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플을 필두로 한 베이커리 브랜드 ‘새들러하우스(Saddler Haus)’의 연 매출은 100억원대로 추정된다. 전국 3개 오프라인 매장 운영과, 백화점 입점 2곳, 온라인 채널 2곳을 통해서만 한정적으로 판매해 약 3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그런 새들러하우스가 최근 전용앱을 선보이며 자사몰에 도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자사 회원가입을 통해서만 전용 상품 구매와 혜택이 가능하도록 준비한 것이다. 전용앱이 새들러하우스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리고 궁극적으로 새들러가 추구하는 이커머스는 어떤 모습일까. 맛집을 넘어 고유 브랜드로 성장하고자 하는 새들러하우스의 전략들을 살펴봤다.

새들러하우스 제주 애월점(사진: 새들러하우스 인스타그램)

 

새들러하우스는?

새들러하우스는 2009년 가방 브랜드로 시작했다. 가방을 구매하러 오는 고객을 위해 카페를 운영하며 음료와 디저트를 제공하던 것이 지금의 ‘크로플 맛집’으로서의 새들러를 만든 계기가 됐다. “고객분들게 서비스로 드릴 새로운 디저트가 없을까 고민하며 많은 시행착오 끝에 프렌치 와플이 탄생하게 됐다”는 것이 새들러 측 설명이다.

새들러는 2018년 11월 가로수길점 오픈을 시작으로 2020년 갤러리아 본점 입점, 2021년 성수점 오픈, 현대 투홈 입점, 제주 애월점 오픈, 마켓컬리 입점 등을 차례로 거쳐왔다. 그리고 2022년에는 새들러하우스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온라인 자사몰 운영을 시작했다.

최근 새들러하우스가 출시한 전용앱

 

자사몰 & 전용앱을 통해 얻는 것

① 온라인 통합운영


현재 새들러하우스는 자사 인스타그램 팔로워 3만6600명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매장별 공지, 신메뉴 출시, 예약정보, 이벤트 등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네이버 포털 검색 시 스마트플레이스에 노출되는 공식 홈페이지도 위 인스타그램 계정이다. 그 외에 추가로 케이크 등 매달 한정적으로 주문이 가능한 메뉴 예약은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가능하다.

새들러하우스 케이크 예약 공지 게시글

향후 새들러는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 채널이 수행하던 역할을 차츰 전용앱으로 통합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소식 전달과 더불어, 회원정보·주문정보·예약정보 등 데이터 수집·관리는 단일 채널을 통해 통합하는 편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단, 인스타그램의 경우 기존 고객 관리와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한 채널로 계속해서 기능할 것이다. 소셜미디어에서의 꾸준한 게시물과 각종 캠페인, 이에 대한 좋아요·댓글·회원 태그 등 상호작용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특히 인스타그램은 10~20대에겐 ‘메신저를 대체할만한 소통 채널’이기에 대다수 기업이 브랜딩의 핵심으로 삼는다. 실제 새들러하우스 앱 화면 하단에는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연결되는 아이콘이 노출돼 있다.

새들러하우스 인스타그램 메인 화면

 

② 회원모집·관리

새들러하우스 앱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회원가입이 필수다. 회원가입은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이름,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한 뒤 본인 인증을 거쳐야만 가능하다. 네이버나 카카오톡 등 타 플랫폼 계정을 통한 회원가입은 지원하지 않는다.

홈 화면과 메뉴 구성 등은 비회원도 얼마든지 살펴볼 수 있으나, 주문은 오직 회원만 가능하다. 구성과 수량 등을 선택해 배송 주문이 가능하며, 여타 이커머스 앱처럼 카트 기능을 제공한다. 주문 후에는 ‘마감 주문 내역’과 ‘진행 중 주문 내역’으로 구분해 회원별 이력 정보를 공유한다.

새들러하우스 전용앱 메인과 회원가입 화면


위 기능을 통해 새들러는 회원별 이름, 이메일, 휴대전화 번호, 배송지를 자체 수집할 수 있다. 또 각 회원이 어떤 메뉴를 카트에 담았는지, 주문과 결제가 이뤄진 제품은 무엇인지, 회원별 구매 히스토리는 어떻게 되는지 산출해 분석이 가능하다. 이는 오프라인 판매나 타 온라인몰 입점 판매, 인스타그램 팔로워, 카카오톡 예약자 계정 등 기존 데이터와는 차별화된다.

③ 상품 차별화

새들러하우스는 전용앱 출시와 함께 앱을 사용하는 회원들만을 위한 론칭 이벤트를 열었다. 3종류의 수제 크림치즈 중 하나를 무료로 증정한다. 주문 가능한 메뉴 또한 기존 온라인 판매와 다르다. 새들러는 “오늘 아침 매장에서 직접 구운 프렌치 와플을 즐길 수 있다”라고 강조한다. 즉, 전용앱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타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냉동 제품과 전혀 다른 종류다.

새들러 전용앱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모두 ‘하우스 딜리버리’라는 이름의 배송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전달된다. 하우스 딜리버리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당일 오전 10시까지 수집된 주문을 오후 5시 이전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서울 지역에서만 주문 가능하며, 당일 생산 제품만을 판매하기 때문에 매장 휴일인 월요일을 포함해 주말에는 주문이 불가능하다. 대신 냉동 제품으로 개발한 플레인 크로플 외에 바질, 치즈, 초코, 크로플과 크레뮤 메뉴까지 선보였다.

새들러하우스 전용앱에서 선보인 ‘하우스딜리버리’ 서비스

관련해 모 외식업계 종사자는 “새들러가 전용앱을 통해 선보이는 모든 메뉴가 ‘세트’로 구성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며 “4가지 메뉴 모두 4~5개의 제품으로 구성된 세트메뉴를 판매하기에 특정 메뉴에 치중되지 않은 생산이 가능하다. 또 세트 구성은 소량 낱개 배송이 다수 들어왔을 때 발생하는 배송비 효율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주문 가능 시간도 지정해놨는데, 이로써 수요예측에 따른 생산 및 오프라인과 연동한 판매도 가능하다. 주문 즉시 배송되는 음식배달과는 다르지만, 모든 오프라인 매장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새들러의 특성상 효과적인 운영 방식으로 보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위와 같은 상품 구성 및 배송 차별화는 새들러가 추가적인 온라인몰 입점 가능성을 계속해서 열어놓을 수 있도록 돕는다. ‘타 온라인몰에서는 냉동 제품의 전국 배송을, 자사몰에서는 당일 생산 제품의 당일 배송을’ 진행한다면 자사몰 경쟁력이 떨어질 우려는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자사몰 판매는 고유 회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교적 자유롭게 메뉴 구성을 바꿔가며 판매할 수 있다. 회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품 차별화를 거듭하는 것이 가능하다.

‘마켓컬리’에 입점한 새들러하우스 제품은 냉동제품으로 한정된다.

 

④ 굿즈 생산과 활용


향후 새들러하우스의 판매 상품은 와플을 비롯한 음식 카테고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패션 레이블 ‘워크워크’를 통해 작업복을 제작해 공개한 적이 있는 새들러는 이번엔 자사만의 고유 굿즈를 생산해 판매할 예정이다. ‘아이앱 스튜디오’와의 협력을 통해 굿즈 생산을 예고한 바 있기 때문이다.

아이앱 스튜디오는 래퍼 빈지노와 김한준, 신동민 등으로 구성된 7인조 스튜디오다. 2014년 설립한 이후 아트워크, 설치 미술 등 예술 활동부터 로고 플레이에 기반을 둔 스웨트 슈트, 반소매 티셔츠 등을 생산해 스트릿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앱과 새들러의 협력 소식에 마니아들은 ‘가방 제품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하기도 한다. 새들러의 시작이 가방 브랜드였기 때문이다. 협업 소식 자체만으로도 이목을 끌고 있다.

새들러하우스와 아이앱 스튜디오의 굿즈 컬래버레이션 소식(출처: Le Syndrome 인스타그램)

새들러는 컬래버레이션 굿즈를 자사 전용앱에서만 판매하거나, 전용앱 회원들을 위해 특별한 혜택을 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신규 회원 모집을 위한, 아이앱 스튜디오 팬들을 새들러 회원으로 만들기 위한 좋은 기회기 때문이다. 또는 구매 회원들에게 전용 쿠폰을 제공해 이를 일정 수만큼 모았을 때 굿즈와 교환할 수 있도록 이벤트를 열 수도 있겠다. 자사몰이기에 가능한 이벤트를 열어, 자사몰로 유입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새들러에서 풍기는 ‘스타벅스’의 향기

전용앱 출시를 중심으로 지난 새들러하우스의 행보를 살펴보면 떠오르는 브랜드가 하나 있다. 바로 ‘스타벅스’다.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로 자리 잡은 스타벅스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웹 & 앱 격동기 가운데 살아남을 수 있었던, 나아가 최강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다양한 전략의 중심에 전용앱이 있다. 콜 마이 네임, 사이렌 오더, 마이 스타벅스 리워드, 프리퀀시와 MD 제품 등 서비스들을 떠올려보자. 소비자의 회원가입, 지속적인 앱 활용,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전략적 서비스는 대부분 전용앱을 통해 진행됐다.

새들러하우스의 전략은 스타벅스와 닮은 점이 많다. 자체 앱을 통한 회원 모집과 관리를 시작했고, 스타벅스가 커피 스틱 등 일부 상품만을 온라인 직영몰을 통해 판매하듯 새들러는 한정된 온라인몰에 입점해 냉동 제품만을 판매한다. 자체 굿즈 생산을 시작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스타벅스가 전용앱을 통해 고객의 심리스(seamless)한 O2O(Online to Offline) 경험에 집중해 온 것처럼 새들러의 전용앱 또한 같은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해볼 수 있다.

물론 새들러하우스가 스타벅스처럼 성장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전용앱과 딜리버리 서비스는 이제 시작이고, 여기서부터 삐걱거릴 수도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새들러의 목표가 ‘매출 증대를 위한 공장식 제품 생산’이나 ‘문어발식 점포 확장 및 오픈마켓 입점’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외식업 수명주기에 따라 대유행을 맞이했던 크로플 가게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 요즘 새들러만큼은 여전히 건재하다. 오히려 ‘연 매출 10억이 한계’라는 동네 맛집의 업계 공식을 깨버렸다.

모 외식업계 관계자는 “새들러하우스의 주력 메뉴인 크로아상만이 냉동 제품을 비롯해 온라인 판매 시 갓 구웠을 때와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는 베이커리 메뉴라 알려져 있다. B2C를 넘어 B2B에서도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종합해보면 새들러의 최종 목표는 ‘크로플 맛집’이 아닌 ‘베이커리 브랜드 새들러하우스’가 아닐까. 성패를 떠나, 동네 맛집으로 시작한 새들러의 ‘독자적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도전’이 외식업 시장 전체에 새로운 메시지를 전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란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