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와 만난 카카오페이 경영진, 재차 사과

“저희가 한 행동이 굉장히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된 데에 대해서 많이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잘 수습하느냐가 내정된 이후 가장 큰 과제였습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신임대표 내정자가 28일 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의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해 12월, 본인을 포함한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이 기업공개 직후 보유 주식을 매각하면서 주주들로부터 ‘도덕적 해이’를 비판 받은 일에 대한 사과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신임 대표

신 내정자는 이 자리에서 “주요 임원 8명이 한꺼번에 대량 매도를 했다는 사실이 부정적인 인식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판단의 착오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도 스스로를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최근에 발표한 신뢰회복을 위한 협의체를 통해 어떻게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상황과 관련해서는 “각자의 필요에 따라 보유한 스톡옵션 중 일부 물량을 행사하고 이를 매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영진이 한꺼번에 주식을 매도한 이유에 대해서는 “임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상대적으로 다른 분들이 보유한 주식보다는 물량이 많다보니 이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갔을 때 영향이 클 것이라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보유 의사를 가진 기관 투자자들에게 블록딜로 매도를 하면 시장에 영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뜻을 모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사태는 경영진의 생각과는 다르게 흘렀고, 결과적으로 카카오 대표로 가기로 했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낙마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후 김범수 의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남궁훈 대표가 카카오 경영을 맡으면서, 그 역시 주가가 회복될 때까지 법정 최저임금을 받겠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 역시 신뢰회복을 위한 일련의 방안을 내놓고 있는 중이다. 재발방지를 위한 매도 제한 규정 마련, 경영진 5인 주식 재매입 등이 주요 내용이다. 다만, 주식 재매입에 대한 방법론은 검토 중이다. 시장에서 개입해서 매입을 해야 할지, 블록딜로 장외거래를 해야 할지는 합리적인 방안에 따라 검토할 계획이다.

특히 신 대표 내정자는 회사의 주가가 20만원을 달성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밝혔다. 이는 남궁훈 대표와 같은 전략인데, 회사 안팎으로 신뢰를 되찾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예상하고 있는 주가 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가능한 빨리 회복됐으면 좋겠다”며 “카카오페이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경쟁력, 펀더멘털은 여전히 굉장히 강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대표 내정자는 올해 내놓을 신규 서비스가 주가 20만원을 달성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봤다. 얼마 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서비스를 내놓은 카카오페이는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지난해 금융소비자보호법으로 인해 서비스를 재정비한 보험 부문도 기대 요인 중 하나다. 여기에 금융 당국과 논의하며 디지털손해보험사 본인가 획득을 위한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

신 대표 내정자는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다”며 “본인가를 통해서 나오는 혁신적인 보험 상품들이 카카오페이의 보험 채널을 통해서 판매가 되고, 이를 통해 보험 상품에 대한 경험을 차별화하면 또 다른 혁신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주주사 절차에 따라 퇴임할 예정이다. 신 대표 내정자는 “대표님은 모회사에서 선임이 된 대표이사셨기 때문에 주주사에서 가지고 있는 퇴임 절차를 따라서 진행이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