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C-V, 모바일 칩 설계 강자 바꿔놓을까?
“최근에는 Arm을 대체할 수 있는 아키텍처 ‘RISC-V’에 초점을 맞춰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툴을 개발하고 있는데, 추후 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IAR 시스템즈는 마이크로 콘트롤러 유닛(MCU, Micro Controller Unit), 마이크로 프로세서 유닛(MPU, Micro Processor Unit)과 같은 칩을 개발할 때 필요한 소프트웨어 툴을 제공하는 업체다. 이 소프트웨어 툴을 이용해 전자기기, 스마트폰부터 차량에 탑재되는 반도체 등을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
이 회사는 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RISC-V’라는 아키텍처에 대해 강조했는데, 이 아키텍처가 모바일 칩 강자인 Arm을 대체할 수 있는 오픈소스 아키텍처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현도 IAR시스템즈코리아 세일즈 매니저는 “MCU, MPU 제공업체 중 RISC-V에 관심을 가지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자신들도 이 수요를 공략하고 있음을 알렸다.
그간 IAR 시스템즈가 주력해서 제공해온 솔루션은 컴파일러·디버거 툴 ‘IAR 임베디드 워크벤치’다. IAR 임베디드 워크벤치는 마이크로칩을 개발할 때 필요한 요소를 통합한 개발 툴을 말한다.
이 툴은 소프트웨어 개발 언어를 기기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기계어로 번역해 주는 ‘컴파일러(Compiler)’ 역할과 다른 프로그램을 테스트하고 연산 오류를 찾아내는 디버깅(Debugging) 역할을 한다. 개발자는 C, C++, 자바 스크립트와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로 소프트웨어를 개발·수정하고, IAR 임베디드 워크벤치는 이를 MCU나 MPU에 적합한 언어로 변환해 전달해준다.
반도체 구조와 기기가 복잡해질수록 컴파일러의 역할은 중요해진다. 언어를 변환하는 방식에 따라 각 코드의 크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데, 코드를 작게 만들면 반도체 동작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최근 기술이 발전하면서 코드가 복잡해지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코드에 오류를 내포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보안 결함으로 핵심 코드와 기술이 유출될 수도 있다.
이현도 매니저는 “IAR 임베디드 워크벤치는 코드 분석기능을 갖추고 있어 오류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며 “여기에 보안 자회사 시큐어씽즈(Secure Things)와 함께 개발한 칩에 대한 지적재산 보호를 위한 보안 솔루션도 개발해 탑재했다”고 말했다.
여러 종류의 반도체 명령어 중, IAR 시스템즈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아키텍처는 RISC-V다. IAR시스템즈는 간담회에서 IAR 임베디드 워크벤치’에서 대규모에 속하는 64비트 RISC-V 코어를 지원하기 시작했다고도 밝혔다. RISC-V는 Arm 아키텍처 대안으로도 거론되고 있는데, IAR 시스템즈도 이 시장을 노렸다는 분석이다.
RISC-V는 비교적 코드 길이가 짧고 단순한 축소 명령어 집합 컴퓨터(Reduced Instruction Set Computer, RISC)에 속하는 명령어 집합 구조(Instruction Set Architecture, ISA)다.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든, 어떠한 목적으로든 이 아키텍처를 이용해 반도체를 설계하고 제조, 판매할 수 있다.
RISC-V는 Arm을 대체할 수 있는 아키텍처로 주목받고 있다. RISC 구조에는 Arm 아키텍처도 포함되는데, Arm과 달리 RISC-V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아직 일각에서는 Arm 아키텍처에 비해 완성도가 낮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오픈소스라는 점에서 Arm 아키텍처에 비해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이 매니저는 “Arm 아키텍처 중 하나인 Arm 코어텍스도 출시된 지 10년이 지금 현 시점에서야 차량용 반도체에 적용되기 시작했는데, RISC-V는 아직 세상에 나온 지 4~5년 밖에 되지 않았다”며 “당장 자동차와 같이 높은 안전성을 요구하는 부문에 사용되기 어려울 수는 없으나, RISC-V 개발이 지속해서 이뤄지고 안전성이 세상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다면 점차 차량용, 철도 등에 탑재되는 반도체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IAR 시스템즈도 이 시장을 노리고 RISC-V 개발용 소프트웨어 툴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현도 매니저는 “기능 안전 인증을 업데이트할 때마다 우리 솔루션을 이용해 개발할 수 있는 반도체 범주를 넓혀가는 것이 목표”라며 “멀지 않은 미래에 자동차, 의료기기 등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성이 중요한 시장에도 손을 뻗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