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최수현 호(號)가 닻을 올렸다. 최 신임대표는 지난 14일 주주총회를 통해서 새로운 CEO로 정식 선임됐다. 최 대표는 비교적 적은 나이(1981년생)와 여성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40대 초반의 여성이 우리나라 주식시장 시가총액 5위의 기업을 이끄는 게 흔한 모습은 아니다. 회사 안팎에서 최 대표에 대한 기대도 크지만, 반대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최 대표의 어깨는 무겁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뒤숭숭해진 사내 분위기도 다시 잡아야 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성장을 이어갈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최 대표에게 주어진 숙제 세 가지를 살펴보자.

 


조직 재정비 및 기업문화 혁신


최 대표가 비교적 갑작스럽게 대표에 선임된 것은 지난 해 벌어진 난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직원의 사망 사건 때문이다. 이 사건에 최인혁 COO와 같은 주요 경영진이 연루되면서 경영진 전체가 책임을 지게 됐고, 그 과정에서 최 대표가 새로운 CEO로 선임됐다.

이 때문에 최 대표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는 조직을 재정비하고 기업문화를 혁신하는 것이다. 20년 넘게 앞만 보고 달려온 네이버는 기업문화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인물은 썩게 마련이기 때문에 스무살이 넘은 네이버에도 부분부분 고인물이 있을 것이다. 최 대표에게 주어진 제1 과제는 이런 고인물을 다시 흐르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최 대표가 혼자 힘으로 조직개편과 기업문화 혁신을 추진하기에는 아직 네이버 안에 내린 뿌리가 깊지 않다. 2005년 네이버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5년간 일한 경험이 있지만, 10년간 외부에서 활동하다가 다시 돌아온 것은 2년 전이다. 그렇다고 동종업계 경력이 많은 것도 아니다. 최 대표가 추진하는 조직혁신이 내부 반발에 막힐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채선주 전 CCO(최고커뮤케이션책임자,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채 CCO는 창업초기부터 네이버에 몸담아온 인물로, 이해진 창업자의 최측근이라고 볼 수 있다. 전임 경영진이 모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과정에서도 채 전 CCO는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CCO 자리에서는 물러났지만 이사회 멤버로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된다.

채 부사장은 이사회 내에서 신임대표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를 CEO로 추천한 것이 채 부사장이라는 후문도 있다. 최 대표는 2005년 신입사원 당시 채 부사장이 이끌던 커뮤니케이션 조직에서 일한 바 있다.


네이버 사정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이해진 창업자의 최측근인 채 부사장이 최 대표에 힘을 실어주면 최 대표가 추진하는 조직혁신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글로벌, 글로벌


네이버의 지상과제는 글로벌이다. 모든 서비스 조직이 글로벌에서의 성공을 염두에 두고 움직인다. 네이버를 글로벌 기업으로 만드는 것은 이해진 창업자의 오래된 꿈이다.

사실 글로벌에서 네이버의 성과는 적지 않다. 라인으로 일본, 대만, 태국 등의 모바일 시장을 장악했고, 네이버웹툰은 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로 북미에서 의미있는 성과지표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네이버는 여전히 배고프다. 글로벌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수준을 넘어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과 어깨를 견주는 메인스트림으로 올라서고 싶어한다.

최 대표가 새로운 CEO로 선정된 것도 글로벌 진출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최 대표는 하버드 로스쿨을 거쳐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2012년부턴 M&A(인수합병), 자본시장 및 기업지배구조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네이버에 재입사한 후에는 2년 동안 글로벌 사업지원을 책임져왔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사업 전략 수립, 글로벌 시장 이해 등에 대한 역량을 인정받아 CEO자리까지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네이버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다양한 인수합병을 진행할 전망인데, 이 과정에서 최 대표의 경험과 역량이 발휘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최 내정자와 함께 선임된 김남선 CFO(최고재무책임자) 역시 글로벌에서의 인수합병 등에 많은 경험을 가진 전문가다.

최 대표는 “네이버가 갖고 있는 모든 비즈니스는 시작부터 글로벌을 염두에 두고 시작됐을 뿐 아니라, 모든 목표점이 글로벌을 향해 있다”면서 “2년 전 네이버에 합류하고, 사업들의 글로벌 확대를 지원하는 과정 속에서, 글로벌 업계나 파트너사들의 높은 관심과 평가를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다음 킬러 서비스는?


네이버는 20년 동안 많은 서비스를 성공시켰다. 한국에서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검색포털을 성공시켰고, 일본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서 라인 메신저를 성공시켰다. 네이버웹툰은 아직 지배적인 지위에 오른 것은 아니지만 빠른 성장을 거두고 있으며, 제페토는 메타버스 흐름과 맞물려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각각 아쉬움은 있다. 라인은 일본과 태국, 대만 등에서 지배적 지위에 올랐지만 더 많은 국가로 확산되지 않았다. 네이버웹툰은 글로벌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J커브 수준의 성장세는 아니다. 지난 1월 월이용자(MAU) 8200만명기록 했는데, 1년 전에 비해 1000만명 정도 늘어난 수치다. 제페토는 많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여전히 비주류다.

네이버가 글로벌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더 센 무기가 필요한 셈이다. 이 때문에 최 대표는 취임일성으로 새로운 사업의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계속해서 만들어 내겠다는 다짐이다.


최 대표는 “앞으로의 네이버는 선배 경영진과 구성원들이 만들어 낸 라인, 웹툰, 제페토를 능가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새로운 사업의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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