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배터리] 폭등하는 소재값, 국내 배터리 산업은 괜찮나

최근 소재값이 폭등하고 있다는 이야기,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산업연구원의 보고서와 복수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현재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있는 원재료는 니켈, 리튬, 코발트 등입니다. 배터리 업계에서 앞서 언급한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우려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이 이 원료를 가지고 주로 배터리를 생산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 기업 입장에서 더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일각에서는 다른 저가형 배터리 개발에 신경쓰고, 빠른 시일 내에 양산해야 한다고도 주장합니다. 그만큼 소재값 폭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 인사이드 배터리에서는 소재값 폭등 원인과 우리나라 기업의 현 상황, 앞으로 대응 방안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배터리 소재값, 왜 폭등하는데?

배터리 원재료 값이 폭등하고 있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함께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보면, 세계적으로 친환경 정책이 강화되면서 배터리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 큽니다. 미국과 중국은 전기차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고, 완성차 업체는 전기차를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전기차 생산이 늘어난다는 것은 여기에 탑재되는 배터리 수량도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그러다 보니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원재료 공급이 필요합니다.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 시장의 원리죠.

또한, 여러 사회적 상황으로 공급망이 불안정해지는 것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현재 리튬, 코발트, 니켈 등 대부분의 원료는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리튬은 배터리 주요 원소 중 하나인데요, 이 리튬의 원재료가 되는 수산화리튬, 탄산리튬 등 리튬화합물 1위 생산 국가가 중국이거든요. 그만큼 우리나라도 중국에 많이 의존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수록 국내 배터리 업계가 안정적으로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었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다만 우크라이나 리스크 자체가 배터리 원재료 시장에 많은 영향을 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한 배터리 시장 전문가는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이번 침공 하나만으로 국제 원재료 시장이 흔들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양국 간 전쟁 자체가 배터리 원재료 가격에 많은 영향을 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이 러시아로부터원재료를 많이 공급받고 있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전문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배터리 원재료를 사들이는 세력이 생겼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는 “보통 배터리 원재료는 런던금속거래소(London Metal Exchange, LME)에 명시된 가격으로 거래되곤 한다”며 “이 거래소에서 일부 업체가 투기식으로 광물을 사들였기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이 같은 불안정 요소가 해소되면 투기적 요소도 줄어들 것이고, 가격도 정상적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배터리 3사 “당장 큰 영향은 없어”

경제적 측면에서 다행인 점이라면, 원재료 가격 폭등이 당장 우리나라 배터리 산업에는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국내 주요 배터리 3사는 원재료 가격 폭등과 관련해 모두 “단기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각 주요 배터리 3사 관계자에 따르면, 모두 기본적으로 원재료 공급 업체와 장기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원가가 변동될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입니다. 이렇게 장기계약을 맺으면 어떻게 해서든 계약한 내용대로 원재료를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배터리 기업에게는 큰 영향이 있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3사는 주요 원재료 업체에 소수 지분투자를 하고 있으며,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전략도 취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고, 지금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때입니다. 각 주요 배터리 3사 관계자는 입을 모아 “당장의 영향은 제한적이나 이 상황이 지속될 경우에는 자동차 가격이 상승하고 배터리 산업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언론에서는 전쟁이 금방 끝날 것이라고 예측하고는 있지만, 긴장을 놓칠 수는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LFP 배터리가 답? “하던 일을 잘하자”

일각에서는 국내 배터리 업체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LFP 배터리는 리튬과 인산, 철을 원재료로 하는 배터리인데요, 주로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LFP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하고 안정성이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다른 배터리에 비해 한 번에 대량으로 생산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배터리 업체는 다소 비싸지만 성능이 좋은 프리미엄 배터리로 분류되는 3원계 배터리를 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3원계 배터리란 3개의 원소를 포함하는 배터리를 말하는데요, 니켈, 코발트, 그리고 알루미늄이나 망간을 주원료로 합니다. 최근에는 니켈 함량이 높은 ‘하이니켈’ 배터리를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일부 업체도 LFP 배터리를 생산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업체가 갑작스럽게 LFP 배터리 생산에 뛰어드는 것은 무리일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은 그간 3원계 배터리를 중심으로 제품을 생산해 왔기 때문에, 모든 생산라인과 고객사가 3원계 배터리에 맞춰져 있습니다. 여전히 3원계 배터리를 필요로 하는 완성차 업체가 있고 이 수요를 국내 주요 배터리 3사가 충족하고 있었는데, 이를 가격경쟁력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바꾸기에는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물론 LFP 배터리를 개발해야 한다는 말이 아주 일리 없는 말은 아닙니다. 만약 이 같은 사회적 리스크가 장기적으로 발생한다면, 가격 변동의 영향을 덜 받는 LFP 배터리를 생산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겠죠. 그러나 현 시점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은 그간 주력하던 3원계 배터리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하던 것을 열심히 해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비결일 것 같네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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