 때 이를 토대로 어떻게 분석을 하고 분석된 결과값을 어떤 형태의 알고리즘을 투입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연세대와 기술 이전을 진행했다. 우리가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 중개 경험치나 역량들이 헬스케어 데이터 영역으로 확장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호익 대표 : 의료 데이터는 원래 폐쇄적이다. 병원 내 대면 진료에서 의사와 환자 사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공개 데이터가 되지 못한다. 반면 비대면 진료에서는 이러한 데이터를 오픈할 수밖에 없다. 의사와 환자가 상호 얘기했던 것들이 동의 하에 공개되고 자료를 쓸 수 있게 되면 데이터셋이 형성되는 것이다. 여기서 AI 기술이 들어가면 진단,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토콜을 제시할 수 있다.

원격 의료를 금지하는 의료법에 위반되지는 않을까?

이호익 대표 : 건강검진이나 약 복용 이력들은 모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클라우드로 넘어가 있다. 이걸 통해서 건강검진에 대한 상담을 해주면 원격 의료가 되는 것이다. 실질적인 프로덕트로 받으려면 원격 진료가 가능해져야 한다. 하지만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 자체는 더 빨리 이뤄질 것으로 본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사업 방향이 궁금하다.

이호익 대표 :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19에 더 집중하고 있다. 사실 코로나19 대상 비대면 진료도 원래 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모든 병원이 코로나19 진료를 봐야할 만큼 급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플랫폼도 지원에 나서게 됐다. 코로나19 유행 이후에는 데이터 수집 방향을 환자 중심으로 만들려 한다. 환자 개인이 쌓아온 일상생활에서 수집, 기록한 데이터가 온라인으로 접속해서 의사를 만났을 때 잘 전달될 수 있게 하는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환자 대상 원격 의료 쪽은 환자 데이터 수집 플랫폼이 되는 것이고, 의사 쪽에는 데이터 기반으로 진료를 볼 수 있는 전자의무기록(EMR) 솔루션을 제공하려 한다.

김민승 대표 : 포스트 코로나19에서의 디지털 헬스케어는 결국 디지털 매체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들이 쉽게 융화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디지털 헬스케어란 지금의 의료 인프라가 가장 쉽게 유화될 수 있는 모습으로 제공돼야 한다는 것이 솔닥이 생각하는 미래 디지털 헬스케어 모습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박성은 기자<sag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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