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배달앱을 운영한다. 다만,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처럼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직접 수익을 노리고 하는 것이 아니란 게 은행의 주장이다. 배달앱에서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 운영한다. 신한은행은 직접 배달앱에서 발생하는 배달 라이더, 소상공인 매출 내역 등 각종 데이터를 활용해 금융상품을 만들고 있다. 배달앱을 기반으로 금융상품을 만드는 것이 신한은행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작년 12월 신한은행은 배달앱 ‘땡겨요’의 베타버전을 내놓고 이듬해 1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공공 배달앱 수준의 낮은 수수료, 광고비 제로 등 저렴한 비용을 무기로 내세웠다. 서비스 지역은 현재 서울 일부지역에 해당되지만 차차 대상 지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땡겨요를 통해 배달 라이더의 배달 횟수, 소상공인의 매출 등 데이터를 얻고 있다. 타 배달앱 서비스 업체와 제휴하지 않고 직접 배달앱을 만든 이유다. 이곳에서 얻은 각종 비금융 데이터를 신용평가모형에 반영해 배달 라이더와 소상공인의 신용을 평가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땡겨요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부터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작업에 착수했다. 기존에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금융데이터와 신용평가(CB)사의 데이터만 활용했다면,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에는 멤버십, 소액결제, 카드가맹점 결제, 입출금 계좌 등 생활 밀착형 데이터를 반영하고,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술을 접목했다.

이와 별도로, 음식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을 위해 카드 매출, 고객 재방문 이용 수 등 가맹점 결제 데이터를 활용한 음식점 특화모형을 개발했다. 여기에 땡겨요에 축적된 정보를 활용해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고 있다.

대안정보를 신용평가모형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신한은행은 정식 서비스와 함께 곧바로 땡겨요 데이터를 반영한 금융상품을 내놨다. 지난 1월 출시된 비대면 상품인 ‘땡겨요 사업자 대출’은 땡겨요에 입점한 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다. 매출 데이터를 분석해 대출 한도를 책정한다.

배달앱 라이더를 위한 전용 대출도 있다. 배달 대행 플랫폼 생각대로와 제휴해 여러 데이터를 얻어 대출한도 등을 책정한다. 대출 상환 방식의 경우 배달 라이더의 비정기적인 소득형태 등을 고려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배달앱 서비스를 위해 관련 조직을 만들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플랫폼 구축 비용에만 138억원을 쏟으면서 신한은행이 배달앱을 만든 것은 사실상 중·저신용자 고객을 위한 금융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다.

시중은행에서는 그동안 연체율 상승 등 리스크 관리를 위해 고신용자 위주의 금융상품을 공급해왔다. 금융권 중에서 중금리 대출에 가장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시중은행의 전략 노선이 바뀌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이 금융취약층에 해당하는 중·저신용자 금융지원에 나서면서 각종 지원책을 내놨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중금리대출 제도개선방안’을 마련, 중금리대출 실적을 경영실태평가에 반영하는 등 시중은행에게도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금리 대출을 규제에서 제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결국 그동안 중금리대출에 소홀했던 시중은행에서도 수익창출을 위해선 중·저신용자에게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다. 개인사업자, 소상공인, 배달 라이더 등은 소득이 일정치 않고 금융이력이 적은 중·저신용자의 대표적인 사례다.

시중은행에서는 중·저신용자를 위한 전용 금융상품을 만들되, 은행의 리스크 관리를 위해 중·저신용자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우량차주에 속하는 고객을 선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금융 데이터 등 대안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구축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관련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배달 라이더, 사장님 전용대출 등을 출시하며 연계금융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라이더 대출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신용평가모형에 적용하고, 이를 기반으로 금융 확대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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